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TV …>‘미각 맞추기’코너, 지네·미꾸라지 등 MC 입속으로 넣어 <뷰티플 …> ‘아이스 스페셜’코너선 벌칙으로 놀이기구 강제로 타게 해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가 출연자들의 입속에 살아 있는 미꾸라지, 생새우, 뜨거운 미더덕 등을 넣는 벌칙을 선보여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 쇼프로그램이 가학적 소재로 원성을 듣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이와 같은 방송을 접할 때마다 “가학적인 소재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거부감을 줄 뿐”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MC대격돌’ 코너에서 벌칙을 받게 될 MC를 뽑기 위해 새로 만든 게임인 ‘미각 맞추기’가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이 게임은 출연자가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원통을 입에 대고 있으면 위에서 음식물을 떨어뜨려 맛을 보게 한 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 맞히게 하는 것이 룰이다.

하지만 이날 등장한 소품을 살펴보면 말린 지네, 생새우, 살아있는 미꾸라지, 광어 꼬리·지느러미, 뜨거운 미더덕 등. 사실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라고 보기에는 혐오스러운 것들이었다. 공동 MC인 유재석은 살아 있는 미꾸라지를 입에 넣으려 하자 비명을 질러 대는 등 무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처럼 웃지못할 장면에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시청자 김승혁씨는 “아무리 출연자들을 이용해 웃기려 한다지만, 살아있는 미꾸라지에 광어꼬리, 지네 등을 입속에 넣으려 하다니. 무슨 엽기 방송하는 것인가? 과연 이런 방송을 보며 시청자들이 즐거울 수 있겠는가”라며 따끔하게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 이기순씨는 “연이어 코너들이 변경되고 있지만, 예전 쿵쿵따 시절의 인기를 되찾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MC대격돌의 경우엔 대결을 벌여서 그 결과로 벌칙을 받는 게 아니라, 마치 벌칙을 받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듯한 느낌이어서 상당히 가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프로그램에서 건강성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느낌이다”며 조목조목 따졌다.그 외에도 “그렇게 공포스러워 하는데 재미를 위해서라니. 출연자들이 불쌍하다”, “이 정도면 엽기 가학 방송이다”와 같은 의견들이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인터넷 게시판에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유재석·강병규 등 네 명의 MC가 초대손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게스트가 각각의 진행자에게 할당된 낱말을 내뱉을 경우 그 진행자에게 물이 쏟아지는 게임으로 한 차례 원성을 들은 바 있다. 당초, 압력분사식 ‘물대포’를 사용해 테이블 밑에서 엄청나게 강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으나 ‘지나치게 가학적’이라는 비난 때문에 얼마전부터는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으로 게임의 벌칙이 바뀌기도 했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은 계속되는 물벼락으로 게스트와의 대화가 자주 끊기고 분위기가 매우 산만해진다는 지적도 함께 받았다. KBS 시청자 위원회는 “4명의 남자 MC들이 물벼락을 맞거나 수영장에 빠지는 벌칙을 받게 되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초대손님 역시 프로그램의 진행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즉흥적인 돌발 상황에 대한 임기응변이 코미디의 요소라고 할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 분위기가 산만하여 보기에 불편함이 있을 정도다”라고 총평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토크를 진행함에 있어 벌칙을 받는 과정이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대화가 빈번하게 단절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코너가 ‘토크’가 근간인 프로그램인 만큼, 앞으로는 토크를 저해하는 외부장치를 최대로 자제하여 시청자가 보다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가학적 소재로 비난을 받는 경우는 TV 쇼프로그램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역시 KBS 시청자 위원회는 “지난 6월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코너에서 ‘송승헌’(박준형 분)이 ‘옥동자’(정종철 분)의 입에서 나온 막걸리를 맛있다는 표정으로 마시려 하는 행동은 보는 이들의 혐오감을 자아냈다. 또, ‘갤러리 정’(정형돈 분)은 자신의 배에 ‘검’자를 써넣고 자신의 몸을 정육점에 매달린 고깃덩어리로 비하시켜 억지웃음을 유발했다. ‘갈갈이 삼형제’의 박준형이 정종철의 신체적 고통을 이용하여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들이다”며 “개그맨들의 폭력을 행사하는 가학적 행동은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폭력을 가르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문제가 된다”고 시정을 요구했다.

한편, 강호동 이휘재가 진행하는 SBS <뷰티플 선데이>도 시청자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자 임은영 씨는 “‘아이스 스페셜’ 코너에서 MC강호동씨가 다른 출연자의 머리채를 잡아끄는 모습은 보기 안 좋았다. 방송이 아니라도 기분 나빴을 일을. 아울러 격파게임 후 벌칙으로 놀이기구인 자이로드롭을 강제로 타게 하는 것도 너무 가학적인 것 같다. 벌칙 받는 사람이 울면서까지 거부하는걸 굳이 이행할 필요가 있는지. 게스트와 MC들이 울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재미랍시고 내보내다니”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또, 서수연씨는 “강호동씨를 좋아하는 팬이긴 하지만 이휘재씨의 머리를 잡아 끄는 모습은 보기가 민망했다. 재미있게 하기 위한 액션인 것 같은데, 지나친 건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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