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투자사기 업체 대표에게서 수임료 50억 원씩

[일요서울 | 송승환 기자] 정운호(51·구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전방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사법연수원 27) 변호사가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 이원석)는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불법 변론 활동을 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최 변호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이 이달 3일 네이처리퍼블릭 본사 압수수색 등을 시작으로 로비 의혹 수사를 공식화한 이후 사건에 연루된 법조인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지난해 69월 정 대표와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인 A(복역 중)에게서 보석 집행유예를 위한 재판부와의 교제나 청탁 등을 명목으로 각각 50억 원씩 총 100억 원대의 부당한 수임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작년 10월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된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을 맡아 보석 또는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50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 하지만 보석 청구가 기각된 데 이어 항소심도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하자 착수금 명목인 20억 원만 챙기고 나머지는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항소심 구형량을 줄이고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서울중앙지검 S부장검사를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1300억 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 사건에서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변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씨는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작년 8월에도 인베스트 투자 사기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최 변호사가 변론을 맡은 항소심에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아 석방됐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를 이달 초 압수수색한 데 이어 9일 전주 모처에서 최 변호사를 체포해 12일 구속했다. 최 변호사는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부당한 수임료를 받아 챙겨 탈세한 혐의도 수임 내역 등을 들여다보며 수사 중이다. 혐의가 확인되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또 최 변호사가 의뢰인을 상대로 사실상 불가능한 재판부 선처를 미끼로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행위 등에 대해 사기죄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를 상대로 실제로 로비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 이후에도 본인이나 주변을 추가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했다가 석방해 불구속 수사 중인 최 변호사의 사무장 권모씨도 곧 기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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