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소식으로 새해초 연예가를 달군 한가인과 연정훈이 ‘CF 기상도’에서 극과극을 달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한가인이 안개가 짙게 낀 형국이라면 연정훈은 화창하게 갠 상태를 보이고 있다.2005년 연예계를 누빌 유망주 커플답게 이들은 광고계에서도 주목을 받아온 연기자들이다. 특히 한가인은 지난해 빅히트를 기록한 K2TV 주말극 ‘애정의 조건’에 힘입어 ‘CF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욕심 낼 만큼 승승장구해왔다.최근 의류 및 음료 CF와 거푸 계약을 체결해 단숨에 10억원에 육박하는 개런티를 벌어들인 것이 그 증거다. 이밖에 그는 금융, 화장품, 유통 등 전방위로 전속모델 관계를 엮고 있다.

반면 이제 막 스타로 불리기 시작한 연정훈은 의류 지면 광고에만 출연해왔다. 지난 4일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불거진 뒤 광고계 일각에서 한가인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한가인과 신규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결혼 소식을 접한 일부 광고주는 에이전시에 항의 전화를 걸었으며, 한가인을 새 모델로 물망에 올려놓은 한 휴대폰 CF의 관계자는 결혼 소식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연정훈의 경우는 달랐다. KTF 측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 영화에 이어 CF도 석권’이라는 제목아래 연정훈의 첫 CF 나들이 소식을 알렸다.

강동원 등을 스타로 배출해온 KTF가 2005년 예비스타 연정훈을 영입해 ‘번호이동성 제도’와 관련한 새 광고를 내보낸다는 내용이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피쉬’를 패러디한 환상적인 영상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연정훈의 매력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이며, 결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로 결혼설이 정리되면서 두 사람의 광고 정국은 변화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한가인-연정훈 커플의 사례는 스타의 결혼이라는 주제가 남녀 스타의 이미지에 사뭇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자 스타의 결혼은 ‘노화’, 혹은’신선도 하락’과 여전히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혼 모델 못지 않게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활약하는 미시 스타도 있다. 그러나 남성모델에 비해 여성모델의 경우 미혼이냐 기혼이냐에 따라 겨냥하는 소비자층이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갈리는 편이다.스타의 결혼 소식에 민감하게 구는 것은 모델의 이미지 값으로 거액을 지불하는 광고계의 당연한 속성이다. 또 그같은 반응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결혼을 바라보는 현 소비자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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