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무서운 신인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라헬. 그녀의 노래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그동안 SBS 아침드라마 ‘들꽃’, MBC 일일연속극 ‘맨발의 청춘’, SBS 주말극 ‘사랑과 야망’, 영화 ‘도마뱀’등의 OST에 참여하면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부른 드라마 주제곡들은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파워풀한 가창력과 섹시하면서도 매력적인 목소리로 2006 가요계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신인가수 ‘라헬’을 만나봤다. 드라마 ‘들꽃’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가 누구예요’, ‘사랑과 야망 주제곡을 부른 가수 이름이 뭐예요’, ‘라헬 앨범을 사고 싶은데, 앨범은 나왔나요’ 한동안 드라마 게시판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얼굴 없는 가수, 라헬’에 대해 묻는 문의가 끊이질 않았다. 그동안 드라마 OST 작업만으로도 까다로운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신인가수 라헬이 언론에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냈다.

5옥타브 고음처리

지난 4일 인터뷰를 위해 강남의 한 카페에서 라헬을 만났다. 라헬은 172cm의 늘씬한 키에 시원하면서도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다. 라헬의 음역은 무려 ‘5옥타브’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파워풀한 가창력에 비해 너무 가녀린 몸매다. 5옥타브. 보통 홍보를 위해 가수들은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실인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라헬은 예외다. 그녀의 데모 앨범에 들어간 3번 트랙의 가스펠곡은 완벽하게 라헬의 가창력을 입증해 주고 있다. 흔히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라헬의 노래는 오히려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안정감과 깊이가 느껴진다.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그녀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사실 그녀가 성악을 전공하게 된 것도 어릴때부터 각종 노래대회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을 정도로 노래를 잘 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음대 진학시 그녀는 실기에서 수석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전주가 고향인 그녀는 군산대학교 성악과 출신이다. 하지만 가수의 길을 걷기 위해 대학 3학년때 돌연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원래 어릴때부터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저는 성악보다는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과감히 학업을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왔죠.”

성악과 출신 ‘대중 속으로’

하지만 가수의 길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가수 조관우의 5집 앨범에 조관우와 듀엣을 하기도 하고, 그의 전국투어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달고 정식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때문에 이제 드라마 OST 작업과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시간들이 그녀는 너무 행복하다. “요즘에는 제 노래를 길거리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예전에는 기약없이 무조건 연습만 해야 했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제 노래를 들려줄 수도 있으니까요.

준비하는 기간이 길었지만, 지금이라도 잘 되고 있다는 게 너무 기뻐요.”그렇다면 그녀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앨범엔 어떤 곡들이 들어 있을까. 오는 6월쯤 대중들에게 선보이게 될 그녀의 앨범에는 총 13곡이 들어있다. 대부분 댄스와 발라드의 중간단계의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사실 라헬이 좋아하는 장르는 R&B, 소울, 힙합, 재즈, 가스펠 등의 흑인음악이다. 하지만 좀더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다고 싶어서 ‘미디엄 템포’의 음악들로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때문에 앞으로 나올 2집 앨범에서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름답고 당당한 카리스마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들도 모두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실력파들. 우리나라에서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유명한 ‘인순이’, 외국에서는 ‘알리시아 키스’, ‘타미아’, ‘머라이어캐리’ 등을 좋아한다. 어릴때부터 가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지니고 있었지만, 준비하는 기간으로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수업료로 제출해야 했던 라헬. 그녀는 자신이 가수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겸손한 가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어릴때부터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만심이 있었어요. 어디에서나 1등은 늘 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서울에 와보니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고, 배울 점도 많았죠. 제가 그동안 고생도 많이 해봤고, 나이들어서 데뷔하는 만큼 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한 모습도 잃지 않을 거예요. 또한 나중에 후배들이 저를 보고 배울점이 많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라헬(Rahel)은 야곱이 반한 외사촌 누이동생 이름이다. 야곱이 그 아름다움에 반해 무려 14년 동안 라반(외사촌)에게 봉사했을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와 강렬한 매력이 있는 여자. 창세기 속 ‘라헬’처럼 아름답고 당당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겠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런 자신감 있는 모습에서 차세대 가요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디바’의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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