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유명 연예인 99명의 성편력과 재력가와의 염문설 등 상대의 실명까지 적힌 문건이 19일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파문이 일고 있다.‘누구누구가∼하더라’식의 소문, 이른바 ‘연예인 X파일’을 문자화한 이 문건에는 당사자의 신체적 결점이나 성관계설 등 극히 사적이면서도 인권침해 요소가 큰 내용이 담겨 있어 일각에서는 연예계를 뒤흔드는 ‘인터넷 테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제일기획이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23일 작성한 ‘광고모델 DB구축을 위한 사외전문가 In-Depth Interview(심층면접) 결과보고서’란 제목의 이 문건은 모델로서의 가치를 파악하고, 모델 계약 이후 다양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기획의도가 게재되어 있다.이 문건에 나오는 연예인은 총 125명으로 ‘모델별 세부 평가’에 99명, ‘신인 모델에 대한 평가’에 6명, 그리고 ‘향후 유망 모델’에 20명 등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문제는 이 문건에 나오는 연예인들에 대한 평가.연예인들에 대한 평가는 ‘현재위치’ ‘비전’ ‘매력/재능’ ‘자기관리’ ‘소문’ 등 6항목으로 분류를 해놓고 별(★·☆)표시로 점수를 매기고 있다.

연예인들의 칭찬도 있지만 연예인들의 인간성 및 상상하기 힘든 이중성과 사생활, 출연했던 작품에 대한 혹평 뿐만 아니라 믿기 힘든(?) 소문들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한마디로 그동안 스포츠지에 나왔던 이니셜의 기사속 주인공들이 이 문건안에 실명으로 그대로 나타나 있는 것.이 문건에 나온 연예인들은 연기자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에 대한 조사는 TV오락프로그램의 리포터, 스포츠지들의 기자 등 사외전문가 10명과 In-Depth Interview(심층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이 문건의 유출 범인은 동서리서치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동서 리서치 직원이 아주 친한 친구에게 재미있는 것 있다며 잠깐 보여주겠다고 한 것이 이런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번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밝혔다. IP 추적을 통해 꼬리가 잡히게 된 이 직원은 현재 자술서를 쓰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사람에게 건네 준 것이 또다른 사람에게 건네지고, 그런 과정을 통해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유출경로를 파악한 제일기획측은 본격적인 사태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사이버상에서 괴문서가 떠돌았던 적은 간혹 있었다.몇년전 50년대부터 90년대 이후까지 다루며 다 읽기에도 벅찰 정도로 장문으로 이뤄진 ‘연예인 매춘사’라는 괴문서가 떠돌기도 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연예인 모두가 이니셜이 아닌 실명으로 거론되어 파문이 일기도 했다.또 ‘모대학 교수들과 방송사 아나운서간의 환락의 파티’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문서가 떠돌아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지난 2001년에는 5~6명의 연예인을 모두 이니셜로 처리한 ‘연예계 호색남녀’라는 낯뜨거운 정체불명의 괴문서가 각종 인터넷 연예 관련 사이트에 떠돌기도 했다.재작년에는 톱스타 A양, MC로 유명한 B, 탤런트 C양 등의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한 ‘충격적인 연예인 비화’라는 장문의 괴문서가 사이버상에 확산되어 논란이 되기도.

그러나 이번에 확산되고 있는 이 연예인들에 대한 광고모델 평가 보고서는 루머로 취급되던 과거의 괴문서와는 달리, 일목요연하게 너무도 잘 정리가 된, 국내 유명 광고기획사에서 유출된 문서라는 점에서 그동안 연예계를 떠돌던 소문의 사실여부를 떠나 소문과 연관된 연예인들에게는 커다란 치명타가 될 전망이라 이번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X파일 속 언급 연예인 매니저들 반응

“어처구니 없고도 충격적인 일”‘남자관계 복잡설’ B양측 “국민 시선 걱정”‘일본인 스폰서설’ E양측 “기분 무척 상해”‘연예인 X-파일 인터넷 확산’ 보도 이후 해당 연예인 99명이 집단으로 소송을 검토해 그 파장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특히 연예인이라면 으레 따라다니는 각종 소문과 루머, 스포츠신문의 선정적인 이니셜 보도와 달리 연예전문 기자들과 리포터들의 입을 통해 작성된 문건인 만큼 사건의 심각성은 가중되고 있다. 자사 연예인을 이중인격자로 묘사한 톱스타의 매니저는 “단순한 소문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겠지만 이번 사안은 다르다. 스타들을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본 기자들이 이같은 증언을 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라며 “어디 무서워서 인터뷰를 하겠는가.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진실로 받아들일까봐 겁이 난다”고 흥분했다. 다음은 피해 연예인들의 소속사 및 매니저와의 전화통화 내용.

■멍청하고 모자라고 남자관계가 복잡해 너무 소문이 안 좋다고 표현된 미녀 탤런트 A양의 매니저 -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 파일을 봤다. 99명이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매니저업체들이 걸린 것인데, 그냥 조용히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연예인이라면 으레 소문이나 루머가 따르게 마련이지만, 이건 다른 문제다. 현직기자들의 시선으로 본 내용이니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스럽다. B양도 이 내용을 봤다. 엄청 속상해하고 있다.”

■남편의 도박설과 이혼설이 거론된 미시 탤런트 B양의 매니저 - “당사자들이 이 사실을 안다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이다. 한 두 해 들어온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한 귀로 듣고 흘릴 뿐이다. 개인적으로 반박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더구나 따로 살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도박 및 경마 얘기는 오래 전부터 소문으로 떠돌던 내용이다. 근처에 가 보지도 않은 사람에게 왜이런 소문이 도는지 모르겠다.”

■독불장군에 폼생폼사, 폭행한 매니저만 해도 30명이라고 묘사된 톱스타 C의 매니저 - “일단 이해가 안 간다. 메이저 광고 대행사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의도가 궁금하다. 매니저 생활 6년째하고 있지만 맞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지금 현재로선 대책을 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지켜본 후 대응할 부분과 풀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것이다. 비단 연예인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소속사들과 상의 후 차후에 대책마련에 들어가겠다. 해당 기자들에게 전화를 해봐도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

■성형중독증, 약물 복용 경험에 대해 자세히 묘사된 D양 소속사의 관계자 - “내용을 봤는데 과거형으로 나온 것이 많았다. 터무니없는 음해성 소문에 불과하다. 지금으로선 뭐라고 입장 정리를 할 수가 없다.”

■대인 기피증과 30대 후반 일본인 스폰서설로 묘사된 E양의 매니저 - “어떻게 하겠는가. 해당 기획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없고 내부문건이라니 공식적인 반박을 할 수도 없다. 기분은 상하지만 방법이 없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