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대상 프로그램 속속 등장케이블 인터넷 등은 옷벗기 게임, 성 담론 등 수위 높여 외국 짝짓기 프로도 봇물, 국내뿐 아닌 세계적인 추세MBC TV ‘강호동의 천생연분’ KBS2TV ‘장미의 전쟁’ 등 공중파 방송에서 짝짓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이와 같은 개념의 또다른 프로그램들이 케이블이나 인터넷 방송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짝짓기 프로의 홍수다. 특히, 케이블이나 인터넷 방송은 심의규정이 공중파에 비해 유동적인 점을 이용, 한층 파격적인 내용과 장면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각종 짝짓기 프로그램의 실태를 들여다봤다. 일단 ‘짝짓기’라는 소재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큰 몫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MBC의 간판 쇼오락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시청률 20%대를 웃돌고 있다.

<장미의 전쟁>도 쇼프로그램 중에서는 상위 몇손가락에 꼽히는 시청률을 자랑한다. 이 코너들이 “지극히 가볍기만 한 쇼프로그램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인기를 얻는 이유는 남들의 이성관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를 주기 때문 아닐까 싶다. 특히 그 대상이 스타라면 호기심은 배가되기 마련. 스타 출연진들의 ‘처절한’ 구애 작전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러면서 짝짓기 프로그램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한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가지게 됐다. 이런 점에 착안, 조이TV는 지난 5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짝짓기 프로그램 ‘리얼쇼! 부킹 부킹’을 선보였다. 당시 조이TV 측 관계자는 “1차분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2차분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이TV는 지난 8월부터 ‘리얼쇼!부킹부킹2’를 오픈해 유료 서비스하고 있다.프로그램 구성은 ‘강호동의 천생연분’이나 ‘장미의 전쟁’과 유사하다.

남녀 출연진이 등장하고 이성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각종 장기를 선보인 후 본격적인 짝짓기에 들어간다. 공중파와 다른 점은 옷벗기 게임, 섹시 토크 등 성인취향의 과감하고 적나라한 코너가 마련돼 있다는 것. 여성 출연진이 상의를 벗어 젖히거나 수시로 속옷을 노출하는 등 선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는 있으나 성인인증을 거친 후에 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게 해놓았다는 점을 내세워 신체노출이나 성적인 대화의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최근 패션전문 여성채널 동아TV(채널 37)가 선보인 ‘러브 서바이벌’의 게임룰을 살펴보면 더욱 파격적이다. 미국 FOX에서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8월 25일 국내에서 첫 방영을 시작한 후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본 없이 진행되는 리얼리티 시리즈물인 ‘러브 서바이벌’은 5명의 남성과 6명의 여성, 총 11명의 싱글 남녀가 등장한다. 주무대는 호텔. 이들 남녀에게 제공된 것은 5개의 더블룸과 1개의 싱글룸이다. ‘짝짓기’의 이유는 같은 방으로 들어갈 이성을 고르는 것. 이들이 게임을 펼치기 시작한 첫날 5쌍의 커플을 결정한다. 선택되지 못한 1명의 여성은 홀로 싱글룸을 사용하며 1주일간 한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호텔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청춘 남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대로 잡아 낸다. 키스나 포옹 등의 신체접촉은 수시로 있는 일.결국 최종적으로 커플 결정을 한 후 선택되지 않은 1명은 호텔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시청자 중에서 뽑힌 한명의 남성이 호텔로 들어온다. 두 번째 주는 첫째주와는 반대로 남성 6명, 여성 5명으로 처음부터 다시 짝짓기에 들어간다.

이 프로그램은 호텔 침실에 있는 남녀의 모습이 비춰지는 등 청춘남녀의 애정행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만 15세 이상이면 시청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국내 케이블 채널 무비플러스는 처음 만난 남녀가 호화 유람선에서 3일 간 데이트를 즐기는 ‘로맨틱 크루즈’를 방영하고 있으며 캐치온은 평범한 여성이 가면을 쓴 남자 출연자 중 파트너를 고르는 리얼리티 쇼 ‘미스터퍼스낼리티’를 10월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외국에서 짝짓기 프로그램은 크게 유행하고 있다. 거기서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들이 지금 국내에서 선보여지고 있는 ‘러브 서바이벌’이나 ‘로맨틱 크루즈’ 등이다. 국내에서 ‘천생연분’이나 ‘장미의 전쟁’ 등이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은 외국의 추세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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