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출신 김민정이 순수하면서도 요염한 팜므파탈로 분해 관객들을 찾는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음란서생’에서 왕의 총애를 받는 요부 정빈역을 맡게 된 것. 90년 MBC 베스트셀러극장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래 16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극이다. 지난 16년 동안 TV 드라마와 각종 CF, 영화 등을 통해 어린아이에서 소녀로 성장한 김민정은 그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자연스러운 연기를 인정받고 있다. 정갈하고 깔끔한 단아함과 섹시하면서도 요염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는 배우 김민정을 지난 13일, 기자시사회장에서 만났다. 큰 눈망울과 도톰한 입술에 갸름한 얼굴, 그리고 작은 체구를 가진 탤런트 김민정. 그녀가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음란서생(김대우 감독, 영화사 비단길 제작)’을 통해 왕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애첩인 팜므파탈 ‘정빈’ 역으로 관객을 만난다.

사대부와의 위험한 사랑

영화 ‘음란서생’은 평생을 점잖은 양반으로 살아온 사대부 ‘윤서(한석규)’가 우연히 시장바닥에서 음란소설, 일명 ‘빨간책’을 발견하고 그 은밀한 재미에 빠져들어 전문적인 음란소설의 작가가 되는 이야기다. 여기에 의금부의 고문 도사 광헌(이범수)이 강렬하게 살아 있는 듯한 삽화를 빨간책에 그려 넣게 되고, 왕의 후궁 정빈역을 맡은 김민정은 한석규에게 영감을 주면서 빨간책의 주인공이 된다. “영화 완성본을 처음 봤다”는 김민정은 기자시사회가 시작된 직후 “아직도 너무 가슴이 떨린다. 영화가 너무 잘 나온 것 같다”면서 영화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녀는 “영화 시작할 때 ‘감독님이 예쁘게 나왔으니 잊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예쁘게 나온 것 같다”면서 “잊지 않겠다”며 김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왕의 후궁 신분으로 사대부 양반과 위험한 사랑을 연기한 김민정은 “정빈의 캐릭터가 감정선이 다양해서 좀 표현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아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며 소감을 밝혔다.또한 시대를 막론하고 나오는 ‘성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질문에는 “성의 표현은 내용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면서 본인은 지금까지 ‘빨간책’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워낙 어릴때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했고, ‘나쁜 것은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야한 소설’을 접하게 되더라도 바로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벗지 않아도 충분히 도발적

영화 ‘음란서생’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김민정이 얼마나 노출을 할 것이냐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개봉된 영화에서 김민정의 노출수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혹시나 강도 높은 노출수위를 기대했다면, 관능적인 등의 곡선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김민정의 도발적인 섹시함을 부각시키면서 야함(?)을 유지하고 있어, 옷을 벗지 않아도 충분히 야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혹자는 “아역배우 김민정이 벌써 노출연기를 하냐”며 의아한 눈초리를 보낼 수도 있지만, 김정민은 이 영화를 통해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뗄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 자태의 한복이 김민정에게 입혀지면서 섹시하고 고혹적인 매력을 드러낼 정도로 그녀는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순백색 한복 치마를 드레스 겸으로 입고 나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후 공개된 영화 포스터에서도 김민정은 저고리 없이 한복 치마만 입고 나와 요염한 매력을 과시했고, 이날 시사회장 역시 어깨선이 환하게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고 나와 한복의 느낌을 줬다. 이에 취재진들이 한복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민정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이미 한복 예찬론자가 됐다”며 말을 꺼냈다.

한복은 고혹적인 의상

“한복은 여자에게 묘하고 다양한 매력을 안겨주는 것 같아요. 단아하고 품격 있고, 그러면서도 섹시한 멋이 있어요. 한복이 갖고 있는 새로운 매력을 많이 깨달았어요. 직접 입어보니 예쁘기도 하면서 편하기도 하고요. 원래 더 많은 한복 의상이 준비돼 있었는데, 다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 아쉬워요.” 지난 90년 MBC 베트스셀러극장 ‘미망인’을 통해 데뷔했고, 이후 MBC 드라마 ‘아일랜드’, SBS 드라마 ‘패션’, 영화 ‘발레교습소’ 등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왔던 김민정. 이제 그녀는 성인이 된 이후 처음 도전한 사극에서 성숙한 여인으로서 도발적인 아름다움을 성공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제2의 연기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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