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결혼 후 끊임없는 ‘불화설’ 에 시달려지난해 교통사고 후 관계 악화, 이혼까지지난 95년 화제를 뿌렸던 SBS TV ‘모래시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고현정.‘미스코리아’, ‘톱스타’, ‘삼성가 며느리’ 등 화려한 명성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고현정(32). 그녀의 이름 앞에 붙었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는 지난 19일 남편인 정용진 신세계백화점 부사장(35)과 2시간만에 이혼조정을 마치면서 순식간에 ‘비운의 여인’으로 뒤바뀌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혼사유는 ‘성격 차이에 따른 가정불화’. 하지만 정용진-고현정 커플의 이혼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로열패밀리로 살았던 고현정의 8년 6개월이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불거져 나왔다. 세간의 관심은 파경의 또 다른 원인과 배경에 쏠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일요서울>은 정-고 커플의 만남과 8년 6개월간의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 내막, 고현정의 향후 행보 등을 낱낱이 취재했다.

영화 같은 만남

고현정과 정부사장의 만남은 그야말로 한편의 영화였다. 지난 1993년 12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당시 고현정은 어머니 임정순씨와 함께 뮤지컬 <미스 사이공> 관람을 위해 브로드웨이의 한 극장을 찾았다. 극장의 불이 꺼진 상황에서 자리를 찾지 못해 쩔쩔 매던 차에 정부사장이 흑기사처럼 등장한 것이다. 홀연히 나타난 흑기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뮤지컬 관람을 마친 고현정은 답례로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그 인연으로 만남을 지속해온 두 사람은 부부연을 맺게 된다.하지만 이들이 인연을 맺기까지의 스토리는 ‘양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재벌 3세와 톱스타의 만남이 쉽지 않은 우연에서만 비롯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호기심은 호사가들에게 여러 가지 추측을 불러 일으켰고, 그 중 ‘미국에서의 만남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는 설이 꽤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기도 했기 때문이다.어찌 됐건 두 사람은 1995년 5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전우회관에서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수십명의 경호원들을 동원, 취재진의 출입까지 철저히 통제했던 이들 결혼식은 차후 고현정의 단절된 삶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

8년 6개월의 결혼생활

예상했던 대로 고현정은 삼성가의 며느리로 새 삶을 시작하면서 일체의 연기활동을 중단했을 뿐 아니라 외부인과의 접촉도 삼갔다. 재벌가의 며느리 역할이 쉽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그녀는 로열패밀리로 인정받기 위해 화려했던 스타의 생활을 뒤로하고 시부모님 공경과 남편의 내조에만 힘쓰며 은인자중했다.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톱스타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고현정은 그 어떤 물음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언론의 집요한 스포트라이트는 그칠 줄 몰랐고 지난 97년에는 한남동 자택 앞에서 시아버지인 정재은 조선호텔 명예회장을 배웅하는 그녀의 다소 그늘진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상류층 며느리들만이 참석한다는 요리 수업을 받으러 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 외에 고현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회는 99년 8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맏딸 이부진씨의 결혼식을 비롯해 2000년 1월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부인 박두을 여사가 타계했을 때, 2002년 2월 시누이인 정유경씨의 결혼식 등 삼성가의 ‘큰일’이 있을 때 뿐이었다.

소문만 무성했던 불화설 그리고 이혼

사생활이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일까? 결혼 초부터 줄기차게 따라다녔던 것이 ‘불화설’ ‘결별설’ 등 곤혹스러운 소문들이었다. 그러다 고현정이 첫째 아이를 임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문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그녀는 98년 5월 첫 아들을 낳았고 2000년 5월에는 둘째 딸을 출산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고현정은 명실상부한 삼성가의 며느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1년 4월 한남동 자택에서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도난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은 다시 들끓었다. 당시, 고현정뿐 아니라 정 부사장의 이름까지 오르내리며 불미스러운 얘기들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날 새벽의 교통사고는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에 힘을 실었다.

과거와는 다르게, 최근 1년여 사이 <복수는 나의 것>, <바람난 가족> 등 영화 시사회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연예계 인사들과 만나왔던 고현정의 행보도 ‘불화설’을 지피는데 일조했다. 그녀의 심경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 10월25일 새벽 서울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을 찾은 고현정이 신세계 법인 소유의 시가 1억7,500만원 상당의 스포츠카 포르셰를 도난당하면서 ‘불화설’이 확실시 됐다. 포르셰 도난 사건이 알려진지 6일만인 지난 19일 고현정과 정부사장은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두 아이의 양육권은 정 부사장에게 돌아갔고 고현정은 15억원의 위자료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재벌가의 며느리가 15억원의 위자료만을 받고 급하게 이혼 도장을 찍은 사연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고현정의 추후 행보

현재 상황에서 방송관계자들은 “(고현정이) ‘모래시계’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종학 PD와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김종학 PD가 운영하는 ‘김종학 프로덕션’은 고현정의 남동생 고병철씨가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연예 관계자들은 김종학 프로덕션이 내년 말 선보일 드라마에 고현정이 출연할 것이라는 한발 앞선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컴백과 관련한 고현정의 입장은 들을 수 없는 상태. 김종학 프로덕션 역시 “아직 아무런 계획도 연락도 없는 상황이다. 지나친 추측은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과거의 미모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고현정에게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CF 등 각계의 관계자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확한 시기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인기를 누릴 때 떠났던 스타 고현정의 컴백은 연예계 최대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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