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극장의 화두는 바로 ‘삼순이’다. 지난 1일부터 방송된 MBC 주말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연출 김윤철)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가파른 인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방송 4회만에 시청률 30%를 가뿐히 넘었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매일 셀 수 없을 정도의 격려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삼순이 신드롬’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코믹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평정한 배우 김선아(30)가 있다.

# ‘떴다!! 통통녀 삼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프랑스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젊은 남녀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돈이 궁했던 뚱뚱한 노처녀 파티쉐 김삼순(김선아 분)은 집에서 강력한 결혼 압박을 받던 고용주 현진헌(현빈 분)의 기상천외한 계약연애 제안을 받게 된다. 왕싸가지인줄은 알지만 경매에 넘어갈 뻔한 집을 구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그에게 돈을 빌리게 되고, 그 대가로 삼순은 진헌의 가짜 연인 행세를 하게 된다. 드라마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주인공 ‘김삼순’은 ‘세련’과는 거리가 먼, 예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으며 젊지도 않은 엽기발랄 노처녀 뚱녀다.

바람둥이 남자에게 차이고 그 스트레스를 먹고 자는 걸로 푸는 캐릭터. “햄버거보다는 된장찌개에 가까운 구수하고 따뜻한 역할이에요. 엉뚱하지만 솔직한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지죠. 진짜 노처녀들에게도 반가운 인물이겠지만 보시는 모든 분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어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아요.”4년 반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선아는 드라마의 인기 비결이 탄탄한 각본과 현실적인 캐릭터 때문이라며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겸손하게 사양했다.

# 솔직한 그녀가 아름답다!

하지만 각본만큼이나 배우의 몫이 드라마 완성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게 사실. 노처녀에 뚱뚱하기까지 한 ‘김삼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무려 6㎏이나 몸무게를 불린 김선아의 노력을 생각하면 그 겸손은 오히려 지나친 듯싶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면서 그 정도 노력은 기울여야죠. 계속 영화에만 전념해 죄송한 마음이 컸거든요. 뭐로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물론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지만 배우로서 완전히 그 인물이 돼서 연기하는 게 보답일거라 생각했죠.”젊은 여배우가 예쁘게 TV 화면에 비춰지고 싶은 욕심이 있을텐데도 김선아는 “예쁜 연기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다”며 수줍은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드라마 핑계 대고 그동안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술도 마음껏 마셨으니 이래저래 손해본 것은 없는 셈”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선아도 삼순이가 부럽다?

극중 ‘삼순이’는 영화 속 김선아의 코믹한 이미지를 너무도 빼다 박았다. 통통한 두 볼을 잔뜩 부풀린 채 심통난 표정이라든지, 축 처진 두 눈을 멍하게 뜨고는 어눌한 발음으로 오물조물 대사를 내뱉는 모습은 영락없는 ‘김선아표’ 캐릭터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보여지는 모습만 그렇지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보기보다 소심해서 혼자 고민하고 속으로 삭이는 편이에요. 상대방이 싫어도 싫은 티를 잘 내지 못하죠. 드라마에서 삼순이는 남자에게 차인 뒤 혼자 노래방 가서 술 마시고 스트레스 푸는데 저라면 아마 집에서 뒹굴면서 혼자 속상해할 거예요. 그래서인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삼순이가 너무 부러워요. 연기를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절로 풀릴 정도죠.(^^)”김선아는 인터뷰 말미에 “이 땅의 모든 삼순이들에게 파이팅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뚱뚱하고 잘난 것 없다고 축 처져있지 말고 ‘삼순이’ 보면서 힘 내셨으면 좋겠어요. 그까이꺼~^^ 제가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속 시원하게 풀어드릴게요! 아자! 근데… 그나저나 이 살들은 어떻게 빼야 하나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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