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설날 KBS ‘9시 뉴스’를 통해 훈훈한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젊은이들이 모두 도회지로 떠나 22년 동안 아기 울음소리가 나지 않던 한 시골마을에 지난해 12월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KBS가 보도한 것. KBS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며느리가 낳은 아기와 가족들, 그리고 기뻐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22년 만에 태어난 새 생명으로 생기를 잃어가던 농촌마을이 아주 특별한 설날을 맞았다”라는 기자 멘트와 함께 설날 훈훈한 소식을 전했다. 이 보도가 있은 후 6일이 지난 15일 KBS ‘9시 뉴스’는 이 보도에 대해 사과 방송을 하였다. 바로 오보였기 때문.

이미 이 마을에서는 20년만인 재작년 어느 한 마을 주민의 조선족 며느리가 딸을 낳았는데도 불구하고 KBS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에 태어난 아기를 ‘22년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던 것이다. KBS는 15일 방송된 9시 뉴스 말미에 정세진 앵커가 “지난 9일 KBS 9시뉴스는 경남 산청군 신기마을에서 22년 만에 아기가 태어나 마을 전체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는 보도를 해 드린 바 있습니다. 신기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의 말을 인용한 보도였지만 행정기관에 확인한 결과 2년여 전인 2003년 11월에 태어난 아기가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라며 오보임을 시인하였다. 젊은 사람이 없는 시골마을에 20년만에 아기가 태어나고, 2년후 또 다시 아기가 태어난 것도 분명 훈훈한 소식임에는 분명하지만, 확인절차 없는 보도로 인해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되고 말았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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