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연초부터 주식시장과 스타들이 관련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지난달 하지원이 스펙트럼 DVD의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에 소환됐었고, 이달에는 톱스타 이영애가 유령회사 ‘(주)이영애’ 설립과 관련 한바탕 해프닝이 있었다. 최근 계속해서 스타들과 관련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스타마케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타들이 가는 곳이면 부나방처럼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연예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이 계속 상한가를 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예인을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해당 회사를 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식투자와 연예인. 언듯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최근 들어 이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얽히면서 여러 가지 파문을 낳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예인 내세운 주가띄우기 ‘경고’

우선 지난달, 인기 영화배우 하지원이 주가조작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연예인과 주식시장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달 들어 이영애가 유령회사 (주)이영애를 설립하는데 관여했다는 코스닥 공시가 뜨면서 주식시장을 흔들어 놓는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스타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름값만으로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이번 이영애 사건을 통해 그 효과가 주식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줬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뉴보텍은 지난 7일 공시자료를 통해 “이영애가 가족과 함께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워 ‘주식회사 이영애’를 설립해 이영애의 매니지먼트는 물론 드라마, 영화, 광고, 판권 사업, 스타마케팅 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영애 본인과 소속사 도어엔터테인먼트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박하며 지난 8일 뉴보텍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뉴보텍은 지난 8일 저녁 8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사업을 추진해 발생한 착오”라면서 “이영애와 가족들에게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주)이영애 사건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이 사건은 스타마케팅에 대한 허점과 연예인을 내세운 ‘주가띄우기’ 논의를 수면위로 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주식시장, 연예인 효과 ‘급증 추세’

우선 연예인들이 주식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 2005년, 주식시장에서 연예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분은 단기간에 가장 많은 수익률을 올리며 호황을 이뤘다. 현재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하지원의 경우 스펙트럼 DVD 주식이 2,800원일 때 구입해 두 달 뒤 1만3,000원일 때 되팔아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장동건의 소속사인 스타엠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반포텍과 합병을 발표해 1년 동안 반포텍 주가가 10배나 뛰었다. 회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장동건 역시 이로 인한 주식평가액이 수십억원에 달한다.

또한 권상우가 소속된 아이스타시네마는 여리인터내셔널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 상장했고, 여리 역시 1년 동안 주가가 9배 이상 올랐다. 이효리의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호신섬유와 합병을 통해 호신섬유의 주가가 4배 이상 뛰었다. 이밖에 하희라, 김승우, 차인표, 신애라, 정준호, 박준형, 정종철 등이 자신들 소속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대박 신화를 만들고 있다.뉴보텍은 지난해 4,000원이었던 주가가 최근 2만3,000원까지 뛰어올랐다. 단지 ‘이영애’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평범한 회사의 주가가 5배 가량이나 치솟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보텍이 ‘허위공시’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8~9일 결국 1만3,000대로 다시 하락했다.

이같이 연예인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거나 유명 연예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회사가 인수합병을 한다는 소문이 돌면 주가는 급격하게 치솟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영애’사건처럼 스타 이영애의 참여가 허위로 밝혀지면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기존의 코스닥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우회상장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유명 연예인들이 주식을 매입하거나 투자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예인 따라가다 ‘큰코 다칠 수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한류 열풍과 국내 영화의 흥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타산업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대기업들의 콘텐츠 경쟁과 스타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스타가 가는 곳이라면 무조건 따라가는 ‘묻지마 투자’ 행태는 많은 주의를 요한다면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 후회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스타들의 이름값으로 주가가 급등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실적이나 수익성에 따라 하락하기 때문이다. 증권 관계자들은 “연예인의 영입만으로는 해당기업의 수익창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투자자들은 연예인을 보기보다는 해당 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 유령회사 (주)이영애 ‘허위공시’ 해프닝“할 말도 없는데… 빨리나가자고~”

파이프 전문업체인 뉴보텍은 지난 7일 탤런트 이영애가 가족과 함께 (주)이영애를 설립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영애 측의 강한 반발과 고소로 인해 지난 8일 저녁 8시 뉴보텍 사옥에서 (주)이영애 설립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기자회견장에는 뉴보텍의 한승희 대표이사와 이영애의 오빠와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백남수(이영애 전 매니저)씨가 자리했다.

이들은 “사업을 논의하던 이영애씨의 오빠와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이영애씨 오빠와 법인설립과 관련한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으나 이영애의 오빠가 이를 유보해 결국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영애씨와 그 가족, 그리고 주주 여러분들에게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영애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이날 한 대표와 백씨는 준비해 온 원고를 읽고 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시작한지 5분여 만에 자리를 피해, 급하게 달려온 기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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