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은행장 이름 빛낸 성과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2016년에도 여풍이 계속 불 것으로 보인다. 각계 분야에서 여성이 리더 자리에 오르는 일들은 계속 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으로 불리는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일이 많았다. 능력과 자격을 갖춰도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대통령, 여성 CEO, 여성 임원 등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들이 늘어나면서 ‘여풍당당(女風堂堂)’이란 신조어까지 나타났다. 이에 [일요서울]은 여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살펴봤다. 이번 1137호의 주인공은 이다.

지역본부장→부행장 기반 ‘마더십’ 표본
위기를 기회로…비례대표 후보설 솔솔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하 기업은행)은 첫 여성 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여성 최초로 지역본부장, 부행장 등을 거쳐 2013년 12월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올해 임기 마지막 3년째를 맞았다. 하지만 1956년생 원숭이띠라는 점에서 원숭이해인 2016년에 보일 활약에 대한 기대가 높다.

앞서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2년 연속 1조 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에는 저금리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악재가 산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기업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1506억 원으로 전년대비 11.5% 증가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내실경영의 결실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점 등 현장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에서는 권 은행장이 ‘마더십(마더+리더십)’으로 조직 내 열린 소통을 주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무리한 경영 대신, 건전성을 기반으로 한 내실경영 방침을 일관성 있게 주문해 외유내강형 경영수완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경영수완을 저원가성 예금확대를 통한 순이자마진(NIM)관리, 자산 건전성 관리 등 권 행장이 주문을 통해 보여줬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NIM은 전년(1.95%)대비 4베이시스포인트(bp)하락한 1.91%를 기록했지만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서 높은 수치를 이끌어냈다.

실제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평균 NIM은 1.5%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건전성 다지기에도 성과를 거뒀다. 그는 지난해 은행권 전반에 부실기업 리스크가 불어닥치자 “한계 기업에 대한 위기 인식과 함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신성장 분야 개척 노력

이 결과 기업은행의 지난해 총연체율은 2014년과 동일한 0.45%(기업 0.49%·가계 0.22%)를 유지했다. 

또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대비 10조 원 증가한 126조1000억 원이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22.3%를 차지하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올해 중소기업은 물론 기술금융 공급 목표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창업기업이나 성장기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에 42조 원의 대출을 지원하고, 올해부터 매년 1000개씩 5년간 5000개의 창업기업 발굴·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창업기업 발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향후 5년간 17조 원에 달하는 창업보증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연금시장 등 신성장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올 초 전담팀을 신설했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온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른 대처를 취한 것이다.

특히 핀테크(금융+IT)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홍채인식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어 올해는 자사 스마트 플랫폼인 ‘i-ONE뱅크’를 상품판매 채널로서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그의 행보가 ‘질주’대신 마라톤의 ‘완주’에 비유되고 있는 가운데 권선주 은행장의 비례대표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출신이란 전문성과 ‘첫’ 여성행장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는 권 은행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례대표 입후보를 위해 선거 30일 전인 3월 14일 전에 현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27일까지다.

이와 관련해 권선주 은행장은 “나는 은행 일에 더 적합한 사람이다. (총선 출마는) 모르는 얘기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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