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출연 주부, 예단 5000만원 못해오면 아들 결혼 반대황금의 시대 패널 결혼비용 3억 ‘남친’ 선물 100만원”중학교 3학년인 아들을 두고 있는데, 장가보낼 때 신혼집은 32평 정도로 마련해 줄 계획이고 그에 따라 예단은 5,000만원 정도 받아야겠다. 형편이 안되는 며느리는 반대할 것이다….”지난 7일 호화혼수 문제를 다룬 KBS 1TV <아침마당>(책임프로듀서: 이은미)에 출연한 양모주부가 한 말이다. 아울러 이날 방송에서 패널로 참석한 탤런트 전원주와 윤문식은 각각 “며느리가 무거운 이불을 해와 덮을 때마다 불편했다. 혼수는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 “혼수는 시부모님에 대한 예의다”라고 자신들의 생각을 밝혔다.

이처럼 호화혼수를 옹호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시청자들은 “지각없는 패널들의 말이 가관이다. 도대체 프로그램 책임자는 구경만 하는 사람인가”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수억원대 결혼비용 운운했던 KBS 새프로그램 <황금의 시간>(책임프로듀서: 박환욱)도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다.<아침마당> 홈페이지 시청자의견란에 글을 남긴 ID ‘bback74’인 시청자는 “이번 방송이 호화혼수를 근절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더 (호화혼수를) 부추기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ID ‘ja2933’의 시청자는 “일부 패널들의 혼수문제에 대한 망언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도대체 말이 되는가? 집 못사는 아들은 장가 못가는가? 혼수 못하는 여자는 시집 못가는가? 신혼집으로 32평 운운했는데, 18평에 사는 중년부부는 아들 장가를 어떻게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많은 수의 시청자들은 “무엇 때문에 양모 주부 같은 사람을 출연시켰는지 제작진의 의도를 모르겠다”, “분명히 리허설을 했을 텐데, 아침마당 감독은 패널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 저지시켜야지 그러면 되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양식 있는 전문가를 패널로 선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라는 등 제작진의 각성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늘 향기로운 아침을 준비한다’를 모토로 하는 <아침마당>의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아직도 “그날(7일)의 방송은 참으로 불쾌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글이 계속되고 있다.지난 8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 2TV<황금의 시간>도 여성 출연자들의 소비패턴을 공개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대 여성의 소비생활을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장미의 전쟁>에 출연했던 최하나, 강정화 등 8명에게 ‘한달 평균 용돈’과 ‘예상 결혼비용’ 등을 물었다. 그 결과 한달 용돈이 200만원(공성혜), 150만원(강정화), 예상 결혼비용은 3억원(강정화), 1억5,000만원(최하나)이라는 놀라운 응답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공성혜는 “친구들에게 한턱 쏜다고 할 때 얼마나 쓰나”라는 질문에 150만원이라고 답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참고로 20대 여성 826명 대상의 실제 설문조사 결과, 한달 평균 용돈은 27만375원이었다.이날 방송에서는 “럭셔리를 지향하기 때문에 크게 쓴다” “남자 친구에게 100만원 상당의 생일 선물을 했는데, 더 비싼 것이 돌아왔다” “2만원으로 뭐하냐?(20대 여성이 한턱 쏠 때 쓰는 비용이 2~3만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자)”는 등의 말들도 거침없이 쏟아졌다. 이에 <황금의 시간>은 서민들의 체감경제 이야기 전달을 골자로 한 기획의도와는 상반되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패널의 자질 문제는 시청자들이 더욱 크게 비난하는 부분이다.

작성자 명을 ‘황당’이라고 기재한 네티즌은 “장미의 전쟁에 출연했던 여성들 한달 용돈으로 몇백 쓰고 혼수로 몇억. 한둘도 아니고 반이 그렇게 썼더군. 정신들 차려야지, 솔직한 것도 정도 것인데…”라고 질책했다.‘착한 사람’이라는 작성자명을 사용하는 시청자는 “서민은 TV도 시청하지 말란 말인가? 화가 나서 못 보겠네. 수준 좀 보고 출연시켰으면 한다. <황금의 시간>이라는 타이틀로 뭔가를 보여주려 한 것 같은데, 출연진들의 잘못된 언행으로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서야” 라며 패널 교체를 건의했다. 또 한 시청자는 “서민을 위한 프로그램인지 서민을 비웃기 위한 프로그램인지. 제발 신중하게 방송을 만들어 달라”며 제작진의 의도를 따끔하게 꼬집기도 했다.

이에 <황금의 시간> 제작팀은 “검소한 소비생활을 하는 패널들도 분명 있었다. 수억원의 결혼 비용은 질문을 받은 순간 잠깐 생각해서 답한 예상치일 뿐이었다. 백만원이 넘는 용돈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소비패턴 중 하나의 경우로 받아들여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방송중 출연진의 잘못된 언행은 신중을 기하지 않고 섭외를 한 담당 프로듀서의 과실에 우선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중론이라는 것. 적절치 못한 섭외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 자체를 무색케 할 뿐 아니라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강한 거부감을 안겨주고 결국 ‘외면’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제작진은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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