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지지고, 볶는 사이 벌써 박근혜 정권 3년차를 지나고 집권 후반기를 맞고 있다. 남은 임기 2년이라지만 어쩔 수 없는 임기 말의 레임덕 현상을 감안하면 실제로 일의 성과를 낼 시간은 1년 남짓 될게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불철주야 나라를 위해 몸 돌볼 틈조차 없이 노력하고 애쓴 사실을 옳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면 부인 할 수 없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강건한 모습으로 세계 각국을 찾아다니며 이룬 외교적 성과는 괄목할만한 치적임에 틀림없다. 국내문제에서도 밀어닥친 경제 불황을 타개키 위한 애쓴 그의 애끓는 충정마저 인정 안할 수는 없다. 그런데 경제는 완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자니 가장 강력한 국민 요구는 단연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 될 수밖에 없다.

그럼 이런 민생문제를 정치권이 당연히 해결해야할 첫 과제가 돼야 할 텐데, 그들 정치하는 사람들 머릿속은 하나같이 자신의 권력욕으로 꽉 차있을 뿐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위시한 모든 국민들이 정치권의 각성을 바라고 있으나, 그건 한낱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걸 오늘의 정치상황이 극명하게 답해주고 있다. 그럼 이제 국민이 기댈 곳은 정치권이 아니란 점이 확실해졌다.

썩은 정치권이 무슨 말로 어떤 시비를 만들고 씨도 안 먹힐 불호령을 쳐대도, 이를 깡그리 씹어버리고 관료조직이 애국심과 전문성으로 국민을 지켜주는 방법밖에 없다. 박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까지 우리정치 특유의 패거리 정치를 외면할 수 없는 처지였다. ‘친박’이니 ‘진박’이니 하는 계파정치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 후 그들의 노고를 당연히 헤아려 주는 것이 주군으로서의 도리였다.

때문에 인사 때마다 보은인사라는 듣기 싫은 소리를 감수해야 했고, 재보궐선거 때는 낙하산공천이니 뭐니 해서 잡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이는 역설적으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진 빚을 다 갚았다는 얘기와 같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지금 시기는 개혁입법을 위한 총선에 매달려 ‘친박근혜 그룹’의 확장에 애쓸 때가 아니라고 본다.

과거 어느 정권시절의 누구였던, 또 어느 쪽 사람이었건 지역이 어디든 따질 필요 없이 그가 가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의 깊이와 전문성만을 따져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토록 해야 된다. 그렇게 하여 당분간 여의도 쪽은 쳐다보지도 말고 공직자들이 민생을 위한 선봉에 설 수 있도록 강력한 힘을 실어 주면 반드시 성과를 낼 것이다. 현재 국민 42.5%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여기에 사람을 가리지 않고 옳게 써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는 생각 이상으로 급반전할 것이다. 절대로 야권 분열의 어부지리가 통치권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치난맥상에 의한 조기 레임덕을 우려해야 할 판이다. 박 대통령은 “10년 뒤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살지, 우리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잡고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한다.”며 “그때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생긴다”고 했다.

물론 정치권을 향한 강한 호소였다. 그래도 정치권이 ‘마이동풍’이면 대통령의 당면과제는 등잔 밑의 어둠부터 살펴야 할 일이다. 그러자면 검증된 인재 등용이 우선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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