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프리랜서 이곤 기자] 맥주 브랜드로만 600여 종.그리고 개인이 직접 만드는 하우스 맥주까지 합하면 무려 2000여 종이 넘는 맥주가 있는 나라 벨기에. 800년 전부터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벨기에는 맥주에 관한한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라선 국가 중 하나이다. 담백하고 깊은 벨기에 맥주를 마시는 것, 그것은 벨기에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 맥주 250종류의 맥주를 보관하는 Beer Shop

호가든(HOEGAARDEN)

현재 한국에서 벨기에 맥주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호가든은 브뤼셀 동쪽 50km의 후하르던 마을에서 시작됐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OB 맥주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도 생산 중이다. 맥주 제조 과정에서 오렌지껍질이 첨가돼 달콤한 시트러스향이 가득하며 부드러운 거품과 질감이 좋아 특히 여성들이 선호한다. 호가든 역시 마시는 방법이 따로 있다. 먼저 2/3을 따라 마신후 병을 흔들어야 한다. 그러면 침전된 효모 성분이 끌어 올라와 최상의 맛을 낸다. 보리가 아닌 밀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밀 맥주.

뷔르흐스 조트(BRUGSE ZOT)

가장 최근에 한국으로 수입된 후발 주자인 뷔르흐스 조트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브뤼헤가 생산지다. 금빛에 화려한 왕관을 쓴 것 같은 고급스러운 헤드가 적당한 생성력을 보여주는 탓에 넘기고 난 이후 산뜻한 느낌이 감돈다. 무난한 부드러움과 동시에 약간의 신맛이 느껴지며 대체적으로 향이나 모든 분야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때로는 달달한 와인의 맛을, 또 때로는 청량한 샴페인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중간적인입장에선, 의외로 드문 스타일인 조트는 네덜란드어로 광대를 뜻한다고 한다.

웨스트말라 트리펠(WESTMALLE TRIPEL)

벨기에 트라피스트 맥주를 대표함과 동시에 스탠더드가 된 웨스트말라 트리펠의 최초 제조 시기는 1836년으로 주필러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웨스트말라 트리펠이 사랑받는 이유는 물에 있는데 벨기에 북동쪽의 앤트워프 수도원지하 60m에서 끌어오는 암반수만을 고집한다고 전해진다.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효모 또한 맥주의 명성을 높여준다. 깊음은 길고 뒷맛은 가볍지만 품격과 위엄까지 느껴지는 맛으로 맥주에 진정한 ‘맛’이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맥주. 10도에서 보관해14도에서 마실때 웨스트말라 트리펠의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시메이(CHIMAY)

벨기에의 6대 트라피스트(수도원의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맥주)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벨기에맥주 마니아들이 특히 선호하는 맥주이다. ‘트라피스트 맥주’라는 칭호를 가장 먼저 사용했고 세계맥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트라피스트 맥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시메이는 레드와 화이트, 블루 세 종류로 생산이 되는데 블루가 9%의 도수로 가장 세다. 벨기에 남부 왈롱 지방의 한 도시이름인 시메이는 거품이 조밀하지만 유지력이 약한 탓에 거품이 빠르게 제거되고 대신 맥주 본연의 깊은 맛이 난다. 도수가 센 탓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해 병뚜껑을 열고 천천히 잔에 따른 후 향을 즐기는 것이 좋다.

레페(LEFFE)

애비맥주의 대명사인 레페는1200년대부터 조제한 8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이다. 애비(Abbaye)맥주는 일반 맥주 회사에서 수도원의 맥주 트라피스트 양조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해 만드는 것으로 엄격하고 까다로운 절차에 의해 관리 제조된다. 레페는 과일향이 나는 것부터 흑맥주까지 다양한 컬렉션을 자랑하며 초반의 부드러운 맛과 후반의 깔끔한 맛으로 정평이나 있다. 레페라는 이름은 벨기에 남부의 옛 도시 디낭지역에 위치한 자그마한 레페 강에서 따온 것이다.

듀벨(DUVEL)

풋풋한 과일향과 부드럽고 풍부한 거품이 이 맥주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이다. 이 맥주를 처음 마신 사람이 뛰어난 맛에 감복한 나머지 “이 맥주는 악마의 맥주다”라고 해 네덜란드어로 악마를 뜻하는 듀벨로 명명됐다는 유래가 있다. 듀벨은 전 세계맥주 마니아들로부터 최고 중 최고로 칭송되곤 한다. 워낙 섬세해 따르는 과정과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다른 맥주들에 비해 거품이 상대적으로 풍성하다. 1871년 최초로 제조됐다.

쥬필러(JUPILER)

웬만한 식당에는 항상 구비가 돼있을 정도로 대중적이어서 벨기에 국민맥주라고 불린다. 덕분에 벨기에를 넘어 유럽의 맥주 재벌로 성장한 이 회사는 세계적인 유명 맥주인 멕시코의 코로나와 미국의 버드와이저 등의 지분까지 가지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깔끔하고 부담 없는 목 넘김을 바탕으로 대중화에 성공했다. 1853년에 설립된 쥬필러의 대표 디자인은 빨간 바탕에 역동적인 황소가 있는 그림이며 텔레비전 광고와 홍보 역시 마초적인 강렬한 마케팅을 고수한다. 벨기에의 프로축구 리그 이름 또한 그들이 후원하는 쥬필러리그.

<사진제공=여행매거진 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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