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대 총선에 즈음하여 여야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운동 기간 중에 발생된 여러 가지 해괴한 사안들은 국민을 경악과 분노로 몰아넣었다. 특히 집권당 대표란 사람이 벌인 소위 ‘옥새 파동’ 활극은 두고두고 우리 정치사에 한편의 조소거리로 회자 될 것이다. 무소속 출마마저 할 수 없게끔 퇴로를 봉쇄하고 자당 공천내정자의 공천을 거부한 결과가 어떤 파장을 일으키게 될지를 김무성 대표가 모르지 않았을 게다.

3인의 공천 내정자들에 대한 피선거권 박탈이나, 참정권 침탈 행위는 백보를 양보해 그들 세 사람의 ‘선당후사’ 정신에 호소해볼 여지가 있었다고 치자. 그럼 그들의 출마 자체가 봉쇄된데 따른 해당지역 수십만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강제 제한시킨데 대한 엄한 책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법적시비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무시당한 지역 유권자들의 분노가 너무 크다. 그 가운데서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후보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열성적으로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박탈감은 새누리당을 혐오하는 역풍의 진원지로 작용됐다는 평가다. 이제 선거전이 막을 내린다고 해서 이 많은 사람들의 격앙된 감정이 가라앉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어떤 형태든 법적 투쟁이 불가피 해질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해서 해결될 일이 아닐 것 같고, 김 대표가 당초 6개 지역의 공천 추인을 완강히 거부하는 방법으로 끝내 자신이 목적했던 유승민, 이재오 구하기에 성공한 그의 야바위 정치가 그의 말처럼 대의를 위해서였다면 소가 웃을 노릇이다.

권은희라는 광주지역 국민의당 후보가 자행한 국가원수 저격 패러디는 여·야를 따지기 전에 그가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느냐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가 야당 정치에 입문한 과정부터 다시 논란이 일어날 태세다. 어쩌면 국민의당 이미지를 이 한 사람이 들어 완전히 탈색 시켰다는 공세가 드세질지 모른다.

여야 선거 지원의 총책인 각 당 대표들의 위선적 태도도 적잖은 시빗거리로 등장 할 판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선거전이 다급해지자 “공천 과정에서 국민들께 실망을 많이 끼친 게 사실”이라며 “정말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대한 불안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그가 진정 사과해야 할 곳은 집권여당의 사상 유례 없는 무공천지역 아닌가. 그곳 지역에는 진정성 있는 사죄표명 한마디가 옳게 없었던 그였다.

김종인 더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새누리당에 표를 준다면 헬조선(지옥의 한국이란 뜻)사회로 고착화 되는 경제상태가 계속 갈 수밖에 없다”는 비난을 했다. 이런 김종인 대표의 대책 없는 비난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최소한이라도 긍정적 작용을 했을 것 같지 않다. 거꾸로 김종인 대표의 새로운 경제위기 탈출 대책은 도대체 어떤 것이냐는 의문 부호만 남겼다고 본다. 이 대목에서 김 대표는 더민주당의 경제정책을 총람할만한 명쾌한 대책을 내놓아야 앞뒤가 맞는다.

새정치를 기치로 급조된 안철수 중심의 국민의당 역시 어느 부분, 어떤 상황이 새정치였느냐는 유권자들 추궁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거대 양당에서 버림받았거나, 읍소가 통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삭줍기식 공천으로 양당정치에 식상한 표심을 자극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도저히 배척할 수 없기 때문에 당 정체성에 관한 의문을 가라앉히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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