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내 불법 출장안마와 성차별 온라인 강의로 ‘시끌’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한양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연달아 불거져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교육용 시설인 학교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불법 출장안마가 이뤄지고 성매매 의혹이 일어 물의를 빚은 가운데 성차별 온라인 강의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이에 학교 측에서 사태를 수습하고 있으나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불법 출장안마가 버젓이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출장안마사들의 의료법 위반 여부뿐 아니라 추가로 제기된 성매매 의혹도 수사할 방침이다.
 
지난 23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경기도 안산시 상록보건소, 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이 대학 인근 마사지업소가 학교 캠퍼스 내 게스트하우스 객실에 출장안마 서비스 광고물을 비치하고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출장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스트하우스 입구 쪽에 ‘한국관광공사 지정 우수 숙박시설 굿스테이’라는 광고를 붙여놓고는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을 벌인 것. 
 
이 게스트 하우스는 그동안 ‘중국 정통 출장 스포츠마사지’라고 적힌 광고물을 비치하고 투숙객들을 상대로 회당 8만~13만 원의 출장 영업행위를 해왔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객실에 출장안마 광고물 비치
 
중국 국적의 30∼40대 여성들로 보이는 출장안마사들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휴대한 카드결제기로 이용료를 결제했다. 최근 한 투숙객이 한양대에 제기한 민원에 따르면 일부 안마사는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권유했다.
 
현행의료법 상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안마사 자격증이 없는 비맹인이 영리목적으로 안마행위를 하면 의료법 위반이다.
 
앞서 상록구 보건소 측은 지난 2월 남성 투숙객 2명이 여성들을 부른 뒤 8만~9만 원을 주고 스포츠마사지(안마)를 받았다는 내용의 제보를 접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 책임자인 A씨가 지난해 12월27일 한 마사지업소로부터 화장지 등을 협찬받는 조건으로 객실에 접착식 메모지를 비치했는데 남성들이 이곳에 적힌 연락처를 보고 여성을 불렀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하고 투숙객 장부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제기된 성매매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캠퍼스 안에서 출장 마사지가 이뤄진 데 대해 한양대 재학생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도보로 5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 제1, 5공학관, 제1학술관 등 강의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연면적 1만 50552㎡,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에 객실 76개를 갖춘 이 게스트하우스의 운영자는 국방부 산하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2006년 학교법인 한양학원 에리카캠퍼스 부지에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이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30년간 운영한 뒤 한양대에 기부채납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대학 측은 이용자의 제보로 지난 3월 초 이와 같은 사실을 적발한 뒤,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인 군사문제연구원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연구원 측은 문제가 된 출장 마사지 영업을 중단하고 관계자를 문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게스트하우스 측은 “학교 측에서 요구하는 시정조치를 지난 3월에 다 취했다”며 “당시 마사지 업체는 정상적인 등록업소라고 해서 광고물을 게시하도록 했으며, 불법 스포츠마사지라든가 성매매는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학교 관계자는 “전단지를 모두 치우는 등 출장마사지 영업행위는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관계자 문책 등에 대해서는 두 달이 지나도록 군사문제연구원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경찰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와의 계약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작성한 기초자료를 토대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를 출석시켜 실제 의료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한 뒤, 행위가 인정되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수도 있다”면서 “우선 수사를 의뢰한 보건소 관계자의 이야기를 청취했고, 내주 초 사건을 제보한 당사자에게 출석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문제연구원 직원이면서 게스트하우스 운영 책임자인 A씨는 “이미 국방부에서 조사를 나와 필요한 시정조치를 취하고 문책도 받았는데, 지난 일을 갖고 계속 문제를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국방·군사에 관한 제반 분야를 연구·분석해 국방정책 수립 및 군사발전에 기여하고 예비역 지원사업을 통해 국군의 전력향상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1994년 1월1일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수익사업을 위해 지난 2000년 남성대 골프연습장 운영권을 수탁관리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의 군 관련 골프연습장이나 체력단련장 등을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또 2002년에는 인천국제공항 외항사터미널을 인수했고, 2004년에는 명동 휴레스트웰빙클럽을 개장했으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게스트하우스는 2007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성ㆍ외모 차별 내용이 강의자료?
 
한편, 한양대학교에서는 게스트하우스 불법 출장안마사건에 이어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리더십 함양 온라인 강의(HELP)에서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외모 차별을 의미하는 내용이 나와 또 다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1학기 한양대 4학년 학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헬프(HELP·Hanyang Essential Leadership Plus)4 온라인 강의 논란은 지난 9일 한양대 총학생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해당 강의 9ㆍ10주차 수업에 사용된 사진 2장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첫 번째 사진에는 닫힌 반지함 앞의 여성은 다리를 꼬고 앉아 있고 반지함이 열려 반지가 보이는 장면에서의 여성은 다리를 벌리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뚱뚱한 남성, 근육질 남성이 각각 선물을 주는 장면이 대비되는데, 후자의 경우에만 여성이 남성의 선물을 받아든다.  
 
논란이 일자 ‘헬프’를 운영하는 한양인재개발원 리더십센터는 “감성의 중요성을 설명하려는 차원이었지만 사례가 교육상 부적절했다”며 “교육콘텐츠 관리 방식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수강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 등은 학교 측의 사과문에서 제대로 된 반성 등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월담’ 등은 학교 측에 “교육콘텐츠 점검 TFT에 높은 수준의 검증된 젠더 감수성을 가진 인력을 포함하거나 학생 참여를 통한 개선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교수와 강사들에게 실효성 있는 인권교육을 필수화해 근본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학생용 강의 평가에 성폭력ㆍ성차별적 언행을 평가ㆍ고발하는 항목을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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