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만큼이나 마음까지 쓸쓸해지는 겨울, 잇따라 들리는 스타들의 선행 소식들은 훈훈한 감동을 전해준다. 최근 탤런트 김정은이 자신의 이름을 딴 병동을 지어 화제를 모았고, 욘사마 배용준 역시 일본 등에 거액을 자선기금으로 내놓았고, 탤런트 겸 가수인 장나라는 지금까지 총 19억원을 국내외 불우이웃돕기에 기탁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달에는 탤런트 김원희가 방송 중에 대학교 등록금을 못 내고 있는 학생을 위해 대신 등록금을 내주는 등 스타들의 선행이 각 언론에 도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예인들의 선행이 ‘겨울에만 특히 집중적으로 부각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과 ‘스타 자신들의 인기를 위해 역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의 선행 소식이 유독 많이 들린다.

우선 탤런트 김정은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 극빈국 중 1곳을 정해 김정은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김정은 병동’을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병원이 설립되면, 꼭 현지에 가서 환자들을 위로해 주고 싶다”며 “병원 설립보다 열악한 극빈국에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한류스타 장나라는 최근 음악사이트 쥬크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네티즌들이 선정한 천사표 가수 1위에 선정될 정도로 선행을 많이 하는 스타다. 장나라는 실제로 국내 및 국외에서 벌어들인 드라마와 공익광고 출연료, 콘서트 모금액 등을 수차례 자선단체에 기부해 왔으며, 기부한 금액만해도 19억원(국내-18억원, 국외-1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들의 선행 봇물

욘사마 배용준은 2004년 일본의 지진 때문에 3억원, 지난해 쓰나미 피해자들과 소아암환자들을 위해 5억원, 대만 주민들 도서관 건립을 위해 1억원 등을 기부했다. 이에 대해 배용준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최근에는 영화 ‘태풍’으로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영화배우 장동건이 3억원이라는 큰 돈을 쾌척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달 26일 한국아동복지연합회에 1억원, 생명나눔본부에 5,000만원, 연예인 사회봉사단체에 5,000만원, 폭설피해 이재민을 위해 1억원 등 하루동안에 총 3억원을 기부한 것이다. 장동건은 연말인데도 불구하고, 이웃사랑의 손길이 적다는 소식을 듣고 외부에는 알리지 않은 채 조용하게 선행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개그우먼에서 이제는 전문 MC로 거듭나고 있는 김미화 역시 2002년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선행 연예인’에 선정됐을 정도로 선행을 많이 하는 연예인이다. 김미화가 활동하고 있는 봉사활동 단체는 ‘녹색연합’과 ‘정신대대책연합회’등 50여 곳이 넘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미화는 “자신의 재능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일이 바로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는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연예인들 중 자원봉사의 원조격은 바로 탤런트 김혜자다. 또한 그녀의 활동영역은 국내가 아니라 지진이나 기아로 허덕이는 세계 빈민국들이다. 김혜자도 자신의 인생은 ‘연기와 자원봉사’ 두 가지로 나뉜다고 말할 정도다.

이밖에 선행에 앞장서는 대표적인 연예인들 중 정준호와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빼놓을 수 없다. 정준호는 2004년부터 취사설비를 갖춘 ‘사랑의 밥차’를 통해 이재민이나 장애우 등 불우한 이웃들에게 직접 찾아가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신애라는 평소 아동복지에 관심이 많아 대한사회복지회와 비영리단체인 ‘컴패션’의 홍보대사 등을 통해 봉사활동을 펼쳐왔고, 차인표 역시 중앙아동학대 예방센터 홍보대사 및 굿네이버스 남북어린이 희망대사로 활동하면서 아동복지에 대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생후 한 달된 여자아이를 입양해 사회전반에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삐딱한 시선

연예인들의 이웃을 향한 봉사와 관심은 위에 열거한 사람들 이외에도 너무나 많다. 또한 연예인들 중에서는 이름을 드러내 놓지 않고 선행을 펼쳐 우리가 ‘선행 여부’를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연예인들의 선행은 그들이 ‘공인’ 이라는 점 때문에 사회적인 파급력이 일반인에 비해 굉장히 크다. 실제로 배용준의 선행은 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확산돼 팬들까지 기부에 동참하는 긍정적인 문화를 이끌어 냈고, 정준호의 밥차는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되어 이미 많은 연예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밖에 공인에 해당하는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기부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와 봉사활동’ 확산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렇듯 선행을 펼치는 연예인들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몇몇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홍보나 이미지 마케팅을 위해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평소에는 기부, 자원봉사 기사가 나오지 않다가도 영화 개봉 등을 앞두고 기부를 하는 걸 보면 꼭 홍보를 위한 행동인 것 같다”면서 “연예인들의 기부와 자선활동에는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연말에만 집중적으로 너도나도 기부했다는 연예인들을 보면 뭔가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면서 “평소 남들 모르게 꾸준히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에 반해 한 네티즌은 “연예인들의 선행이 아무리 상업적이라고 해도, 그들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다”라며 연예인들의 선행을 두둔하고 나섰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순수한 마음으로 선행을 하는 연예인들도 많다”면서 “연예인들의 기부를 비난하려면 자신들부터 기부를 하고 비난하자.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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