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시작하는 스타들은 세간의 이목에 어떻게 대처할까를 놓고 참으로 많은 고민을 한다. 떳떳하게 밝히자니 ‘지나친 관심’이 두렵고, 결국 알려질 사실을 놓고 끝까지 함구하자니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일 터이니 말이다. 대부분은 일단 “아는 사이일 뿐이다”를 거듭 강조하는 ‘오리발’ 형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배용준처럼 팬들에게 당당하게 고백하는 케이스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 애초부터 속 편하게 “임자 있는 몸입니다”라고 공표하고 나서는 것이다. 그 외에도 지인들의 모임에 연인을 대동해 자연스럽게 열애 사실을 알리는 경우도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스타들이 사랑을 시작할 때, 그 속내를 어떻게 보여주는지 유형별로 모아봤다.

당당한 ‘고백형’

으레 연예인들은 열애설이 불거지면 무조건 부인하고 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니다. 배용준의 경우 무려 8시간이나 고민 끝에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yongjun. yeonyoung.com)에 “여러분 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너무 좋은 사람이고, 진실한 사람이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현명한 사람이에요. 영화연출 유학하고 돌아와 영화 일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슈퍼모델 이다희는 클릭비의 멤버 오종혁과의 열애 사실을 자신의 팬(cafe.daum.net/ model2dah)카페를 통해 알렸다. 이다희는 글에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좋아지고 오빠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사랑하게 돼요. 오빠한테 진심으로 잘하겠습니다. 사귀는 거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라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했다.

파격 누드를 선보인 이주현도 누드 촬영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반대하던 남자친구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은근슬쩍 열애 사실을 시인했다. 탤런트 류시원 역시 지난해 서지영과의 ‘괌 밀애’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내 자신의 홈페이지 프린스(www. ryusiwon.net) 게시판에 “여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먼저 팬들에게 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냈다”며 서지영을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당당하게 연인이 있음을 고백한 것은 톱스타 정우성이 대표적인 인물. 그는 1994년 <구미호>로 영화계에 데뷔할 때부터 연상의 여자친구가 있다고 공표했다. 이정재도 오랫동안 사귄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있다고 일찌감치 밝혀 놓은 상태다.

공공연한 비밀형

그간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직 만난 지 얼마 안돼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다”며 공인이 아닌 여자친구의 입장을 배려해온 영화배우 정준호는 지난 24일 연예계 지인들이 모인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에 여자친구와 함께 참석해 자신의 속내를 비쳤다. 쿨의 김성수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포장마차에 여자친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거나 측근들에게 “애인이 생겼다”며 거리낌없이 여자친구를 소개하고 다녀 자신의 열애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열애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후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방송 인터뷰를 하는 등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영화 <색즉시공>, <낭만자객> 등을 통해 섹시 배우로 떠오른 진재영과 탤런트 강용석도 측근들은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공인된 커플. 개그맨 황승환과 탤런트 이선정도 당초 열애설에 대해 부인해 왔으나 두 사람이 결혼에 대해 마음을 굳히면서 결혼을 약속한 사이임을 알려 공식 커플로 인정받았다.

끝까지 오리발형

SBS 드라마 <올인>에서 호흡을 맞추며 사랑이 싹튼 이병헌과 송혜교는 열애설을 확인하려는 취재진의 애를 가장 심하게 태운 케이스. 이들은 화보집 촬영을 위해 함께 비행기에 오르면서도 연막작전으로 일관하며 속내를 보여주지 않았다. 화보집 촬영을 마치고 다정한 모습으로 귀국하면서 결국 암묵적으로 연인 사이임을 밝혔다 .이-송 커플의 입을 통해 “우리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직접 듣기까지는 그 후로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이병헌은 열애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았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실제로 잘 사귀고 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재치있게 답변하기도 했다 .탤런트 박용하와 가수 유진은 끊임없이 데이트 장면이 목격됐고, 함께 찍은 사진들이 인터넷에 공개되기까지 했지만 아직도 연인 사이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얼마전 박용하가 유진이 사는 아파트로 집을 옮기자 또 다시 두 사람의 관계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친한 오빠 동생 사이예요.”사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남녀 간의 만남과 이별은 속단할 수 없는 일. 주변의 끊임없는 관심이 부담스러울 그들을 생각하면 ‘오리발’ 작전을 이해할 수도 있다. 한편, 스타들의 사랑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지대하다 보니, 간혹은 신인 띄우기 전략으로 소속사 측이 있지도 않은 열애설을 흘리는 사례도 있긴 하다. 같은 소속사 톱스타 혹은 상대 배우와 열애설을 퍼트리는 것이 주요 홍보 전략 중 하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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