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과 관련되어 송사에 휘말리고, 또 계약 위반으로 송사에 휘말리기도 한다. 그 소송의 상대로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속사다. 그동안 숱한 연예인들이 소속사와의 갈등을 빚어왔고, 대부분 연예인과 소속사의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져왔다.대부분의 갈등은 전속계약과 관련해서 빚어지는 갈등으로, 전속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개별 활동을 하거나 소속사에서 연예인들의 활동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할 경우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게 된다.그러나 모든 연예인들이 소속사와 갈등을 빚는 것은 아니다.

신뢰와 의리로 관계를 돈독히 하는 연예인과 소속사도 있다.한가인과 소속사인 원업엔터테인먼트도 그중 하나다.한가인이 지난해 3년 재계약 한 것과는 별도로 최근 연예활동을 현소속사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소속사에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한마디로 ‘평생계약’을 맺었다는 것.지난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슬픈 그림같은 사랑’이란 노래로 금상을 받으며 가수로 데뷔, ‘그녀를 만나기 100m전’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상우가 대표로 있는 원업엔터테인먼트는 이상우가 지난 99년 자본금 5,000만원을 가지고 설립한 매니지먼트사다.이상우는 지난 2000년 KBS 9시 뉴스에서 고교평준화에 대해 인터뷰하는 여고생 한가인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섭외에 들어가 한식구로 맞이했다.

이후 한가인은 2002년 KBS 2TV ‘햇빛사냥’에 단역으로 시작, KBS 1TV 일일극 ‘노란손수건’, KBS 2TV ‘애정의 조건’, 그리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등으로 승승장구하였으며, 현재 MBC TV ‘신입사원’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촬영하고 있는 등 그동안 소속사의 철저한 관리로 커다란 스캔들 없이 톱스타로 성장하였다. 때문에 자신을 발탁하고, 연예계 데뷔를 도와주고, 또 자신을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만들어준 소속사를 등질 수 없는 일.고수와 소속사도 돈독한 의리로 뭉친 케이스.고수가 몸담고 있는 메이저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과거 남자 댄스그룹 ‘노이즈’의 리드싱어였던 홍종구다.고수는 98년 봄 노이즈의 ‘바다를 닮은 너에게’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홍종구를 처음 만났고,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할 때 20년 계약을 맺었는데, 말이 20년이지 거의 종신계약이나 다름없다.더군다나 계약서도 없을 뿐만 아니라 뭐든지 말로써 계약이 이뤄질 만큼 신의가 두텁다.

그러나 한가인과 고수와 같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게 연예계의 현실이다.연예인과 연예기획사와의 계약은 ‘전속계약’이란 이름으로 도장을 찍게 된다.일단 전속계약을 맺게 되면 계약기간 동안의 모든 활동은 소속사에 일임하게 되는데, 스타급 연예인의 경우 기획사가 오히려 저자세로 나오지만 신인연예인의 경우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계약위반’이라며 어마어마한 위약금을 들먹이며 겁을 주기도 한다.지난 2002년 MBC ‘뉴스데스크’가 한때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던 모 그룹의 멤버 A군이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서에는 A군이 계약을 위반하면 총 투자액의 5배, 남은 계약기간 동안 예상되는 이익금의 3배, 이외에도 1억원을 따로 물도록 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계약 해지시 업계의 통상 배상범위(지출액의 1~2배)를 크게 넘는 위약금을 물도록 해 계약해지를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했다는 것.그런가 하면 과거 TV와 잡지 CF 모델로 활동중이었던 여고생 B양은 매니저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매니저가 ‘계약 해지 위약금 5억 원을 내놓으라’고 협박, 강제로 차용증을 쓰게 하고 ‘폭력배를 풀어 사창가에 팔아 넘기겠다’고 협박하여 경찰에 구속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연예인의 생존 및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니지먼트 계약은 서로의 합리성과 건전성, 그리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서 안에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내용을 적시해야 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연예인과 매니저 간의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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