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명성은 온데간데 없었다”…일부 연예인들 스폰서 스스로 찾기도

▲ '타히티' 지수가 '스폰서 브로커'로부터 받은 메시지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걸그룹 타히티의 지수가 자신에게 스폰서 제안이 들어온 사실을 폭로했다. 지수는 스폰서 브로커라 소개하면서 자신에게 온 메시지 내용을 SNS에 올렸다. 스폰서 제안은 보통 비밀이 보장되도록 은밀하게 이뤄지는데 이 브로커는 문자를 하나씩 보내며 스폰서를 두라고 재촉하기까지 했다. 이른바 '찌라시'를 통해 풍문으로 나돌던 연예인 스폰서. 이번 폭로를 계기로 그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타히티지수에게 자신을 사교 모임에 고용된 스폰서 브로커라고 밝힌 그는 고객 한 분이 지수 씨의 극성팬이다”, “지수 씨를 틈틈이 만나고 싶어하는데 생각 있으면 꼭 연락 달라며 계약 내용을 하나씩 꺼내 놓았다.
 
그는 비밀은 절대 보장되며 손님과 쇼핑하고 저녁을 먹은 뒤 분위기를 즐기면 된다고 유혹했다. 그리고는 한 번 만나는 데 20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금액도 명시했다. 지수가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자 “400만 원까지 주겠다고 몸값을 높여 부르기까지 했다.
 
지수의 소속사는 현재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의뢰를 하고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피해자 지수의 아버지가 현직 형사로서 끝까지 추적할 것으로 보여 그 브로커 아주 제대로 걸린 것 같다고 누리꾼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2011년 단역 배우 김현아도 스폰서 제안을 거절한 사실을 SNS에 공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순수 스폰서가 아닌 매춘에 의한 스폰서 없이 배우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다아는 매니저로부터 영향력 있는 스폰서를 붙여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배우 김부선도 지난 2013년 방송에서 성접대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제안을 했다고 거론한 사람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A기획사 대표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재력가에게 들은 얘긴데, 스폰서 브로커가 무명 배우나 연예인 지망생 등 여성들의 활동 프로필을 보여주며 대상을 고르라고 하는 예가 많다고 하더라면서 경제력이 필요한 연예인의 경우 유흥업소에 나가 얼굴이 팔리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음반기획사 홍보 이사는 브로커가 여성을 스폰서에게 소개해주는 대가로 50만 원, 100만 원씩 받는다는 소문을 들은 적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요즘 가수들은 10~20대 초반으로 어린 데다 기획사에서 숙소 등 제반 비용을 지원해줘 활동 중인 아이돌 가수에게 이런 제안이 들어왔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 지수에게 접근한 브로커의 실체가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연예계에서 신인 연기자, 무명 가수, 연습생 등을 표적으로 유혹하고 있는 스폰서들은 재력가로서 경제적인 후원을 해주고 성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성 연예인과 재력가의 스폰서 관계는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실체가 확인된 사례는 드물다.
 
지난 2009년 탤런트 고()장자연이 자살 직전 성상납과 술접대를 강요당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남긴 것이 알려진 후 출처불명의 찌라시에는 여성 연예인들과 유력 인사들의 실명이 장자연 리스트로 오르내렸다. 그러나 이 사건도 검경수사로 이어졌지만 성상납 강요와 사회 유력 인사들의 연루 등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일단락됐다.
 
일부 연예인들 스폰서 스스로 찾기도
 
일부 연예인들은 자신의 품위유지를 위해 스폰서를 찾기도 한다.
 
케이블채널 tvN ‘이뉴스(ENEWS)’는 연예인 스폰서 브로커들과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방송에서는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았던 스폰서와 관련, 만남 과정과 돈의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한 스폰서 브로커는 유명한 기획사 연습생이라고 해도 스폰서가 있을 수 있다. 연습생 때는 진짜 연습생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즉 연습생들은 데뷔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스폰서가 있고 특히 장수연습생은 90퍼센트 이상 스폰서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연예인 50명 중 100%가 스폰서 제의에 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즉석에서 두 명의 연예인들에게 전화를 해 스폰 제의를 했다. 결과는 제의를 받아들이겠다는 답을 보내왔다는 것.
 
평소 접대가 잦은 업무 특성상 고급 술집을 자주 찾는 디자인업체 대표 박모(46)씨는 단골 술집의 마담으로부터 스폰서 제안을 받아 연예인과 즐겼던 적이 있다며 돈 앞에 스타의 도도한 명성은 온데간데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술집마담을 따라 방안에 들어온 스폰 브로커의 파일에 나열돼 있는 배우와 모델의 프로필을 봤는데, 주연급과 조연급 그리고 지망생으로 분류해 이들의 출연 작품을 자세히 적어놓았다고 말했다.
 
배우 C양을 선택하자 바로 휴대전화로 연락했고, 30분 후에 나타나 놀랐다는 박 씨는 C양이 술집 접대부라기보다는 나이트 부킹녀 같았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 정도 함께 놀았는데 C양이 술을 제법 잘 마시고 노래로 분위기도 적당히 띄울 줄 알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날 유흥의 대가는 300만 원.
 
박 씨는 만남을 지속하고 싶으면 1개월에 스폰서 비용 2,300만 원을 추가 지급하면 된다고 스폰 브로커가 귀띔했다“5,000만 원에서 1억 원인 배우도 소개시켜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더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에 대한 환상이 깨져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스폰서로서 연예인과 만나고 있는 한 준재벌 3세는 브로커가 접근하는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문자 한 통이면 끝이다고 말했다.
 
이어 초이스나 스폰 방식은 연예인이 주로 직접 정하고 오피스텔 월세값, 11 가수레슨비, 소속사 계약부터 음반발매 시까지의 비용, 전용 밴이나 자가용 구입비 및 운영비, 기타 케어비용 등의 해결을 원하며 딜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의 스폰서는 서울클럽과 기타 라운지 회원이기 때문에 카드 주고 직원한테 연락해서 마음대로 이용하게 하거나 용돈 좀 쥐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딱히 애인관계가 아니라면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매달 6~7번 상납 받고 월 3000만 원씩 입금해주는 등 1년 동안 총 4억 이상 지급했다사람이 돈맛을 알게 되면 무슨 짓이든 다 하는지 멀쩡한 슈퍼모델이나 가수지망생들도 시키는 대로 다 하더라고 비아냥거렸다.
 
보호 차원 계약서 만들어
 
브로커에 따르면 연예인의 스폰서는 최소한 수백억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보통 얼굴이 알려진 스폰서, 즉 대기업 총수 등 재계 쪽 사람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만나지 않는다. 젊은 연예인을 유학 보내놓고, 해외 출장 갈 때마다 한번 씩 만나는 예가 많다.
 
브로커는 신인들 같은 경우는 보통 6개월 계약에 월 천만 원씩 받는다. TV를 통해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은 2억에서 3억 정도고, 중간 정도 급이면 5억 원 정도다예전에는 잘 나갔는데 지금 불미스러운 일로 (방송에) 잘 안 나온다거나 인기가 떨어진 연예인은 보통 5억 선이고 톱스타인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10억 원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지급 방법은 거의 다 현금 일시불이고 스폰서가 해당 연예인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도 있다작년 같은 경우, 6개월에 30억 원 제의가 한번 나왔었다. 모 호텔 스위트룸에 돈 30억 원을 쌓아 놨다. 그 당시 굉장했던 톱스타에게 소위 말해 꽂힌 것이다. 처음에 5, 10억을 이야기하다 안 되니까 결국 30억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외제 승용차, 고급 아파트 등이 옵션으로 제공될 때도 있다고 한다.
 
브로커는 스폰서와 연예인의 관계를 규정한 계약서도 공개했다.
 
계약서에는 연예활동 지원 계약서라고 씌어 있었으며 첫째 갑은 을의 이벤트 행사스케줄을 최소 23일 전에 미리 통보해야 한다. 둘째 을은 갑이 원하는 시기, 날짜의 이벤트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셋째 갑은 이를 위해 임대주택을 준비할 수 있으며, 거주자로서의 강제성은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브로커는 여기에 등장하는 이벤트 행사란 바로 성관계를 의미한다고 밝히며 전체 연예인이 아닌 일부 연예인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브로커는 계약서를 보호 차원에서 만든다며 광고나 드라마, 영화 계약서로 위장하는데 스폰 사실이 걸리거나 소문이 났을 때 빠져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류 남자 스타들은 중국과 일본의 재력가 사모님들이 스폰을 해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커는 한 톱스타는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데도 23일 동안 중국에 자주 다녀온다비싼 데이트를 하고 오면 공항에서 브로커들이 현금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스폰서 많기로 유명한 스타여서 (그가) 삼성동 고급 아파트에 입주하자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스폰서가 집을 해준 것 같다고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이후에 결혼을 했는데 그 집을 신혼집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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