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수명은 얼마나 될까. 업계에 따르면 평균 4.5년이다. 4~5년이 지나면 브랜드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10년 넘게 유망 아이템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도 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CEO의 독특한 발상이 성공비결이라는 것이다.

▲ 부엉이돈가스 유전균 대표, 띠아모 김성동 대표

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의 탄생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한정남 대표(50)의 발상이 시작이었다. IMF 영향으로 회사를 그만둔 한 대표는 세탁전문점을 오픈한다. 그리고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낮췄다. 이로 인해 일은 많았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었다. 여기에 일본의 기술을 벤치마팅해 품질까지 높였다.

월드크리닝은 지난해 3월 경남 양산에 최첨단 시스템을 겸비한 공장과 사옥을 신축했다. 지사와 가맹점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문제발생시 빠른 대응을 위해서다. 한정남 대표는 “소비 트렌드와 기술 변화를 따라가기 보다는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무늬만 앞세운 전국 브랜드와 달리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출이 높아도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가 있다. 일명 많이 팔수록 손해라는 거다. 돈가스 맛집으로 평가받는 부엉이돈가스 유전균 대표(38)도 이같은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의 바람은 프랜차이즈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부엉이돈가스의 콘셉트는 이탈리안 커틀렛이다. 돈가스에 치즈나 샐러드를 곁들여 일본식 돈가스와 차별화했다. 주목할 점은 부엉이돈가스의 전략이 고객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는 것이다. 특징은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합리적인 원가 구성, 빠른 테이블 회전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원기비용이 낮고 조리시간이 길지 않아 테이블 회전이 원활하다는 것이 부엉이돈가스 본사 측의 설명이다.

트렌드는 ‘고품질 메뉴’

2000년대 초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31가지 공장식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었다. 커피전문점에서도 아이스크림을 팔지 않았다. 2005년 카페띠아모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국내 최초로 프랜차이즈 아이템으로 젤라또 디저트카페를 내세웠다. 주인공은 김성동 대표(48)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먹던 이탈리아 정통 아이스크림 젤라또의 미래를 본 것이다. 김 대표는 “창업에 성공하려면 경쟁자를 압도할 만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나의 무기는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또였다.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카페띠아모의 또 다른 장점은 트렌드를 앞서는 신메뉴 개발이다. 올해에는 봄 시즌을 맞아 블러썸 스무디 3종을 선보였다. 최근 선풍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바나나 맛을 담은 카멜 바나나 블러썸을 비롯해 딸기 봉 블러썸, 피넛 스텔라 블러썸이 주인공이다. 카멜 바나나 블러썸은 카라멜과 바나나가 어우러진데다 쫀득한 마카롱과 피넛 토핑으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는 평가다.

2~3년 전부터 한식전문점에 명태 요리가 관심을 받았다.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은 맵꼬만명태의 장치봉 대표(43)다. 2008년 벤치마킹하기 어려운 메뉴 구성과 맛이라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장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1년 정도 매달리면서 명태 메뉴 세팅에서부터 가공 작업, 수분율(水分率)  조정 등의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맵꼬만명태의 최대 무기는 바닷바람에 말린, 수분율 70%를 자랑하는 명태다. 까다로운 건조 방법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도 않는다. 비린내가 없고 꼬들꼬들하며 고소한 맛이 혀의 식감을 키워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소한 명태와 아삭한 콩나물, 특제 양념이 어우러지면서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음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건강식품으로 이름 높은 명태의 효능까지 알려지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식의 퍼플오션을 창출해 냈다.

국내 샌드위치 시장은 연간 매출 1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크다. 대부분 편의점에 공급되는 저가 샌드위치다. 이에 반기를 들고 샌드위치에 요리를 접목해 제공하는 브랜드가 카페 샌엔토다. 정주백 대표(58)는 프리미엄 샌드위치 개발에 모든 것을 걸면서 새로운 인생 2막에도 성공했다. 그는 샌드위치에 미친 사람들의 조직, 에스엘비코리아(주)를 설립한 후 300여종의 샌드위치를 개발해 냈다.

정 대표의 바람은 세가지다. 세계를 지향하는 국내 최고의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과 성공적인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돕고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것,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프랜차이즈다. 샌엔토의 탄생 이유다. 현재 샌엔토 매장에서 판매중인 샌드위치는 총 20여가지다. 사이드 메뉴로 인기몰이 중인 5가지의 타르트도 과하지 않은 달콤함으로 행복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커피 등 다양한 음료도 갖췄다. 

특허 기술로 맛있게 

외식업계의 기본은 맛이라고 말한다. 재료나 양념, 소스 등을 개발하는 이유다. 그런데 ㈜가르텐 한윤교 대표(55)는 여기에 특허받은 기술력으로 최상의 맛을 창출해 냈다. 한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10년간 엔지니어로 일을 했다. 자신만의 일을 위해 퇴직 후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연이은 실패.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가장 보편적인 아이템인 맥주전문점을 생각한 그는 자신의 엔니지어 이력을 살려 냉각테이블을 개발해 낸다.

그리고 2003년 대전 둔산동에 작은 지하 매장에 ‘가르텐 호프&레스트’의 모태가 되는 ‘가르텐 비어’를 오픈했다. 냉각테이블은 맥주잔의 온도를 계속 차갑게 유지시켜주는 냉각장치가 설치돼 있다. 맥주가 가장 맛있다는 4℃를 유지한다. 한 대표는 이외에도 40여개의 프랜차이즈 관련 발명 특허도 냈다. 이를 바탕으로 가르텐 호프&레스트 외에도 치킨체인점 ‘치킨퐁’, 미들비어 ‘작업반장’ 등을 론칭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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