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명품과 같은 사치품으로 치장하고 호화로운 삶을 위해 지나친 소비에 나서고 있는 미국인들이 최근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4차원 가족 카다시안 따라잡기(Keeping up with Kardashians)'와 같은 부자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리얼리티 TV쇼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 가운데도 명품과 같은 사치품으로 치장하고 호화로운 삶에 대한 열망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유명인사의 삶을 꿈꾸는 일반인들이 여유자금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서라도 사치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 뱅킹 어플리케이션업체인 '핀토닉(Fintonic)'은 지난 25일 미국인 8명 가운데 1명(약 12.5%)이 1000달러(약 115만원) 이상의 빚을 져서라도 호화로운 삶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자금이 많을수록 사치를 위해 보다 많은 빚을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토닉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8만 달러 이상 연봉을 버는 미국인의 경우 10%가 주위에 자신이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5000달러(약 575만원)까지 빚을 질 의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토닉은 실제로 연봉이 8만 달러가 넘는 미국인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부채율이 두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핀토닉의 세르지오 찰바우드 대표는 "비싼 습관을 미화하는 소셜미디어가 늘어남에 따라 일반 시민들에게 호화로운 삶을 누구나 누릴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면서 자신의 경제적 능력 이상의 소비를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사치 열풍이 불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피프스 서드 뱅크(Fifth Third Bank)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70%가 빚을 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가 이를 갚을 의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조사업체 고뱅크레이츠(GoBankRates)에 따르면 미국인들 가운데 28%가 저축금이 전혀 없으며, 이 밖에 21%가 예금통장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저축을 하지 않고 있지만, 돈을 빌려서라도 무리한 사치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HSBC의 얼완 람보그 소비시장 글로벌공동대표는 "사치품 수요는 이성적인 경제 논리보다 사회·문화적 추세를 따르는 성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임파워먼트의 재닛 스탄작 재무기획사는 "상류층이 아니고서는 사치적인 생활이 재정적으로 계산이 맞지 않는다"며 "일반인들이 많은 사치품을 소지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적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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