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멘토라 생각하는 것이 큰 문제”

송호창 “더민주당-국민의당 통합해야 … 탈당 없다”
조강특위 사퇴 후 탈당 등 논의 안 해 관계 멀어졌다?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탈당해서 합류할 의원들이 더 있다”고 하지만 무소속으로 남을지 국민의당으로 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근의 야권 기류에 맞닿은 얘기들이어서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야권 인사들을 만나면 ‘탈당 예상리스트’를 구별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비주류에서 예상했던 인사들이 하나둘씩 탈당해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각본대로 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 눈에 띄는 이야기는 한 가지다. 짧게 말해서 송호창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할 지 여부에 대한 얘기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송 의원은 2012년 총선 당시 통합민주당이 전략공천을 주면서 금배지를 달았다. 이후 민주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후보를 지원했다. 또 안 의원이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지난해 3월 전격 합당에 합의했을 때 안 의원과 함께 당에 합류했다.

이런 행보를 봤을 때 송 의원은 ‘안철수 사람’이자 ‘최측근’으로 같은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였다. 88억 원에 이르는 교부금을 받으려면 20석이 필요한 국민의당으로선 한 석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송 의원이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 이면에는 문재인 대표에 대한 거취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탈당 명단 리스트에 송 의원 이름을 언급하며 탈당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더민주당을 탈당한 한 인사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문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비주류 인사들이 탈당하겠다고 얘기했다. 서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송 의원도 포함됐다. 사안에 따라 대응한 뒤 탈당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게다가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더민주당과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일절 꺼내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비주류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서로 교감했던 인사들이 순차적으로 탈당했지만 정작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송 의원은 더민주당에 남았다.”

이로 인해 불거져 나오는 이야기가 ‘안철수-송호창 결별설’이다. 송 의원이 더민주당에 잔류함에 따라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온 말이다. 일례로 안 의원이 탈당을 강행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12일 송 의원은 당일 기자들에게 “오후 6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안철수-윤여준 갈등 오버랩

하지만 얼마 뒤 기자회견을 취소한다는 문자를 다시 보내, 기자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말이 흘러나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송 의원이 안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는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1일 수도권 의원 40여 명이 서명한 ‘문재인-안철수 공동비대위원장’ 중재안을 문 대표는 받기로 했으나 안 의원이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비선팀으로 불리는 이들의 의견을 존중, 탈당을 감행하기로 했고, 송 의원과는 일절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는 얘기가 심상찮게 흘러나왔다.

안철수 진영 내부를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안 의원이 사조직 멤버들과 논의를 하는 반면, 송 의원과는 탈당 및 신당창당에 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두 사람이 결별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두 사람은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평이다. 단적으로 지난 10일 열린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에 송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에도 서로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지역구 사정을 거론하기도 했다. 송 의원의 지역구가 수도권(과천·의왕)이라 섣불리 탈당을 결행하기 어려워 안 의원과 함께 가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탈당으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야권 후보가 2명 이상 출마하게 될 경우 승리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탈당은 절대 없을 것이다. 더민주당-국민의당이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연락을 취하는 지 여부에 대해서 그는 “지역구 일정 때문에 바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갈등설’에서 ‘설’이 아닌 갈등이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안 의원과 송 의원과 관련된 이야기들 하나둘씩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야권 한 인사는 “안 의원과 송 의원이 멀어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송 의원이 안 의원의 멘토라고 생각하는 것이 큰 문제인 것 같다”며 “탈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말이 묵살됐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과거 안 의원과 윤여준 전 장관이 서로 멀어졌을 때 당시를 연상케 한다.

윤 전 장관이 안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졌으나 안 의원은 “나는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만약 그 분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 역할을 하시는 분은 한 300명 정도 된다”고 밝히며 결별했던 것이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함께하나?

상황이 이런 가운데 두 사람이 총선 이후 함께 할 수도 있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송 의원이 지역구 사정으로 인해 탈당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 금배지를 단 이후 안 의원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더구나 송 의원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당 역시 총선에서 서로 맞붙은 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합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야권의 한 인사 역시 “정치는 생물”이라며 “현재 안 의원과 송 의원이 결별했다고는 하지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함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총선 이후 야당 간의 합당 논의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어, 합당 과정에서 송 의원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지금은 결별로 보일 수 있겠지만 향후 함께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7122love@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