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스타들의 결혼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한국 영화의 흥행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왕의 남자’의 히어로 감우성이 올 초 강민아씨와 결혼을 시작으로 박해일, 임창정, 차태현, 신동엽, 이재은 등의 결혼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스타들 중 상당수는 10년 이상 만나왔던 연인과 행복한 결혼식을 올려 보는 이를 가슴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최근 발표한 연예인들의 상대자는 대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것. 과거 서로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연예인-연예인’의 만남이 많았었던 것과 비교하면 또 다른 현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타들의 잇따른 결혼 소식으로 인해 연예계가 떠들썩하다. 감우성, 박해일, 차태현, 신동엽, 임창정, 이재은 등이 연달아 결혼을 발표하면서 결혼 풍년을 예고하고 있다.

감우성 스타트 테이프 끊어

우선 영화 ‘왕의 남자’로 인해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감우성이 지난달 강민아씨와 화촉을 밝히면서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 신부인 강민아씨는 지난 91년 MBC 탤런트 20기 감우성과 동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해 드라마 ‘제3공화국’, 영화 ‘접속’ 등에 출연했으나 지난 99년 이후 거의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감우성은 평소 소신대로 조촐하고 조용한 결혼식을 위해 호주에서 결혼식을 진행했다. 이어 영화 ‘살인의 추억’, ‘천국으로 간 소년’ 등으로 톱스타 대열에 오른 영화배우 박해일도 지난달 결혼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해일은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지난 2000년부터 교제를 해온 방송작가 서유선씨와 오는 3월 12일 반포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에서 웨딩마치를 올린다.

서씨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여러 교양 프로그램의 구성 작가로 활동해온 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탤런트 차태현 역시 13년 동안 사귄 첫사랑 최석은씨와 오는 6월 1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최석은씨는 차태현의 1집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 작사를 맡기도 했고, 김장훈 8집 ‘아이 러브 유’, 영화 ‘연애소설’ 수록곡 ‘모르나요’ 등을 작곡한 실력있는 작곡가로 알려져 있고, 지금은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한다. 인기 MC 겸 개그맨 신동엽도 노총각 딱지를 뗀다. 신동엽은 오는 5월 27일 신라호텔에서 선혜윤 PD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두 사람은 4년전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신동엽의 러브하우스’를 통해 진행자와 연출자로 만났고, 남녀 사이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혜윤 PD는 서울대 출신으로 지난 2001년 MBC에 입사한 후 ‘섹션 TV 연예 통신’과 ‘목표달성 토요일’ 등의 조연출을 맡아왔다. 최근 아역 탤런트의 이미지를 벗고 트로트 가수로 전격 변신을 선언한 가수 이재은 역시 결혼을 발표했다. 그녀와 결혼을 하는 상대는 세종대학교에서 무용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경수씨로, 오페라 ‘투란도트’의 안무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결혼을 선포한 또 한명의 스타는 바로 가수 임창정이다. 임창정은 지난 9월에 지인의 소개로 만난 미모의 프로골퍼 김환숙씨와 오는 3월 결혼할 예정이다. KLPGA에 소속돼 있는 김환숙 프로는 172cm의 키에 연예인을 능가하는 미모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차태현 13년 애인과 허니문

스타들의 결혼에 과거와 달리 많은 변화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스타들이 일반인과의 결혼을 선호한다는 점과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사랑을 지켜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스타들이 갑자기 ‘순정파’가 되기라도 한 걸까. 10년 이상 사귀고 결혼하는 커플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보기 힘든 케이스다. 감우성은 MBC 탤런트 공채 동기생인 강민아씨와 데뷔초부터 교제를 시작해, 15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지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감우성의 팬들은 “연예인의 특성상 한 사람과 오랜 시간 연애를 계속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감우성이 정말 존경스럽다”며 감탄어린 시선을 보냈다. 뿐만 아니다. 탤런트 차태현 역시 예비신부 최석은씨와 93년 서울 서초고등학교 재학중에 만나서 지금까지 13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차태현의 팬들은 “오빠가 그 정도로 순정파일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오랜 시간 예쁘게 간직해온 사랑, 앞으로도 쭉 지켜가세요”라며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영화배우 박해일 역시 이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방송작가 서유선씨와 만난 기간은 감우성, 차태현의 절반가량인 6년이지만, 그들의 사랑만큼은 이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것. 이들의 만남에는 그만큼 절대적인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연극 ‘청춘예찬’에 출연하던 무명 연극배우였던 박해일은 팬이었던 서유선씨와 처음 만났다고 한다. 당시 박해일도 무명 연극배우였고, 서유선씨 역시 방송작가를 꿈꾸던 대학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온 결과 결국 박해일은 주목받는 스타로, 서유선씨는 인정받는 방송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사랑에 대한 기본 뿌리부터 단단하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이들을 둘러싸고 부러움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결혼한 김원희도 사진작가 손혁찬씨와 15년 열애 끝에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타커플 줄어드는 추세
또한 스타들의 취향(?)이 달라지기라도 했는지 과거와는 달리 일반인들과의 결혼이 유독 많아졌다. 과거에는 채시라-김태욱, 하희라-최수종, 신애라-차인표, 유호정-이재룡, 유동근-전인화, 김남주-김승우, 안정훈-한가인 커플 등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동종업계에 있는 연예인들끼리의 만남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타들이 대부분 평생의 반려자로 ‘일반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서로의 생활을 잘 이해하기도 하지만, 연예인의 특성상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말해 스타들의 결혼생활이 결코 평탄치 않음을 시사했다.

또 한 연예계 관계자는 “요즘 스타들은 자신들과 다른 업종에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 이유는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신선함을 느낄 수도 있고, 서로 방해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에 더 충실하면서 의지하기 때문에 충돌이 없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4월에 결혼 예정인 이재은은 지난해 겨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연예인과 사귀는 것을 별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녀는 “연예인은 서로의 일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서로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는 면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이 더 좋다”며 자신의 결혼관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예인-연예인’과의 만남에는 서로의 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점이 많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일반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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