- 헤쳐모여 통합신당이 유일한 희망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2016년을 맞이하여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했다. 그 중에서 KBS와 갤럽이 작년 12월 29일, 30일 양일 동안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야권에게 매우 의미있는 질문과 결과들이 나왔다. 이 조사에 의하면 최근 야권이 분열되어 새로운 정당이 창당되고 있는데,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결국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할 것인지, 선거 연대를 할 것인지, 연대하지 않고 제각각 선거를 치를 것인지 물었다.

그 결과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할 것으로 본다가 11.6% △선거 연대를 할 것으로 본다가 26.9% △연대하지 않고 제각각 선거를 치를 것이다 46.4%로 응답했다. 따라서, 국민들은 다음 총선에서 야권이 통합이나 연대보다는 각각 뿔뿔이 흩어져 선거를 치룰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철수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여권과 야권 어느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물었더니 △여권이 유리하다가 43.5% △야권이 유리하다가 20.9%로 응답했다. 결과적으로 안철수신당은 여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 내년 총선에서 정당 지지를 물었더니 △새누리당 37.3% △안철수신당 20.9% △더불어민주당 16.6% △정의당 2.2% △천정배신당 1.3%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 예상은 △새누리당 61.8% △더불어민주당 11.0% △안철수신당 9.2% △천정배신당 0.6% △정의당 0.1%로 나와 새누리당의 승리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상의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이대로 가면 야권은 분열되어 뿔뿔이 선거를 치를 것이며, 둘째, 다음 총선은 여권이 두배 이상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며, 셋째, 새누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야권은 지금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4월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의 유일한 희망은 여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것인데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현재 최선의 방안은 제3지대에서 다 헤쳐모이는 통합신당 방식이다. 안철수신당의 창당 시점을 계기로 야권통합에 동의하는 전 세력이 헤쳐 모이는 방안이다.

이제 야권은 당대당이 순차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은 어려워졌다. 시간도 부족하다. 또한, 선거연합이나 후보단일화도 앞서 KBS와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왔듯이 뿔뿔이 흩어져 선거를 치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안철수신당은 창당과 함께 곧바로 공천 작업에 들어갈 것이고, 공천이 이루어지고 나면 선거연합이나 후보단일화는 어려워진다. 야권에게 남는 것은 사느냐 죽느냐 지독한 경쟁뿐만이다. 결국, 지역에 따라 혹은 후보에 따라 각자 연대와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나 현재의 분위기론 실패할 것이다. 그것이 선거경쟁의 관성이다.

그렇다면 ‘다 헤쳐모여 통합신당’의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가장 큰 대전제는 더민주에서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며 통합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현재 야권 분열의 중심엔 ‘문재인 대표’가 있다. 이미 2015년 2월 8일 전당대회부터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에게 경고했다.

강력한 대선후보로서 문재인이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당권과 대권이 독점되어 당을 분열시킨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대표에 출마했고 박지원후보에게 간신히 승리했다. 이후 당은 급속히 분열했다. 설상가상 문재인 대표는 당 운영에서도 미숙했고, 재보궐선거에서도 전패했다.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재보궐선거 후 사퇴한 것과 비교해도 형평성이 맞지 않다.

결국, 당 내의 수 많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는 대표직을 고수했고, 안철수 의원은 탈당했다. 현재 야권은 안철수 의원을 비롯하여 모든 세력이 문재인 대표와는 통합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더민주는 우선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여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가 굳이 당권에 연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당은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고 노력한 새로운 리더그룹에게 맡기고, 문재인 대표는 대선후보다운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이 더 훌륭한 선택이다. 문재인 대표는 더민주가 야권통합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자신을 던져야 한다. 그것이 지도자와 대선후보의 길이다.

다음으로 두 번째 전제는 안철수 의원이 ‘안철수당’을 만들려고 서둘러선 안된다. 최근 탈당 후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철수신당에 대한 평가는 혹독해 질 것이다. 앞서 KBS와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왔듯이 안철수신당이 대한민국 정치를 혁신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야권 궤멸의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있다. 정치는 모험이나 연습이 없다. 한번 잘못하면 혹독한 국민 심판을 받게 된다. 특히, 수도권에선 야권이 전멸할 수 있으며, 안철수 의원조차 자신의 지역구 노원에서 낙선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은 보다 넓고 멀리 보아야 한다. 안철수당의 대주주가 아니라 야권의 대선후보, 지도자다운 면모를 보여야 한다. 안철수신당은 보다 폭넓게 인재를 모으고, 새정치의 명분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 야권의 새로운 리더그룹과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안철수신당은 독자적인 신당이 아니라 야권세력이 다 헤쳐모일 수 있는 제3지대 통합신당이 되어야 한다. 향후 야권의 주도권은 분열되어 있는 야권 세력을 하나로 통합하는 대안정당, 수권정당을 추구하는 세력이 쥘 것이다.

마지막 전제는 헤쳐모인 통합신당의 공천이다. 통합신당의 공천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공통으로 주장했던 ‘완전국민경선제’로 합의하면 명쾌하다. 신진과 현역의 격차는 현장 평가를 통해 페널티를 주면 해결된다. 이제 93일밖에 남지 않았다. 야권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희생과 용기가 필요하다. 야권통합을 위해 문재인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안철수 의원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는 야권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 이 경쟁의 승자가 야권의 진실한 지도자, 대선후보가 될 것이다. 국민이 야권에 바라는 것은 더 이상 집안 싸움을 중단하고, 정부여당의 잘못은 호되게 꾸짖고, 국민을 위해 대안을 제시하는 강력한 야당이다. 결국, 지도자의 선택이 역사를 바꾼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이번 총선에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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