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여야가 4.13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컷오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경선전에 돌입했다. 선거구 획정도 마무리된 가운데 컷오프가 진행되면서 여야는 본선만큼 치열한 경선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본지는 이미 1137호 ‘180석 노리는 새누리당 고소, 고발.진성 X파일 봇물’(2016.02.15.일자)보도를 통해 여당 경선 주자 간 ‘사즉생’ 폭로전을 다뤘다. 특히 야당이 분열된 가운데 새누리당 강세지역의 경우 후보로 결정되면 당선이 유력하다 보니 당내 주자 간 진정서와 탄원서가 난무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선=당선’이 유력한  여권 강세지역인 송파와 경기도 연천·포천 당원들이 중앙당에 보낸 진정서를 입수해 그 진위를 알아봤다.

- 송파 김영순, ‘박춘희 송파구청장’ 판결문, 역선택 ‘우려’
- 포천·연천 이철휘, 安캠프 이력·야당 출마문자 ‘정체성’ 제기

<본지가 입수한 문건>
유일호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입각한 이후 ‘무주공산’이 된 송파을은 새누리당 텃밭이다. 현재  이 지역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 김종웅 전 전국시군구의장회 회장, 마명욱 전 새누리당 중앙위 외교통상위정책본부장, 박상헌 전 정치평론가, 박치성 현 건양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과 교수, 신중호 현동양피엔에프㈜ 부회장, 유영하 전 인천지검 검사, 채현 현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등 8명이 경선에 임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 민주당에서는 박영모 당협위원장과 홍성룡 독도NGO포럼상임의장, 국민의당에서는 이래협 단국대 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역정가에서는 김 전 송파구청장이 다소 앞서고있는 가운데 김종웅 전 회장이 뒤를 바짝 쫓고 박상헌 전 정치평론가, 유영하 전 검사가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앙당에는 수위를 달리고 있는 김 전 구청장에 대한 진정서 및 투서가 난무하고 있다.

김영순, 박춘희 송파구청장 고소 판결문 보니

<김영순 예비후보, 뉴시스>
실제로 김 전 구청장 관련 본지가 입수한 진정서는 ‘송파을 유권자’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1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이었다. 표지에는 ‘4.13총선 송파을 예비후보 김영순에 대하여’라고 제목이 적시돼 있다. 이 진정서의 주 내용은 김 전 구청장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사건 판결문이다. 김 전 구청장이 2010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출판기념회까지 개최했다가 불출마한 것은 김 전 구청장 내외를 대상으로 인사비리 및 건축·용역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의 내사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고소건은 김 전 구청장이 고소인으로, 피고소인 박춘희 현 새누리당 송파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걸었으나 2014년 11월21일 검찰은 모두 ‘혐의 없음’으로 처분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판결문을 살펴보면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선에서 김 전 구청장과 박 현 송파구청장은 경선에서 붙었다. 당시 2014년 송파구청장 경선을 앞두고 박 구청장은 국회의원 회관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이 전 구청장 재직시절(2006년7월부터 2010년 6월) 송파구청 리모델링 공사비 의혹 등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했다.

유인물에는  송파구 청사 리모델링 사업비가 크게 증가한 점에 대해 당시 통합민주당의 송파구 의원들과 노조에서 비리의혹을 제기한 내용이 주 내용이다. 또한 유인물 보조 자료에는 1. 박용모 송파구청장 공천 배경 2. 2010년 김영순 불출마 배경 3. 송파구의회 비리 의혹 제기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나뉘어 있다.

주 내용은 ‘상대후보 박용모가 김영순 후보 비리 관련 자료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김영순 예비후보는 2010년 1월20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등 재선을 준비하던 중 송파구청 리모델링 사업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내사가 시작되자 사업자였던 남편이 쓰러지는 등 검찰조사에서 심적 압박을 당해 불출마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송파구청 리모델링 사업비가 51억 원에서 90억 원으로 부풀려진 사안, 석촌호수 카페, 커피숍 민간위탁 사업 특혜 비리 등의 의혹 등이 있어 김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된다면 송파구청장 선거의 패배는 불보듯 뻔하다고 적시돼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박 송파구청장이 김 전 청장 고소에 대해 반박하며 제시한 자료와 회의록, 문건, 그리고 경찰이 김 전 구청장 내외를 대상으로 인사비리 및 건축·용역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 내사한 자료를 첨부해 김 전 구청장에게 허위사실에 대한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명예훼손 역시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 없음’으로 판단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송파구청장 경선을 중단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현 송파구청장인 박춘희 후보가 김영순 후보를 누르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진정서, “김영순 후보 야당후보에 공격당할 수도”

특히 이 진정서에는 김 전 구청장을 집요하게 공격해온 더민주당 박영모 전 송파구청장 예비후보가 오는 20대 총선에 출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박 후보는 송파구의회 5선으로 김 후보의 비리의혹관련 자료를 쉽게 입수할 수 있어 야당지지자들이 역선택을 통해 김 후보가 될 경우 여야 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같은 당 후보끼리 소송까지 간 점에 대해서 자질론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본지>는 진정서관련 김 후보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휴대폰에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한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 연락처를 남겼지만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한편 경기도 포천·연천 지역구 역시 여당 텃밭으로 여당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한 지역구다. 새누리당 후보로 김영우 현 재선의원을 필두로 이철휘 전 육군대장, 장병윤 변호사 등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창균 포천언론협동조합 이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의 경우 김 의원이 현역 임에도 불구하고 서장원 포천시장의 성추행 및 금품수수로 사건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같은 당 이 전 육군대장이 ‘친박’임을 내세워 여론조사에서 김 전 의원에 앞서고 있다.

한편 중앙당으로 이 후보에 대한 ‘이철휘의 새누리당 ****과 ****’라는 진정서가 입수되면서 이 후보 측을 긴장케 만들고 있다. 이 문건에는 2012년 대선 당시 이 후보가 안철수 진심캠프 국정자문단에 합류한 사진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출마 의사가 담긴 카톡을 증거사진으로 제시하며 정체성을 문제삼고 있다.

문건에는 2012년 11월 6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날 이 후보는 안철수의 국정자문단에 합류하고 다음날부터 안철수와 군부대 현장방문 동행, 국방안보포럼의 공동대표의 참여해 안철수 후보의 국방안보 정책에 관여해 사실상 야권의 대선 후보를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문건에는 박 후보가 안철수 바람으로 고전하고 있었고 야권 후보의 단일화 합의로 여론조사에서도 밀리는 위중한 상황이었다고 적시했다.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 39.2% vs 안철수 48.7%(2013. 11. 13. 동아일보), 박근혜 41.2% vs 문재인 41.2%(2012. 11. 09.~11. 11. R&R조사)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문건에는 2015년 12월9일 새누리당에 입당 신청을 한 이 후보가 다음날인 12월10일 새정치민주연합 출마 검토를 시사하는 문자를 이모씨와 나눈 SNS문자를 공개했다. ‘이철휘의 희망캠프’라는 밴드(BAND) 대화창을 보면 이 후보는 이모씨에게 “나도 이번에 결심한 게 있다”, “총선 출마 검토란 뜻입니다”라며 이씨가 “새누리당 김영우 지역?”이라는 문자에 이 후보는 “예”라고 답하고 있다.

이철휘 새누리 입당전 ‘갈팡질팡’ 행보

<이철휘 예비후보>
이어 당을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이라고 밝힌 이후 바로 다음 답변으로 “아니면 새정치로! 고민중”이라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캠프때 국정자문단 참여 사진과 SNS문자를 근거로 새누리당 포천 시도의원 및 당원들은 ‘이철휘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문건에는 황진하 사무총장의 2월 15일 발언(“상대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은 물론 각종 법위반 등 국민공천제 정신에 위반되는 행위에 대해서 공천과정에서 불이익을 줄 것이며 정도에 따라서 경선 자격박탈도 검토할 것“ 2016. 2. 15. 최고위)을 근거로 이 후보의 자질론을 문제 삼았다.

진정서에는 지지자 이 씨의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선관위에 조사받고 있으며 국가공무원 또 다른 이모씨의 불법선거 개입 등을 들어 사정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천시 선관위는 2월23일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에는 “이 씨는 관내 지역 언론사에 칼럼을 기고하는 방법으로 예비후보자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비방한 혐의가 있으며,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예비후보자의 업적·활동 등을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하고 반면에 이철휘 예비 후보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칼럼을 기고하며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2월23일 ‘안철수 캠프 국정자문단’ 활동과 관련해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2012년 당시 예비역 장군 출신들의 권유로 정치인들의 올바른 안보관을 잡아주고자 순수한 마음으로 안철수 진심캠프에 참여해 안보자문을 한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자 장성 출신들은 더이상 참여를 하지 않았고 야당에 가입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SNS문자 나눈 것에 대해 이 후보 캠프 공보담당자는 2월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미국에 사는 분과 밴드 문자를 나눈 것인데 앞뒤 대화 다 자르고 나간 것”이라며 답변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 담당자는 지지자 두 인사의 선관위와 경찰 고발 관련 “포천에 살고 있는 분으로 개인적으로 이철휘 후보를 사랑해서 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이 후보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선대위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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