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결혼식이라면 단연 연예인의 결혼식을 빼놓을 수 없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사는 톱스타들은 결혼식 또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것은 당연할 듯.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 낼 정도의 고액 예물과 최고급 호텔에서의 예식까지 스타들의 결혼은 한마디로 세간의 ‘화제’가 될 정도다. 예식 비용도 수천만 원에서부터 억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금액. 행복한 첫 발을 내딛는 좋은 날을 ‘돈’으로 환산하기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 싶지만 스타들의 화려한 예식만큼이나 결혼비용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갖가지 이벤트와 볼거리로 한 편의 ‘영화’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그들만의 결혼식 비용은 얼마나 될까? 기본 하객 1,000여명… 식대만 최소 4,000만원…

지난 4월 26일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제이드가든에서 연정훈과 한가인의 그야말로 ‘화려한’ 결혼식이 치러졌다. 취재진만 해도 300여명. 동료 연예인들과 연예 관계자, 신랑신부측 측근까지 포함해 대략 1,500여명 가까운 하객이 참석했다. 1,500여명의 워커힐호텔 직원 중 쉐프 80여명, 서비스직원 200여명, 보안 및 웨딩진행 요원 2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넘는 인원을 투입시켰을 정도 .그렇다면 연정훈과 한가인의 결혼식 예식 비용은 얼마 정도나 들었을까?워커힐의 경우 예식홀 대여비는 피로연 비용에 포함되며 일인당 4만~10만원선의 피로연비가 실 지급액이다. 여기에 21%의 세금이 붙고 음료에 대한 추가 비용을 생각한다면 한가인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중 최소 1,000여명만이 식사를 했다 가정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꽃값만도 700만원. 하지만 일반적으로 워커힐 제이드가든에서처럼 야외 결혼식을 치르는 대규모의 결혼식일 경우 1,000만원의 꽃값을 예상해야 한다.

국내 톱스타의 결혼식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김정수-신은경 커플은 결혼식에 약 2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는 후문이다. 이들 역시 1일 숙박료 1,500만원짜리 워커힐 애스톤 하우스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2000년 결혼한 김태욱-채시라 커플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 3층을 빌려 유례없는 결혼식을 치렀다. 1,000인분 이상이 준비된 식사도 1인당 4만원 상당의 특별식이 제공됐다. VAT를 제외하고도 식대만 최소 4,000만원 가까이 들어간 셈.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렸던 조성민-최진실 부부는 대략 1억원이 넘는 예식비를 사용했다. 예식이 진행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과 리젠시볼룸의 코스 요리는 통상 5만원대로 식대만 6,000만원 넘게 소요됐다. 첫날밤을 보낸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의 객실료는 500만원. 억대 결혼식? 사실은 숫자에 불과해 하지만 많은 웨딩업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금액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 실제 결혼식을 치르는 연예인 커플이 지불하는 순수비용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웨딩 드레스, 허니문, 스튜디오, 메이크업 등 대부분 웨딩관련 업체에서 스폰서나 협찬을 자처하고 나서기 때문. 웨딩업체는 결혼을 매개로 연예인을 간접적으로나마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한가인이 이날 입은 발레리나 스타일의 흰색 드레스는 디자이너 황제복 실장이 디자인한 것. 메이크업은 라 뷰티의 김규리 실장이 맡았고, 2부 예식에서 입은 보라색 드레스는 BC꾸튀르에서 디자인한 것이다. 구두는 최정인 디자이너의 것. 모두 협찬이다. 웨딩 드레스 업체는 톱스타들에게는 드레스를 무료로 협찬하는 대신 무료로 화보 모델로 등장시킨다. A급 연예인 모델료는 보통 500만원 정도. 결국 드레스 대여가 완전히 공짜가 아니고 서로 경제적 효과는 물론 광고 효과까지 계산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신혼여행의 경우엔 대체적으로 여행사나 외국 관광청이 편의를 제공한다.

손지창-오연수 커플은 싱가포르 관광청과 클럽 메드의 협찬으로 신혼 여행을 다녀왔다. 여자 연예인들이 즐겨찾는 청담동과 압구정동 대부분의 미용실에서 웨딩 헤어&메이크업 스타일링을 받을 경우 드는 비용은 대략 50만~80만원 선. 물론 이 역시 연예인은 협찬을 받거나 저렴한 할인 혜택을 받는다. 당시 한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연예인의 결혼식은 하나의 광고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보도에는 몇 천 만원, 몇 억 원 이러는 데 사실 연예인들이 직접 지불해야 하는 큰 비용은 거의 없는 편이다. 호텔 식대는 대부분 축의금으로 충분히 충당이 되고 나머지는 보통 협찬으로 이뤄진다. 한가인이 첫 날밤을 보내게 될 애스톤 하우스도 사실상 호텔 측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호텔이나 웨딩업체는 연예인을 통해 충분히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연예인들은 가장 화려하고 폼 나는 결혼식을 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라면서 “계산적으로 따지긴 좀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환상적인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는 건 어쨌거나 부러운 일”이라고 아쉬움 섞인 한마디도 덧붙였다.


한가인 결혼식 이색풍경
▲ 입장을 해야 결혼식을 치르지….신응경의 결혼식에는 100여명의 경호원들이 그들 부부를 둘러싸고 있어서 취재진의 접근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 한가인의 결혼식에는 상대적으로 경호인원이 적어 잠깐의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신랑신부가 입장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너무 많은 취재진 때문에 행진이 될 수 없는 상황이 됐던 것. 밀고 밀리는 가운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고, 결국 호텔 측에서 버진로드에 특별히 마련한 크리스털 트리 스탠드와 데코레이션 용 유리볼 여러 개가 ‘박살’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물론 부상자는 없었지만 호텔 측은 특수제작한 크리스털 트리 스탠드를 다시는 쓸 수 없다는 아쉬움에 잠깐 한숨을 내쉬었다고.

▲ 주인공은 권상우?! 스타들의 결혼식이니 만큼 동료 연예인들이 많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 취재진들은 그들의 모습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나타났다’하면 달려들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특히 얼굴 보기 힘든 ‘톱스타’가 하객으로 참석했을 땐 더욱 그렇다. 한가인의 결혼식에는 권상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유재석의 사회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 권상우가 식장에 들어서자 모든 취재진이 그를 쫓아 주변에 모여드는 통에 잠깐동안 신랑신부가 아닌 권상우에게 시선이 쏠리는 묘한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녹음기라도 하나 장만하든지…. 결혼식에 참석한 동료 연예인들도 피곤하긴 마찬가지. 수십여개 매체에서 축하메시지를 말해달라고 주문하는 통에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야 하다보니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어떨 땐 축하메시지를 따려는 방송 녹화 때문에 정작 신부 얼굴조차 못 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 연기자는 “녹음기라도 준비해서 틀어주고 다니는 게 낫겠다”며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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