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한지 6개월 만에 ‘MnetKM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신인솔로상’, ‘제20회 골든디스크 신인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임정희. JYP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는 임정희에게 박진영 대표는 “회사에서 정희에게 노래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다. ‘Music is my life’와 ‘시계태엽’ 등으로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실력파 가수 임정희를 만나봤다. 지난달 29일, 압구정동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임정희는 평소 볼 수 있었던 레게 파마가 아닌, 좀더 여성적인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인지 무대위에서 파워풀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모습과는 달리 좀 더 차분하고 여성적이었다. 이에 그는 “원래 처음에는 조용하고 낯도 가리는데, 친해지면 말이 많아지는(?) 성격”이라며 웃는다.

“두 개의 큰 상 예상 못했어요”

임정희는 지난해 6월 첫 앨범을 발매하고, 약 6개월만에 ‘MnetKM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신인솔로상’, ‘제20회 골든디스크 신인상’ 등 음악계에서 인정해주는 굵직한 상을 두 개나 받았다. 이런 놀라운 성과를 과연 예상했었을까. 임정희는 이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너무 기뻤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이라…. 특히 골든디스크 상은 전통도 깊고, 권위가 있는 상이기 때문에 너무 떨렸어요. 그날 시상식에서는 제 대표곡 ‘Music is my life’를 무대에서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감격스러웠죠.”그는 최근 기자들이 뽑은 ‘2005 최고의 신인’으로 뽑히기도 했는데, 그가 기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길거리 콘서트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노력 때문이었다.

때문에 그는 데뷔전부터 ‘거리의 디바’라는 이름으로 홍대와 대학로 일대에서는 유명인사였다. 그가 이렇게 길거리 콘서트를 하게 된 이유는 뭘까. “제가 데뷔를 준비한지 4년 정도 됐어요. 매일 연습실에서 노래하는 게 너무 답답해서 어느날 ‘탁 트인 공간에서 공연을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홍대앞과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길거리 공연’을 시작했어요. 관객들과 호흡하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면 애로사항은 없느냐고 했더니 그는 “물론 많다”라고 입을 열었다. “한번은 제주에 가서 공연을 했는데, 주민들한테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왔어요. 결국에는 공연을 기획했던 분이 경찰서까지 갔다 오셨죠.(웃음) 처음에는 길거리 공연으로 유명했던 윈디시티 멤버들이 많이 도움을 줬어요. 우선 민원이 들어올 경우 “무조건 도망가라”는 특명(?)과 함께… 그래도 안되면 벌금이 3만원이니까 그거 내고 계속 하라고 하더군요.”이렇게 그가 길거리 공연을 시작한지 벌써 7개월이 넘었다고 한다.

홍대 주차장 골목에서 가졌던 첫 공연은 데뷔 전이라 정말 소규모의 공연이었다. 40여명의 관객들이 몰렸지만, 그것도 가족들과 친구들이 절반이상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그가 길거리에서 공연을 펼치려고 하면, 길거리를 가득 채운 관객들 때문에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이미 유명스타가 된 것이다.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많이 해본 덕에 임정희는 잘 준비된 무대에서는 그야말로 펄펄 날아다닌다. “길거리 공연에서는 상황이 안 좋을 때가 많아서 그런지 공식무대에 서면 자신감과 집중력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보통 사람이 많거나 상황이 어수선하면 집중이 안돼서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습이 많이 된 것 같아요.”

“흑인음악은 정말 매력적이에요”

1집 앨범에 있는 ‘Music is my life’의 인기와 더불어 후속곡 ‘시계태엽’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임정희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의 흑인풍의 R&B 목소리 때문이다. 많은 음악 장르 중에 왜 하필 흑인음악을 택했을까. “중학교 때 우연히 들은 All 4 One의 ‘I swear’라는 노래가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흑인음악은 사람의 감정이 너무 잘 살아있고,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스티비원더 역시 너무 좋아하게 됐고요.”이렇게 성량 풍부하고 두성, 흉성, 비성을 자유자재로 쓰는 가수는 국내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처음에는 가녀린 미성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흑인음악을 좋아하면서부터 바뀌게 된 것이라고.또한 임정희는 목소리와 음악 스타일뿐만 아니라 ‘시계태엽’처럼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모습에서는 유명한 R&B 가수 알리시아 키스와 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예,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사실 알리시아 키스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이에요. 이밖에 스티비원더와 로린힐, 앤지스톤 등도 너무 좋아하죠. 국내에서는 소속사 대표이신 박진영씨를 너무 존경해요. 음악적인 면이나 자기관리하는 부분 등에서 배울 점도 많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미국에 가서 실력 보여주고파

지난해 6개월 동안 강행군을 펼쳐온 그는 지난달 31일을 마지막으로 1집 활동을 마무리하고 2집 준비에 들어갔다. 오랜만의 휴식시간이라 여행이라도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아마 2집 준비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2월 중순 쯤에는 2집 앨범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컨셉은 아마 1집과 비슷한 스타일이 될 것 같고요. 녹음 작업을 많이 할 것 같아요. 많은 곡 가운데서 좋은 곡들만 골라서 넣으려고요.”마지막으로 어떤 가수가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도 노래를 열심히 하고, 노래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어떤 팬들이 제 노래는 기쁠 때 더욱 기쁘게 하고, 슬플 때는 눈물이 흐르게 만든대요. 팬들과 더 공감할 수 있고, 더 다가설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흑인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에 가서, 제 실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날이 곧 오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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