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효리 2집 앨범 타이틀곡 ‘겟 차(Get ya)’의 표절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국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 문제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29일 AP 통신이 ‘브리트니 스피어스 작곡자, 한국 작곡자 표절로 비난’이라고 보도한데 이어, ABC 방송, 폭스뉴스, 워싱턴포스트,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언론들이 이효리 표절논란 내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대해 이효리 측은 여전히 “표절은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브리트니 작곡자 측이 고소를 하면 맞고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가수의 표절 논란이 세계적 이슈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월 9일, 3년만에 2집 앨범 ‘겟 차(Get ya)’를 들고 나온 이효리의 컴백무대는 그 누구보다도 화려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곧바로 이효리의 타이틀곡 ‘겟 차’가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g’ 일부분과 똑같다는 ‘표절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두 섬싱(Do Something)’과 표절 논란

이효리는 2집 발매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의견에 대해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따라했다는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 펑키한 스타일은 브리트니가 먼저 했을 뿐, 대중가수라면 요즘 대세인 음악을 굳이 피해갈 이유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이효리는 오락프로그램과 가요프로그램을 종횡무진 오가며, 두 달 가량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겟 차’의 표절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Do Something’의 국내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는 인터넷상에서 표절 시비가 크게 이슈가 돼 원 저작권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 지난 10일 ‘겟 차’ 음원을 ‘Do Something’의 원 저작권자와 판권 계약을 한 오리지널 퍼블리싱 회사인 스웨덴의 ‘뮬린 송스’ 측에 MP3 파일로 보낸다. ‘Do Something’을 작곡한 4명 중 유니버설과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작곡가 3명은 이효리의 샘플을 들은 후 “ ‘겟 차’가 ‘Do Something’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표절로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고 회신했다.

또한 이에 대해서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처리를 위임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AP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작곡가들이 한국 작곡가의 표절을 책망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이효리의 표절논란을 자세하게 다뤘다. AP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작곡가들은 한국 작곡가의 표절 의혹을 갖고 있으며 피해정도에 대해 조사중”이라 보도했다.최근 이효리의 표절 논란이 중국에 이어, AP통신의 타전으로 USA 투데이 외에도 워싱턴포스트, 폭스 뉴스 등 미국 언론과 브랜던 선 등 캐나다 언론, 프라우다통신 등 러시아 언론까지 이를 인용보도하면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이효리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효리의 표절논란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미국에서 이효리의 표절논란을 신경이나 쓰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서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적 이슈는 처음

“여태까지 말해왔던 것처럼 표절은 절대 아니에요. 효리가 밉게 보인건지, 저희 회사가 밉게 보인건지 왜 이렇게 계속 언론에서 나쁜 기사만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지금까지 가요계에서 이런식의 표절 논란은 수차례 있었잖아요. 요즘에 기사쓸 게 없어서 그런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현재 (톱스타인) 효리만큼 관심사가 없기도 하고, 꼬투리 하나 잡아서 기사 쓰면 재미있으니까요.”이어 그는 “원 저작자 측에서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며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 측이 뮬린 송스 측으로부터 받은 의견서 원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왜 ‘표절이다, 아니다’를 확실히 말 못하겠어요. 저희에게 뭔가 바라는 게 있으니까 그런것 아니겠어요. 여론을 몰아서 저희가 자포자기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원 저작자에게 곡을 확실히 보냈는지, 확실히 그런 모호한 대답이 왔는지 자체가 의심이 들어요.”또한 “처음에는 ‘겟 차’의 작곡자인 김도현씨에게는 공개하겠다고 하더니 또 말을 바꾸었다며,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게 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 측은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는 ‘Do Something’의 국내 저작권을 담당하고 있다”며 “원 작곡자와의 예의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효리는 지난달 25일 출연 예정이던 MBC ‘쇼! 음악중심’ 출연을 취소하고, 4월 중순에 후속곡을 들고 나올 예정이다. 그 관계자는 “당초 26일에는 ‘겟 차’의 활동을 그만할 계획이었다”면서 “현재 이효리는 이같은 상황에 많이 상처를 받고 있으며, 후속곡을 위한 안무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표절에 대한 기준 마련돼야

음악 평론가들은 이효리측이 이렇게 자신있게 표절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딱 집어서 말할 수 있는 정확한 표절 부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확히 베낀 멜로디 라인이 없는데다 표절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리듬의 유사한 패턴만으로 표절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Do Something’의 원저작자 4명중 3명이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측에 “한국측에서 알아서 해달라”고 미온적인 태로도 일임한 것도 한 이유라고 지적하고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측도 소송보다 합의를 원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효리측이 (표절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나서면서 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국내에는 표절 여부를 심의하는 별도의 기구가 없고, 원저작권자가 직접 고소를 하면 법정에서 표절 여부가 가려진다.

하지만 표절이 의심되더라도 드는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너무 적어 대부분 소송을 피하고 있는 것이 관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효리 표절 논란을 계기로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기에 앞서 저작권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국내외 음반사와 저작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음악출판사협회(KMPA) 등과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 찾기가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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