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중 70~80%는 그대로 적중… 현실화

[일요서울ㅣ류제성 언론인] 이한구 위원장은 공관위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강하게, 현역 의원 컷오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 비박 중심의 현역 의원을 물갈이하겠다는 명분을 위해 친박 중진들을 먼저 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함. 1차로 황우여, 서상기, 김태환, 이인제, 최종 목표는 서청원이라고 하며 궁극적으로는 대구지역의 진박을 당선시키는 게 목표라고 함.’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취임한 직후인 2월 중순부터 여의도 정가에 유포되기 시작한 ‘찌라시’(사설정보지)들 가운데 하나다. ‘살생부 찌라시’는 이외에도 여러 버전이 나돌았지만 큰 틀에서 내용은 유사하다.

공천이 마무리된 시점에 정확도를 검토해 보면 찌라시의 내용 가운데 70~80%는 그대로 현실화 됐음을 알 수 있다. 찌라시를 작성한 측에서 그만큼 정보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역으로 말하면, 친박계 핵심에서 공천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사실도 확인이 가능하다.

희생양이 될 걸로 예상된 친박계 중진 가운데 실제로 서상기, 김태환 의원이 공천에서 원천 배제됐다. 서청원, 이인제 최고위원은 컷오프는 면했지만 다른 공천신청자들과 경선을 치렀다. 당 대표와 사회부총리를 지낸 황우여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내주고 험지(險地)로 옮겨가는 수모를 당했다.

대부분의 찌라시는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유승민계를 포함한 비박계를 처내고 그 자리에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진짜 친박)’ 후보를 심을 걸로 예측했다. 실제로 진박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유승민계 류성걸 의원을 밀어내고 대구동갑 공천을 받았다. 달성군의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박근혜 대통령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을 물려받았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유승민계 김상훈 의원과 대구 서구에서 경선을 치렀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유승민계 김희국 의원이 탈락한 대구 중-남구에서 배영식 전 의원과 경선했다. 경북에선 구미갑의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이 공천을 받았고,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김무성계 강석호 의원과 경선을 치렀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 성남-분당갑의 경우 유승민계 이종훈 의원이 탈락하고 그 자리를 권혁세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꿰찼다.

여의도에 유포된 찌라시 중엔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지만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한구는 회의 때 여러 아이디어를 내 놓는다고 하는데 이는 당 공식 지원팀의 안을 넘는 수준이라고 함. 이 때문에 일부 공관위원들은 이한구 위원장이 별도의 팀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고 함. 일설에는 삼청동에 있는 감사원 건물 별관에 지원팀이 활동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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