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루한의 중국 내 활동은 위법”…중국서 소송 제기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엑소 전 멤버 루한이 엑소 탈퇴 후 1년여 만에 극비 입국했다. 지난 20141110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한 루한은 현재 중국 연예계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SM은 루한의 중국 내 연예활동이 위법이라며 중국에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루한은 춤을 매우 잘 추는 아이돌로 유명하다. 동작이 절도 있고 적당히 힘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사뿐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 거기다 작은 얼굴과 적당한 키 등 신체 프로포션도 좋은 편이라 댄서라인에 참여할 때도 많았다. 엑소에서의 댄서라인은 물론이고 데뷔 전부터 SBS 가요대전에서 댄서로 서기도 했으며 SM의 타 가수와 조인트 무대에 참여하거나 멤버 대타로도 자주 섰다.
 
그러나 2014912, 루한은 수면장애로 인해 태국 콘서트에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무리한 스케줄로 불면증과 두통에 시달렸던 것. 이전 창사 콘서트에서 일사병으로 쓰러진 이후 콘서트에서 춤을 추지 못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었다.
 
이후 루한은 병으로 인해 한동안 휴식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20141010일 뜬금없이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멤버 크리스에 이어 같은 그룹 내 같은 내용으로 일이 반복돼 관계자와 팬덤의 충격이 컸다.
 
탈퇴 전 많이 아팠다
 
그렇지 않아도 당시 루한이 곧 팀을 탈퇴할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루머가 인터넷에서 돌고 있었다. 건강상의 문제로 휴식 중이란 건 SM에서 내세운 표면적인 설명이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몸 상태를 볼 때 정말로 많이 아팠다는 말은 맞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송에 대해 보도되던 날 엑소 멤버인 레이가 웨이보에서 루한을 응원하는 글을 남겼으며, 슈퍼주니어M 멤버 조미도 루한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언론은 루한의 부모가 아들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는 기사를 냈으나 루한의 부모는 그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SM은 루한의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확인 소송과 관련해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SM 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소송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격히 하락해 시가총액 1000억 원이 증발해버렸다. SM의 대표 이수만의 개인 주식 평가액도 제시카의 탈퇴가 알려졌을 땐 하락치가 76억이었으나 루한의 소송 사실이 알려진 이날에는 무려 3배가 넘는 240여억 원의 액수가 사라졌다.
 
고운 외모와 순한 성격, 그리고 늘 겸손한 모습 때문에 팬덤 내에서 호감도가 높고 신뢰가 큰 멤버였기에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 엑소로서 활동할 때뿐 아니라 평소 행동에서 단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남긴 만큼 팬들의 충격과 상실감도 컸다.
 
그러나 한 달 전부터 탈퇴 루머가 꾸준히 나왔던 점, 태국 콘서트 불참 내용을 회사 공식입장이 아닌 개인 SNS로 알렸던 점, 12시간 만에 루한의 팬 사이트들이 4개 국어로 지지성명을 발표한 점, 9월 중순 중국에서 실제 기사가 돌았던 점 등을 들어 일부 팬들은 이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루한은 중국 베이징에서 영화 중반 20’의 기자회견이 열리던 2014112, 참석여부가 분분했으나 예정대로 참석했다. 엑소나 소송에 관한 질문은 없었으며, 순조롭게 진행을 마쳤다.
 
이날 루한은 웨이보에서 검색어 1위에 랭크됐고 생중계를 스트리밍한 루한의 기자회견은 수십만 명이 동시 접속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법적 조정 계속 결렬
 
루한의 전속계약 해지 무효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 46부에 배당된 이후 조정에 회부돼 2015116SM과 이견을 조율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실패했다.
 
SM24일 루한과 루한을 모델로 채용한 광고 회사가 현재 계약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법무법인 KING&WOOD MALLESONS와 정식으로 협력, 중국 상하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루한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결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차 조정 역시 결렬돼 의견차이만 확인했을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결은 공식입장 표명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210SM은 홍콩 법원에 루한과 루한을 무단으로 출연시킨 영화사들을 상대로도 그 책임을 묻는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과 조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해를 넘겨 2016년이 됐고 지난 1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46(지영난 부장판사)에서 루한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 소송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 양측은 전속계약 기간과 소속 연예인의 처우에 대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루한 측은 더 이상 전속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SM 측은 전속계약은 유효하다며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양측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수차례 조정을 시도했으나 끝내 결렬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양 측 사이에 맺은 전속계약 기간을 10(7+3)에서 3년을 줄인 7년으로 변경하라고 권고했다. 여기에 오는 201947일까지 전속계약은 유지하되 매니지먼트 권한 및 전속매니지먼트사의 권한을 루한이 지정하는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강제조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SM 측이 기존 멤버들과 (전속계약) 기간을 똑같이 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해 조정이 무산됐다.
 
첫 변론기일 이후 양측은 재판부의 제안으로 한 차례 더 재조정 기일을 가졌으나 조정이 불성립됐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318일 재개된다.
 
한편 루한은 엑소 무단탈퇴 이후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한국에서 루한이 SM을 나간 후 중국의 어떤 연예기획사도 받아주지 않으려 해 고역을 겪고 있다는 국내기사가 나온 적 있지만 근거 없는 오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 탈퇴 후 1인 기획사를 세워 활동하고 있으며, 오히려 출연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 출연 요청이 들어오면 유명 감독 작품이거나 주연 배우일 경우에만 선별해서 출연하고 있는 중이다.
 
20155월 경제지 포브스 차이나는 2014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스타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서 루한은 2850만 위안(한화 약 51억 원)의 수입을 올리며 37위에 랭크됐다. 이달 포브스지에서는 루한에 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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