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에게 "전쟁할 생각은 없으며 미국의 생트집에 화가 나서 도발행위를 저질렀을 뿐"이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26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13년간 지내면서 김정은과도 친분이 깊은 후지모토 겐지는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일본에 돌아와 25일 마이니치 취재에 응했다. 
 
후지모토는 방북 기간 만난 김정은이 자신에게 "전쟁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외교를 맡은 사람들이 미국에 접근하면 얼토당토 않은 트집을 잡히고 있다. (그래서) 울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양에 도착한 12일 저녁에 시내 연회시설에서 김정은을 면담했으며 김여정과 측근인 최룡해가 동석한 가운데 3시간에 걸쳐 식사까지 같이했다. 
 
포도주로 건배한 후 김정은은 먼저 "일본이 지금 우리나라(북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고 질문해 후지모토가 "최악이다"라고 답하자 "그러냐"면서 고개를 끄떡였다고 한다. 
 
후지모토는 김정은이 자신과 대화하는 동안 일본인 납치문제에 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후지모토는 "숙소인 고려호텔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손수 벤츠를 몰고와 크게 놀랐다"며 "'언제라도 (북한에) 와도 좋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얘기하라'고 말했다. 내게 일본 정부와의 교량역을 맡아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후지모토는 김정은의 초청을 받아 12~23일 북한을 방문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앞서 산케이 신문은 후지모토가 이번 방북이 지난 15일 김일성의 생일(태양절)에 맞춰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후지모토는 2001년까지 북한에 있다가 일본으로 귀국했으며 2012년 7~8월 김정은 초청으로 11년 만에 방북해 어린 시절 친분을 쌓은 김정은과 면담했다. 
 
당시 김정은은 직접 언제라도 북한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후지모토는 2012년 9월 평양에 거주하는 북한인 부인 엄정녀의 병문안을 위해 재차 방북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후지모토의 발언이나 최근 정세로 보아 김정은이 일본 정부에 전하는 메시지를 가지고 돌아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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