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이 뜨겁다. 특히 MBC는 총체적인 위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시청률 슬럼프에 빠져 있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과거에 드라마 왕국으로 명성을 떨치던 MBC가 지난 11월 첫째주에는 최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상위 20위권에 단 한 개의 프로그램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시청자들로부터 “볼 것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청률 하락과 동시에 MBC 홈페이지에 방문자수도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MBC 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MBC는 드라마국의 총체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시청률 상승을 위한 ‘초특급 스타’를 영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갈수록 뜨거운 시청률 경쟁

과거 MBC는 ‘드라마의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올 상반기에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깨기 힘들다는 마의 시청률 50%를 넘는 기염을 토했고, 이어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가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해 드라마 왕국으로서의 명성을 지켜갔다. 하지만 이후 MBC는 더 이상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의 강자가 될 수 없었다. 지난 10일 종영한 드라마 ‘가을소나기’가 연일 최악의 시청률인 2%대에 머물면서 관계자들의 울상을 짓게 만들었고, 제작비 100억원을 투입해 화제를 모았던 사극 ‘신돈’ 역시 겨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야심차게 준비한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에서 남자 엑스트라의 음모가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지난 6월 카우치 성기노출 사건 이후 MBC가 또 다시 ‘노출’ 문제로 대중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게다가 며칠 뒤에는 ‘달콤한 스파이’ 여배우의 속옷이 노출됐다는 구설수까지 겹쳐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게다가 MBC는 11월 둘째주의 시청률조사에서도 ‘일요일일요일밤에’만 간신히 시청률 15.5%를 얻으면서 유일하게 상위 20위권 안에 들어 MBC의 시청률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고 있다.

KBS, SBS 주연배우 열연덕에 시청률 쑥쑥

SBS는 11월 둘째주 시청률 조사에서 ‘SBS스포츠’ 축구가 29.3%를 얻으며 2위를 기록했고, 특별기획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27.8%의 시청률로 주간시청률 3위에 오른 것을 포함해 ‘순간포착’이 21.7%, 주말극장 ‘하늘이시여’가 18.6%, 대하드라마 ‘서동요’가 16.6% 등 8개의 프로그램이 20위권에 들면서 시청률 면에서는 무난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KBS는 지난 10일 종영한 ‘장밋빛 인생’ 덕에 그야말로 시청률도 장밋빛을 기록했다. 최진실의 열연 덕에 연일 시청률 40% 이상의 고공행진을 계속했고, 장밋빛 인생의 후속으로 지난 16일 첫 방송을 탄 수목드라마 ‘황금사과’가 16.1%로 동시간대 드라마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좋은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KBS는 MBC의 인기 일일드라마 ‘금순이’ 때문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일일드라마에서도 시청률 반격이 시작됐다. 일일드라마 ‘별난남자 별난여자’는 20%를 훨씬 웃도는 시청률을 지속하면서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주말연속극 ‘슬픔이여안녕’ 역시 23.6%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방송3사의 시청률을 주도하는 드라마에서 주연배우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느때보다 크다. 특히 주연의 열연이 빛났던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의 존재감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드라마중 시청률 2위에 머물고 있는 ‘프라하의 연인’ 역시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있었기 때문에 더 빛이 날 수 있었다.

최근 영화 ‘너는 내운명’과 드라마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는 그녀는 거부할 수 없는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는 평이다.KBS에서 높은 시청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하늘이시여’와 일일드라마 ‘별난남자 별난여자’에서는 신인 탤런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헤어진 친딸을 며느리로 맞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의 ‘하늘이시여’는 신인 윤정희의 활약으로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며 사랑을 받고 있다. ‘별난남자 별난여자’ 역시 신인 탤런트 김아중이 발랄하고 낙천적인 캐릭터로 시청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MBC, 국민 여동생 “문근영 잡아라” 특명

상황이 이렇다 보니 MBC에서는 스타급 주연배우들을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수목드라마 ‘가을 소나기’의 후속작인 ‘영재의 전성시대’에서 김민선과 유준상을 구원투수로 불러들여 침체된 MBC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부진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일일드라마 ‘맨발의 청춘’ 후속 드라마에 국민여동생 문근영을 잡으라는 MBC 고위층의 특명까지 떨어진 상태. 게다가 문근영에게 회당 1,000만원을 준다는 국내 최고의 대우를 제시하고 있다.

기존에 고현정이 회당 2,000만원이었지만, 고현정은 주2회였고, 3개월정도 진행되는 미니시리즈였던 반면, 문근영은 주5회 출연에 6개월 정도 진행되기 때문에 고현정이 받았던 금액의 몇 배 더 높은 금액에 해당한다. MBC에서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으로 문근영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에는 자금면에서 조금 무리가 따른다 해도, 국민 누구나 좋아할 만한 배우를 잡아 ‘드라마 왕국’의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각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톱스타를 잡아야 시청률이 상승한다는 이 기본법칙은 과거 김정은 주연의 SBS ‘루루공주’와 정려원, 김소연 주연의 MBC ‘가을소나기’에서 이미 깨진적이 있다. 때문에 시청률 부진으로 고전하는 MBC가 ‘스타를 잡아야 살 수 있다’는 이 법칙이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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