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배우, 최고의 가수를 가리는 연말 시상식 분위기가 한창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악의 가수, 최악의 음반, 최악의 오락프로그램 등을 뽑는 <2003년 최악의 딴따라 워스트 어워드>투표가 진행중이라 관심을 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풍자해 그 해 최악의 배우들을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본 따 생겨난 <레디스톱 영화제>가 대종상 시상식 하루전 최악의 남녀주연배우를 발표해 왔다.

인터넷매거진 켐알에이넷(www.kmra .net)에서 진행중인 <최악의 딴따라 워스트 어워드>는 대규모 가요 시상식인 <코리아 뮤직 어워드>의 일정에 맞춰 후보를 선정하고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벌써 3회 째다. 켐알에이넷 측은 지난 16일, 보름간 네티즌 1만2,524명의 의견을 수렴해 모은 각 부문별 후보를 발표하고 현재 1차 투표를 진행 중이다. 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가수 문희준이 ‘최악의 가수’, ‘최악의 노래’, ‘최악의 앨범’, ‘최악의 뮤비(뮤직비디오)’ 등 무려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올 한해 신드롬을 일으킨 대표적인 가수로 꼽히는 이효리도 6개 부문 후보자로 선정됐으며 가수로 데뷔한 후 누드집을 내 화제를 뿌린 함소원도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사이트는 후보자 선정에 따른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문희준에 대해서는 “가수라는 이미지보다 과거의 이미지를 먹고 사는 아이돌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한 한해라고 평가된다”고 했으며 이효리에 관해서는 “2003년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스포츠신문은 매일매일 그녀의 기사를 쏟아내다못해 토해내고 있다. 이효리가 나오는 부분만 제외시키면 훌륭한 앨범이라고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악의 연예기사로는 ‘문희준 네티즌 고소사건’과 ‘매일 쏟아지는 이효리 관련기사’, ‘파이브 대구지하철 관련기사’가 꼽혔다. 최악의 연예프로그램은 짝짓기 프로그램인 KBS2 ‘장미의 전쟁’, MBC ‘천생연분’을 비롯해 MBC ‘섹션 tv’, ‘SBS 인기가요’ 등이 후보로 선정됐다.

또, SM엔터테인먼트가 소속가수인 문희준을 비방하는 글과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한 네티즌을 무더기로 고소한 사건, 하루가 멀다하고 스포츠 신문 지면을 장식한 이효리 관련기사, 그룹 파이브의 노래를 듣다가 대구 지하철 참사를 모면한 네티즌의 글을 기사화한 ‘파이브 오빠들이 저를 살렸어요’가 최악의 연예기사 후보에 올랐다. <최악의 딴따라 워스트 어워드>는 오는 27일까지 1차투표를, 28일부터 다음해 1월 10일까지 2차 투표를 진행한다. 최종적으로는 네티즌들의 투표 결과 50%, 켐알에이넷 측이 위촉한 심사위원단의 심사 50%를 합산해 각 부문별 1위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올 한해 이슈메이커들이다.

문희준이나 이효리 등이 22일 현재까지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은 “특정 후보에 대해 지나치게 몰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인지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상식이 생겨난 것은 전반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스타를 추종하고 선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하고 비판하는 쪽으로도 팬 문화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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