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요? 오빠(연정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서로 바빠서 사진 촬영도 뒤로 미뤘어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하죠, 뭐.” 4월26일 결혼식을 올릴 예비 신부 한가인. 결혼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그는 요즘 새 드라마 촬영에 바쁜 모습이다. 한가인은 ‘슬픈 연가’에 출연 중인 연정훈의 바통을 이어받아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MBC TV 새 수목드라마 ‘신입사원’(연출 한희)에 여주인공으로 나온다. 지난 10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신입사원’ 제작 발표회장에서 한가인을 만났다.

# “웃는 역할이 소원이었어요”한가인이 모처럼 밝은 얼굴을 되찾았다. 물론 일상에서는 다음달 결혼식을 올릴 예비신랑 연정훈과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느라 마냥 행복하지만, 유독 드라마에서는 웃음보다 눈물을 많이 보여왔다.KBS 드라마 ‘노란 손수건’과 ‘애정의 조건’ 등의 드라마에서 모진 사랑과 세상의 풍파 속에 힘들어하는 비극의 주인공을 주로 맡아왔기 때문이다.그래서 밝은 이미지로 변신하고 싶었다는 그가 선택한 드라마가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MBC TV 새 수목드라마 ‘신입사원’. 이 작품에서 그는 시골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밝고 당당히 인생을 살아가는 이미옥 역을 맡았다.

그는 “밝은 드라마가 하고 싶었어요. 초반에는 이전 드라마와 일맥상통하게 가난한 집에서 슬프게 자라지만,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밝은 분위기로 달라질 거예요”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신입사원’은 그가 처음으로 밝고 유쾌한 역할을 연기하게 된 작품인 동시에 첫 MBC 출연작이자 첫 미니시리즈이기도 하다.20대 스타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미니시리즈 출연만을 고집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일일극과 주말극을 거치며 꾸준히 연기력을 다져왔다.“‘애정의 조건’에서 연기했던 은파가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서 촬영하고 집에 가면서 울기도 했어요. 하지만 깊이 있는 감정을 연기하는 법을 배웠던 고마운 드라마라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애정의 조건’의 은파가 억울하고 힘들어도 말 못하고 당하는 ‘답답한’ 역할이었다면, ‘신입사원’의 미옥은 하고싶은 말은 하는 당찬 성격. 한가인이 이처럼 반가운 얼굴로 미옥을 받아들이는 걸 보면 정말 은파 역을 연기하며 겪은 마음고생이 보통이 아니었음이 느껴진다.이렇게 하고 싶었던 역할을 맡게 돼서인지 드라마 초반부터 그의 맹렬한 연기는 시작됐다. 지난 5일 새벽 서울 동작대교 남단에서 촬영한 투신자살 장면에서 그는 대역을 거부하고 스스로 다리 난간을 붙잡고 버티는 악착스런 연기를 펼쳤다. “실연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어서 실제로 하지 않으면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 것 같았어요. 사실 ‘쉽게 죽겠냐’하는 마음으로 난간을 붙잡았지요.”

# 예비신랑 포옹신 ‘질투나요’ ‘4월의 신부’ 한가인은 예비 신랑에 대한 귀여운 질투심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연정훈을 향한 넘치는 사랑을 신세대답게 당당하게 표현했다.그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내 사랑이 다른 여자와 포옹하는 건 차마 볼 수가 없어요”라며 “사실은 아니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지는 않기 때문에 5분간 채널을 돌렸다가 다시 봐요”라며 살짝 웃었다.이는 연정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가인은 “‘신입사원’에서 오지호와 키스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빠(연정훈)도 좋아하지 않더라구요”라고 전했다.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거침없고 앙증맞은 신세대식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KBS 드라마 ‘노란손수건’에 함께 출연하며 만나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4월 2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결혼한다. 한가인은 “결혼준비는 거의 끝났어요. 전적으로 내 의견에 따라 했어요”라며 “집안 인테리어도 내가 좋아하는 고풍스러운 스타일로 했어요”라고 밝혔다.결혼 준비에는 지난해 KBS 드라마 ‘애정의 조건’에 함께 출연하면서 친해진 채시라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요즘 결혼 준비에 대해 상담하기 위해 시라 언니와 부쩍 자주 전화통화해요”라며 “언니가 출연하는 드라마 ‘해신’이 ‘신입사원’과 같은 시간대에 KBS 에서 방송되는 라이벌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서로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는 절대로 안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회가 어려운 만큼 청년 실업자들에게 이번 드라마로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 주길 바라요. 또 세대가 공감하는 드라마가 되기도 기대합니다”라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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