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소비에 건강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하나를 먹더라도 재철재료, 향토재료로 건강하게 만든 음식을 찾는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에서는 숨어 있는 식재료의 가치를 발견, 음식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는 “창업시장에서는 트렌드를 따라 가는 것은 중요하다. 힐링과 웰빙 트렌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므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도 맛이 받쳐주고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솥도시락’은 식재료 농산물 실명제를 확대하며 소비자들에게 건강과 안전한 도시락 제공에 힘쓰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즉석으로 만든 도시락을 3000~5000원대(주력메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높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고급 도시락 수요에 맞춰 ‘점보새우 프리미엄도시락’ 등 8000원~1만 원 대 도시락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재배지역과 생산 농부, 생산과정 등을 모두 공개한 농산물 실명제 도입 제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선보인 드립커피와 카페라떼(캔커피), 아이스커피 등은 페루 찬차마요시에서 무농약, 무비료로 재배한 100% 자연재배 생두로 만들었으며, 작년 11월 출시한 ‘청양고추 토핑’은 전남 나주 금천면에서 윤기병 농부가 친환경으로 키워내고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은 고추를 사용했다.

‘한솥 무세미’는 1948년부터 4대째 강화도에서 쌀을 재배해온 ‘강화농산’과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는다. 소비자들은 이제 전국 670여개 매장에서 이 쌀을 사용한 도시락을 맛보게 된다. 윤희선 농부가 이끄는 ‘강화농산’은 국내 최초로 미국식약청 식품검사필을 받았고 GAP(농산물우수관리), ISO(품질경영체제), 크린사업장(근로자안전) 인증을 받은 우수한 미곡종합처리장도 갖추고 있다. 품질 좋은 ‘한솥 무세미’로 도시락 밥맛을 높여 고객들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한솥 무세미’는 ‘신동진’ 단일품종 쌀을 사용한다. 보통 도시락전문점은 가격을 맞추기 위해 여러 품종의 쌀을 섞은 혼합미를 사용하는데, ‘한솥 무세미’는 단일 품종만을 사용한다. 품질과 맛이 균일한 이유다. 일반 쌀보다 1.5배 밥알이 굵고 통통해 식감이 뛰어나다. 게다가 단백질 함량이 낮아 시간이 지나도 푸석거리거나 딱딱하게 변하지 않고 윤기 있고 맛있는 밥맛을 오래 유지한다.

실제로 이번 ‘한솥 무세미’ 출시에 앞서 작년 석달 간 전국 직영점 및 수도권 일부 가맹점에서 테스트 판매 한 결과 고객들과 현장직원들로부터 밥맛이 좋고, 찰지며, 씹힘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맛과 식감을 비롯, 찰기와 색상, 변색 등도 집에서 먹던 밥과 비교해 매우 우수하다는 반응이다. 미강으로 문질러 닦아내는 건식 무세미 가공방식을 도입해 쌀의 좋은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한다. ‘한솥 무세미’는 시중 일반미보다 비싼 쌀 품종이지만, 산지와 계약재배를 통한 직거래와 한솥의 23년 구매노하우,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기존 쌀 포장단위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가맹점에 공급한다.

한식 백반집도 달라지고 있다. 1~2년 전 부터 ‘집밥’을 슬로건으로 서울 상수동, 홍대, 합정 등 젊은층이 모여드는 도심 상권에 가정식 전문점이 속속 생겨난 것. 골목 어귀에 있던 다소 지저분한 식당의 이미지가 강했던 반면, 이들은 일반 백반집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건강한 친환경 재료로 만든 밥을 선보인다. 밥과 국, 3~4가지 반찬을 1인 쟁반에 담아 단출한 구성의 ‘집밥’을 8000~1만 원에 내놓는다. 서울 종로 식객촌에 위치한 ‘무명식당’과 신사동 ‘쌀가게 by홍신애’, 한남동 ‘빠르크’ 등이 대표적이다. 저렴한 한끼식사였던 김밥도 재료 품질을 높이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바르다 김선생’과 ‘서가원’ 등은 백단무지, 국내산 통참깨로 만든 참기름, 무항생제계란, 국내산 쌀과 김 등을 사용한다.

가성비도 체크포인트

정크푸드로 통했던 버거도 재료 품질을 높여 건강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기에 ‘가격’까지 만족시키며, 햄버거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가정 식사를 대체하는 햄버거, 베이커리, 베이글, 도시락 등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이제 버거 하나도 품질과 가격, 건강까지 깐깐하게 따지면서 중저가 수제버거 전문점이 햄버거 시장의 주연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마미쿡’은 최근 젊은층에서 뜨고 있는 수제버거전문점이다. 신선한 냉장육으로 만든 치킨과 소고기 패티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당일 들어온 아삭한 채소, 수분 함량을 높여 촉촉한 빵을 더해 내놓는다. 주문 즉시 조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따뜻하면서 신선하고 육즙이 가득한 수제버거를 맛볼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시그니처 버거인 ‘마마통살버거’가 단돈 3200원이다. 여기에 태국식 볶음 쌀국수 ‘팟타이’와 매콤한 맛의 ‘타이칠리’, 고기와 해산물, 달걀 등을 함께 볶은 인도네시아 전통 볶음 면요리 ‘미고랭’ 등도 판매한다. 중저가 수제버거에 치킨, 팟타이, 샐러드 등 잘 팔리는 보조메뉴를 추가, 객단가를 높여 가맹점이 안정적 매출을 올리도록 설계했다. 지난해 서울대입구역에 오픈한 1호점은 직장인과 젊은층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 해 현재 30호점을 두고 있으며, 최근 가맹계약이 크게 증가해 상반기 내 100호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미쿡’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생산, 물류 등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마미쿡’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치킨프랜차이즈 ‘(주)훌랄라’는 20여 년 간 숯불바베큐점문점 ‘훌랄라바베큐치킨’을 1500호점까지 오픈하며 치킨 구매와 가공, 유통 등에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활용해 국내산 신선 닭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치킨 통패티, 번(버거빵) 등을 직접 생산해 단가를 낮췄다. 여기에 물류센터를 운영, 가맹점까지 직접 공급함으로써 유통마진도 줄였다. 창업자들의 관심도 심상치 않다. 도심상권 대신 동네상권 진출 전략을 채택, 초기 창업투자비와 고정비용을 낮춰 투자비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기존 패스트푸드전문점은 핵심 상권 대로변에 중대형 매장으로만 진출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와 리스크가 높아 선뜻 나설 수 없는 창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기존 프리미엄 버거 전문점들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2년 2월 서울 잠실에서 첫 점포를 내고 현재 1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모스버거’는 된장과 간장을 사용한 ‘데리야끼 버거’, 쌀로 만든 ‘모스라이스 버거’ 등 한국인 입맛에 맞춘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공략하고 있다. SPC그룹도 작년 말 뉴욕 명물 쉐이크쉑(Shake Shack)‘의 독점 사업권을 따내 연내 국내 1호점을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맥도날드도 고객들이 직접 빵과 채소, 패티, 소스 등을 기호와 입맛에 맞게 골라 만들 수 있는 수제버거를 내놨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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