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포르노 현주소…이상형과 실제인 듯 데이트

▲ <뉴시스>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외로운 성인 남녀에게 희소식이 들린다. 성인 영상·게임업체들이 잇따라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기기를 이용한 ‘성인용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가상현실에서는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공간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다. 자신의 성적판타지를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긴 밤을 달래줄 ‘19금 콘텐츠’가 하루빨리 출시되기를 기다리는 솔로들의 남다른 각오(?)가 눈에 띄는 이유다.


# 김주현(가명·28)씨는 최근 평소보다 돈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 조만간 출시될 고성능의 VR기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김 씨의 VR기기 구입 목적은 딱 한 가지, ‘성인용 게임 플레이’다. 여자친구가 없어 육체적 사랑을 나눌 상대가 없던 차에 가상현실에서라도 마음껏 욕구를 해소하고 싶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여자친구를 사귀려면 시간과 돈, 감정소비가 심한데 가상현실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 직장인 박준호(가명·33) 씨는 VR 기술 발달로 화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배우를 직접 눈앞에서 보고, 실제로 만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평소 좋아하던 성인 배우와 사랑을 나누는 게 더 이상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꼭 진한 스킨십을 나누지 않더라도, 함께 데이트를 즐기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해 박 씨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VR의 활용분야는 영상 및 게임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 건설, 관광, 훈련 등 다양하다. 이에 따라 VR 기기에서 구현되는 ‘콘텐츠 산업’ 역시 큰 성장이 예상된다. 머지않아 ‘VR방’이 PC방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뭇 남성들이 기대하는 건 따로 있다는 후문이다. 성인만을 위한 ‘19금 콘텐츠’의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인 콘텐츠는 크게 ‘영상’과 ‘게임’으로 나뉜다. 성인영상은 ‘VR헤드셋’을 착용하면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포르노 영상을 360도로 즐길 수 있다. 시청자들은 이로 인해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것에서 벗어나 영상 출연자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포르노배우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평소 좋아하던 배우나 이상형에 가까운 인물과 사랑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욱 고조된다. 필요한 준비물은 VR헤드셋과 휴대폰으로, 헤드셋을 휴대폰에 연결해 가상현실 영상 전용 앱을 다운 받아 동영상을 재생해 생생한 영상을 즐기는 식이다.

‘VR 성인영상’은 2050년 쯤 1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앞으로 더욱 커질 가상현실 성인영상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무료로 영상, 기기를 배포하는 등 총력전에 들어간 상황이다.

하루 6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성인사이트 ‘포르노허브’는 최근 홈페이지에 ‘가상현실포르노’ 섹션을 추가 하고 VR헤드셋 1만 개를 무료로 배포했다. 미국 최대 성인영화 제작 업체 중 하나인 ‘노티 아메리카’는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6(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해 방문 고객들에게 직접 가상현실 포르노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게임 속 이성과 애정표현

게임 역시 성인들을 흥분케 하는 요소다. 게임의 경우 영상보다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어 상용화되기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달아오른 성인용 게임의 기대감은 식지 않고 있다. 예비 수요자들은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에 독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 씨는 “아직까지는 신기한 것도 많지만 수준 이하인 것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유치한 부분도 있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도 초기에는 보잘 것 없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3DXChat이라는 성인용 가상현실 게임은 현재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해외 게임이지만 한글채팅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부 한국인 유저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저들끼리 즉석만남을 가진 후 성인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결제만 하면 바로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성용 성인용품과 가상현실 비디오게임을 접목시킨 EOS사의 ‘버추얼돌스(VirtuaDolls)’는 출시 전에 주문이 폭주해 영업을 중단하고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작업에 나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VR헤드셋을 착용하고 실물 제품을 이용해 게임 속 가상 인물과 성관계를 맺는 경험을 제공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인용 게임 시장이 달아오른 분위기”라면서 “가상현실은 이전에 본 다른 어떤 것과도 다른 황홀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먼저 결혼과 출산율의 하락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란 우려다. 가뜩이나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독신이 늘고 정상적인 이성과의 연애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게 이유다.

또 성매매 여성들의 실업률 증가도 예상된다. 손쉽게 성적인 욕구를 해소할 수 있고, 실감나는 경험으로 만족도까지 높아 성매매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4일 경기도 안양시 A고교 2학년 교실에서 점심시간에 VR헤드셋을 이용해 음란물을 시청하던 학생이 교사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청소년 성범죄 예방단체의 한 관계자는 “가상현실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건 필연이라고 본다”면서 “과거의 사례를 교훈 삼아서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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