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서 자살 폭탄 테러 자행
IS 온갖 악행 조사 보고서 미국에서 출간

지난달 22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 이슬람 전사(戰士)들이 일으킨 자살 폭탄 테러로 무고한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시리아와 이라크 곳곳을 장악하고 현지에서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는 IS는 최근 들어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에 밀려 그들의 이라크 내 거점인 제2도시 모술이 위협받고 있으며 그들이 점령했던 시리아 고도(古都) 팔미라에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쫓겨났다. 이라크·시리아에서 밀리고 있는 IS 세력 가운데 일부는 무정부 상태인 리비아로 건너가 그곳에서 사람 밀수 사업을 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라크 등지에서 밀리자
리비아에서 사람 밀수

리비아 북부 해안도시 시르테에 정착한 IS는 이 도시의 전략적 위치를 한껏 활용해 사람 밀수 통로를 장악했다. 그간 시리아·이라크·아프가니스탄 사람이 주종인 난민은 ‘터키→그리스→발칸국가→독일(스웨덴)’이라는 이동 경로를 따라 유럽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현재 발칸 통로가 막힌 상태이기 때문에 시르테에서 출항하는 ‘리비아→지중해→이탈리아’ 통로를 이용하는 난민은 앞으로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터키에 거액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터키를 거쳐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을 터키로 되돌려 보내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터키에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들어가려고 작정하고 있던 난민 가운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행을 포기하고 북아프리카를 거쳐 이탈리아로 가는 경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S는 북아프리카에서 사막·바다를 통하는 사람 밀수 통로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리비아 관리들은 말한다. IS 전사들은 지중해 연안의 리비아 중심 도시 시르테 주변 200㎞를 길쭉하게 장악하고 난민을 배에 태워 이탈리아로 보내는 장사를 한다. 여행자 가운데 많은 사람이 니제르나 차드에서 사하라 사막을 건너 리비아 남부 카트룬에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사람 밀수꾼에게 국경을 넘게 해 주는 대가로 최대 50만원을 지급한다. 시르테의 전략적 위치는 IS가 총기·마약 밀수를 통해 돈을 버는 데 편리하다. 그리고 이곳은 유럽으로 건너가려 밀려드는 난민의 절박함을 이용하기 좋은 곳이다. 리비아 군 정보 책임자 이스마일 쇼우크리 대령은 “지난 주 배 한 척을 검문했더니 그 안에 시르테를 떠나 지중해를 건너는 것을 IS에게 허락 받은 난민 100명이 타고 있었다”고 영국 신문에 말했다.

사람 밀수꾼은 리비아에서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까지 가는 위험한 쪽배 또는 고무보트 밀항선의 운임으로 1명 당 최대 200만 원을 받는다. 이들이 사람 밀수 사업에 들이는 비용은 낡은 배와 해안을 따라 있는 안전 가옥이 전부다. 이처럼 최소의 비용을 들이면서도 밀수꾼들은 사람 밀수 1 항차(航次)에 최대 5억 원을 번다. EU 국경관리 기구 프론텍스에 따르면, 이 사업은 IS에게 노다지다. 지난해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사람이 주축을 이룬 난민 약 15만3000명이 리비아를 거쳐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발칸통로가 봉쇄된 데다 리비아에서 무법천지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리비아에서의 사람 밀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IS의 수입은 그만큼 짭짤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등에서는 기독교도 등
무차별 대량 학살

그런가 하면 IS가 점령지에서 저지르는 대량학살을 증언하는 문서가 공개돼 세계인의 분노를 불렀다. 1882년 설립돼 본부를 미국에 두고 활동해 오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톨릭 우애 신심(信心) 단체 ‘콜럼버스 기사단’은 ‘중동에서의 기독교도 대량 학살’이라는 제목의 280쪽짜리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언론에 소개된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IS는 기독교의 뿌리를 공격 표적으로 삼고 있다. 신자들이 처음 기독교도(그리스도인)라고 불린 것은 시리아의 안디옥에서였다(사도행전 11:26) 이라크의 기독교도는 2000년 전 기독교로 개종되었다. 이 지역에 이슬람교가 출현한 것은 수백 년 뒤다.

보고서는 “IS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의 기독교도를 대상으로 대량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살해, 강간, 고문, 납치, 폭탄공격, 종교적 재산·유적의 파괴가 광범하게 저질러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규탄한다. 비영리기구 ‘쉴로모’는 이라크의 니네베 평원에서 2003~2014년 기독교도 1131명이, 그때 이후 100여 명이 더 살해됐다고 보고했다.

시리아 안티오크의 총주교는 이라크에서 500명 이상 시리아에서 1000명 이상 기독교도가 살해됐다고 믿는다. 시리아 알레포의 대주교는 기독교도 수백 명이 알레포에서 살해되거나 납치되었으며 시리아 전역에서 아마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리비아 등지에서 학살된 사람도 있다.

IS는 죽이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증스러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보고서 저자들에게 증언한 생존자들은 IS가 가하는 신체적 위해의 유형을 ▲질식시키기 ▲총과 전깃줄로 때리기 ▲처형 흉내 내기 ▲극도로 더운 날에 음식과 물 안 주기 등으로 소개했다.

강간도 광범하게 자행된다. 야지디족과 기독교도 여자 1500명 이상이 성 노예로 붙잡혔다. 주택, 가게, 돈, 보석, 의복, 생필품 등 기독교도가 소지한 거의 모든 것이 IS의 약탈 대상이다. IS 전사들은 더 훔칠 것이 없는가 싶어서 자주 되돌아온다.

피란길에 나선 기도교도의 짐 꾸러미도 약탈 대상이다. 집에 잔류한 기독교도에게는 전기와 물을 끊는다. ‘종교적 청소’도 자행된다. 기독교도는 단체로 버스에 태워져 강변이나 사막 한가운데 같은 오지로 수송되어 물과 식량도 없이 내팽개쳐진다.

IS에게 붙잡혔다가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고서가 열거한 IS 악행의 유형은 ▲야만적 행위 ▲구타 ▲납치 ▲실종 ▲추방 ▲몸값 요구 ▲구금 ▲교회 파괴 ▲주택 몰수 ▲강제 개종 ▲강제 결혼 ▲살인 등이다. 콜럼버스 기사단은 IS가 작성한 ‘전리품 판매 가격’이라는 문건을 입수해 이를 보고서에 실었다. 이 문건은 분쟁지역의 성폭력 조사를 담당하는 유엔특사에 의해 진본임이 확인됐다. 이 문건에서 말하는 ‘전리품’은 사람을 가리킨다. 40~50세 기독교도나 야지디족 여자의 가격은 5만 디나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1~9세 아이의 가격은 20만 디나르로 뛴다. 오직 외국인만 전리품을 3명 이상 살 수 있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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