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치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일(현지시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과 북한의 전통 우방국인 중국은 7주에 걸쳐 새로운 제재방안을 협의했다. 미국과 서방 우방국, 일본은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한 강력하고 새로운 제재의 필요성을 주장한 반면, 북한의 이웃국가인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위협하고 경제 붕괴를 우려해 새로운 제재를 꺼렸다.

그러나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갈수록 고조되고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중국도 이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지난 20여 년간 가장 강력한 내용으로 평가받는 대북 제재 결의안이 만들어졌다.

이날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은 이전의 제재 결의안의 허점을 제거하고 새로운 제재를 부과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새로운 제재조치가 경제적 어려움과 식량 부족에 직면할 대다수 민간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의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결의안이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이 입수한 최종 결의안의 주요 조항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유엔에 가입한 192개 회원국에게 금수품을 싣고 북한을 해상 또는 항공으로 입·출국하는 모든 화물에 대한 검색 의무화를 비롯해 북한에 대한 소형 무기 판매·운송 금지, 결의안 위반 관련 '불법 활동'에 관여한 북한 외교관 추방 조치가 포함됐다.

최종 결의안은 또 처음으로 북한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 상당한 제재 조치를 부과했다.

북한의 핵 또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개발 자금에 쓰여진 석탄과 철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금과 티타늄 광석, 바나듐 광석과 희토류 광물의 모든 수출을 금지한다. 아울러 로켓연료를 포함한 항공 연료 수출 금지도 결의안에 담겨 있다.

사만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세 번째로 많은 수출소득인 석탄을 수출해 매년 거의 10억 달러를 얻고, 철광석을 수출해 최소 2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업 및 단체의 자산이 동결되며, 북한 은행의 새로운 지점 및 자회사, 대표 사무소 개설이 금지된다. 또한 새로운 합작 회사 설립을 위한 금융기관이나 북한 은행과의 관계 유지도 힘들어진다. 각국은 90일 이내에 북한 은행 지점을 폐쇄하고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2006년 첫 번째 핵실험 이후 핵 또는 미사일 품목 수출입 금지와 함께 실시되어오고 있는 사치품의 제재대상도 확대됐다. 고가 시계와 스노모바일, 수상레크레이션용 차량 및 스포츠 장비, 리드 크리스탈이 이번에 새로 추가됐다.

결의안은 또 핵실험을 주도한 국가우주개발국을 비롯해 39호실과 정찰총국, 군수공업부 등 12개 단체와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등 개인 16명, 북한의 해운회사인 원양해운관리회사(OMMC)의 소유 선박 31척도 '제재 블랙리스트'에 올려져 있다. 이들 개인과 단체와 연관된 자산은 동결되며 여행은 금지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초 제재 대상 인물은 17명이었지만 러시아 측의 요구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러시아 대표 장성철은 블랙리스트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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