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PD 전작 <허준>, <상도>와 구도 흡사만화 <식객>, 영화 <이조여인잔혹사>와도 일부 유사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드라마 <대장금>의 소재 모방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시청률 40%를 넘어섰을 정도로 ‘보는 눈’이 많아서 일까? 과거의 드라마, 영화를 비롯해 인기리에 연재중인 만화까지. <대장금>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와 비슷하다” “표절인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분석 글이 눈에 띈다. 우선, <대장금> 방영 초기부터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병훈 PD의 전작 <허준>이나 <상도> 등과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반응이 일었다. 주된 의견은 “<허준>, <상도>에서처럼 주인공이 신분을 뛰어넘어 성공한다는 스토리가 뻔하게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KYK7777’이라는 ID의 시청자는 “이병훈 PD의 작품- <허준> <상도> <대장금>의 공통점은?”이라는 제목의 글에 “모두 밑바닥에서 출세하는 것. <대장금>을 보면 <허준>의 성공과정과 감동을 그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스타일이 딱 제2의 <허준>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주인공 장금(이영애)의 캐릭터를 비롯해 그녀를 이끌어 주는 스승 한상궁(양미경), 장금의 숙적인 금영(홍리나) 등이 그리는 인물 구도가 <허준>의 구도와 같은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대장금>은 조선조 궁중요리의 비결을 놓고 두 여자가 벌이는 갈등을 소재로 한 95년작 <찬품단자>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찬품단자>는 주인공이 어린 나이에 조선왕가의 소주방 나인으로 입궐해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쳐 궁중요리의 대를 이을 요리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이 드라마에서 후계자 자리를 놓고 두 여인이 벌이는 다툼 부분 등이 최근까지 전개된 <대장금>의 스토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또, 얼마 전에는 <대장금>에서 ‘올게쌀’이라 불리는, 햅살로 찐쌀을 소재로 다루자 허영만의 만화 ‘식객’내용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대장금>의 지난 4일 방영분에는 와병중인 보모 상궁이 어릴 적 먹었던 고소한 쌀을 그리워하자 장금이 이를 찾아 나서는데, 그것이 바로 올게쌀이었다는 스토리를 다뤘다. 그 후 시청자들은 “올게쌀이라는 소재뿐만이 아니고, 올게쌀을 찾는 사유까지 ‘식객’과 동일하다”라고 지적했다. ID가 ‘GREENWITCH’인 시청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먹었던 올게쌀을 찾아다니는 것과 그것을 먹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 그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감동 등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의견을 남겼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소재의 유사성 논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SERAYIM’이라는 ID를 사용하는 시청자는 “EBS에서 방영했던 <이조여인 잔혹사>라는 영화에는 한 궁녀가 무사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아이를 낳게 되는데, 상궁들이 그 아이를 몰래 키우는 내용이 나온다. <대장금>에도 이와 같은 스토리가 있다”고 짚어냈다. 이에 대해 <대장금>의 제작진은 “올게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표절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며 또, 궁궐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부분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소재를 찾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몇몇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미 소개됐을 수도 있다. 역사에 남겨진 사실을 드라마화한 것이 모방은 아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대장금>이 시청자들의 매서운 눈길을 피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인기 때문일 것이다. 마니아들은 드라마를 한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재방송이나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 등을 이용해 여러번 반복해서 시청하기 때문에 족집게처럼 ‘옥의 티’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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