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류는 맥주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이 148병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를 토대로 2016년 올해도 예비창업자들에게 맥주시장은 여전히 눈여겨 볼만한 빅마켓임을 알 수 있다.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맥주는 지속적으로 소비될 확률이 높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맥주를 소비하는 고객층이 넓기 때문이다.

스몰비어의 등장 이후 맥주는 직장인들의 단골 메뉴를 넘어서, 청춘남녀의 데이트에 코스에도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다양한 고객층 확보가 용이해 소비자는 물론 창업자들에게도 인기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맥주가 대중에게 사랑을 얻게 된 것은 치킨과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소위 ‘치맥’의 등장이 이 성장세를 이끈 것. 그렇다면 2016년 현재 치맥과 관련한 창업 시장은 어떠한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스몰비어’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강세다. 소규모 점포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생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즐길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 우리나라의 스몰비어 관련 브랜드는 70개가 넘는다. 선두주자로 꼽혔던 ‘봉구비어’는 이제 가맹점 수가 700여 개를 넘어섰다.

스몰비어의 인기 요인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우선 가볍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럿이 방문해도 1만원으로 음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맥주 두 잔에 안주 하나를 주문해도 1만 원이 넘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은 2, 3차의 음주자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존에도 2차로 갈 수 있는 술집이 많지만, 스몰비어는 가격은 물론이고 분위기 자체도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게 갖춰져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 주량이 약한 여성이나 남성이 방문할 수 있는 편한 인테리어 콘셉트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호프집’하면 시끄럽고 어두운 분위기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몰비어는 기존 호프집의 이미지에 탈피하고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어 대중적인 선호도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있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 쏠림 현상은 항상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스몰비어의 가파른 성장세와 낮은 진입장벽은 많은 경쟁업체들을 만들었다. 때문에 더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그래서 업체들은 새로운 ‘플러스 알파’를 내놓기 시작했다.

메뉴의 다양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떠오른 방안 중 하나다. 획일적인 메뉴 구성에서 벗어나 각 업체마다 차별성을 두어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스몰비어의 단점을 보완한 콜라보레이션 모델을 선보인 ‘바보스’는 치킨이 맛있는 맥주집로 더욱 진전된 사례다. ‘꿀닭’, ‘바보비어’, ‘Mr.면가’ 총 3개의 브랜드가 합쳐져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함을 보이는 맥주집으로 자리 매김하였다. ‘바보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대대에프씨의 조동민 대표는 “고객에게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여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보스는 메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염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자연 숙성 계육으로 고객의 건강까지 생각한 맥주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보스’는 메뉴의 다양성에서 한 단계 더 넘은 웰빙 정책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20년 넘게 자체적으로 식자재를 생산해 유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육가공 공장 보유업체인 점을 극대화 시킨 것이다.

(주)대대에프씨만의 특허기술로 염지과정을 거치지 않고 숙성시킨 ‘자연발효닭’은 화학보존료, 조미료 등이 첨가되지 않고 발효를 통한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장내 유해균 억제와 유익균 증식의 효과가 있어 웰빙족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보스는 기존 스몰비어에 비해서 점포 규모도 조금 더 키워 15~25평 선으로 하고, 가급적 야외 테라스를 둘 수 있는 매장을 얻어 수익성을 강화했다.

치킨이 기본 맥주는 덤

스몰비어가 맥주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안주를 보조로 맞췄다면, 반대로 치킨을 내세우고 덤으로 자연스레 맥주의 매출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국내 치킨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비비큐’가 바로 그런 경우다.

비비큐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해 기름기는 최대한 줄이고 바삭함을 유지하고 있다.

비비큐는 3년여에 걸친 기술 개발과 실험을 거쳐 2005년 명품 올리브 치킨을 개발에 성공한 후 10년 넘게 이를 유지하고 있다. 건강에 유익한 올리브를 사용한 비비큐 치킨은 어른부터 아이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BBQ Express’, ‘BBQ Chichen & Pizza’ ‘bbq 프리미엄 카페’, ‘치킨앤비어’ 총 4가지 타입별로 선보이며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그 중에서도 고품격 치킨호프 전문점인 ‘치킨앤비어’는 감성적이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이들의 인기 메뉴인 치맥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를 타기는 쉽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상권 입지가 너무 나쁠 경우, 매장이 너무 작을 경우 유행이 식으면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 열기가 살아있을 때 고객관리, 신규 메뉴 개발, 마케팅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스몰비어라면 작은 매장의 이점을 살려 동네 사랑방 같은 고객 서비스 제공에도 노력해야 한다. 일반 치맥 전문점인 경우 너무 객단가가 낮으면 매출과 수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고단가 메뉴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비대해지는 치맥 시장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은 가맹 본부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다. 많은 브랜드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가 등록되지 않은 업체 수가 상당하다. 정보공개서는 가맹 본부가 작성하여 공정거래조정원에 등록한 문서이다.

이를 통해 가맹 본부 일반 현황, 가맹 계약의 주요 거래 조건 등 가맹 희망자가 가맹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핵심 정보를 알 수 있다. 설사 정보공개서가 등록되어 있더라도 설립된 지 1년 이내인 경우가 많아 가맹점 수나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 등은 아예 표시되어 있지 않다. 가맹본부 검증이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는 예상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직시하고 꼼꼼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트렌드를 타기는 쉽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치맥 업종이 예비창업자들에게 각광받는 분야인 것은 분명하지만, 심사숙고 하여 콘셉트와 브랜드를 선택해야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창업을 만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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