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틈새 전략’ ‘6월의 보너스’ 뜯어 보니…


신한금융 “삼성 현대차 포스코 SK텔레콤 S-oil” 선정
배당정책 적절히 활용하면 절세효과 톡톡히 볼 수 있어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중간배당 시즌이 돌아왔다. 중간배당은 회계연도 중간에 배당을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말 개정된 상법에 처음으로 명시됐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중간 배당을 하는 기업은 2013년 32곳에서 2014년 33곳, 2015년 41곳으로 늘었다. 올해도 증시 투자자들은 중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주들 사이에선 6월의 보너스라는 말까지 사용되고 있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을 맞이하는 투자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틈새전략이 있다”며 그것이 바로 ‘중간 배당’이라고 꼽는다. 6월에 중간 배당을 실시한 종목에 동일가중으로 투자할 경우 지난 10년간 KOSPI 대비 +3.4%p 초과 수익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승률 측면에서도 단 한 번 예외 없이 KOSPI 아웃퍼폼했다.

아웃퍼폼은 특정 주식의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에 해당 주식을 매입하라는 의견. ‘중립(neutral)’보다는 강하지만 ‘매수(buy)’나 ‘강력매수(strong buy)’보다는 약한 매수의견을 뜻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의 5~6월 주가 반응을 보면 중소형주의 주가수익률이 양호했다”며 “대형주의 경우 특별한 주가 흐름이 포착되지 않았는데 중소형주에겐 중간배당이 견조한 이익 성장과 우량기업의 신호로 해석된 결과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유사한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5년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배당을 시행했던 상장사는 22곳에 달한다는 것. 실제 전년도 기준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의 이듬해 6월 코스피 대비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평균 2.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승 확률도 평균 66.8%로 높았다.

특히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던 2008년과 2011년, 2013년에는 평균 4.75%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은 향후 수익성과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한 재무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 이익 모멘텀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3년 연속 배당한 기업은

그렇다면 최근 3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한 곳은 어느 기업일까. 삼성전자, 한국쉘석유, KCC, SK텔레콤, 포스코 ,하나투어, 한국단자, S-oil, 금비, KPX홀딩스, KPX케미칼, 삼화왕관, 대화제약, GKL, 하나금융지주, 인탑스, 신흥, 대교, 리드코프, 경농, WISCOM, 진양산업, KPX그린케미칼, 진양화학, 진양홀딩스, 진양폴리 지에스이 등 27개사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간배당금을 500원에서 1000원으로 늘렸다. 올해 삼성전자의 중간 배당은 7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하나투어는 3년 연속 500원, 600원, 700원으로 중간배당금을 상향했다.
한국단자도 3년 연속 배당금을 올렸다. 그밖에 지난해 현대차 영화금속 삼영엠텍 C&S자산관리 인포바인 네오티스 등은 중간배당을 새롭게 지급한 바 있다.

올해는 시가총액 5000억 원을 넘는 종목 중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SK텔레콤, S-Oil,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투어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최민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어 시가총액 1000억 원 이상 종목으로는 코리아오토글라스 KPX케미칼 리드코프 세원정공 비츠로셀 양지사 경농 신흥 등을 꼽았다.
최 연구원은 “2014년 6월에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종목들 중 80%가 지난해에도 배당을 결정했다”며 “다만 중소형 종목이 많기 때문에 시가총액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서도 증시전문가들은 포스코 종목을 가장 주목한다. 포스코는 최근 3년간 중간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보다 93.7% 늘어난 6598억 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 역시 중간 배당을 할 대표 종목으로 꼽는다.

에쓰오일의 중간배당금은 2013년 450원에서 2014년 150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는 1100원으로 대폭 늘었다. 시장에선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에쓰오일이 작년보다 중간 배당금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간 배당 여부와 함께 올해 실적 개선 여부를 확인한 결과 포스코와 SK텔레콤, S-OIL, 하나금융지주, KCC, GKL, 하나투어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배당을 결정지은 곳도 있다.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이하 크리스탈신소재)다. 이 회사는 상장 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다이자룽 크리스탈신소재 대표는 한국거래소에서 주관하는 ‘해외기업 합동 기업설명회(IR)’ 참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당은 투자자들과 회사 간의 ‘소통’이며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간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올해 당기순이익 15% 내외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다이자룽 대표는 “상장 시점부터 주주친화정책과 기업의 성장성 사이에서 적절한 수준의 배당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배당을 하면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당 결정은 회사 내부에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주주의 확인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계획한 배당전략에 대해 시장이 신뢰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크리스탈신소재가 순조롭게 중간배당을 실시한다면, 2012년 차이나하오란 이후 중국기업으로는 4년 만에 첫 배당을 실시하는 것이다

주가·배당 두 토끼 잡아라

물론 배당을 준다고 해서 다 우량기업인 것도 아니고 배당만 보고 특정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통상 배당주 투자는 주가상승과 배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 투자 포인트는 ▲배당금이 매년 증액되거나 ▲매년 꾸준한 배당금을 주는데 이익이 성장한 경우가 매수할 만한 배당주에 해당된다.

문제는 중간 배당을 실시할 종목을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대안으로 직전 연도에 중간 배당을 실시한 종목군에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다. 직전 연도 6월에 배당한 종목의 80%가 당해에도 중간 배당을 실시했고 대안 전략의 성과 역시 좋았다. KOSPI대비 초과 수익률 +3.0%p, 승률 100%를 기록했다.

한편 증시전문가들은 유의할 점으로 중간 배당 종목군의 평균 시가총액이 5500억 원으로 작은 종목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2015년 6월 배당을 실시한 44개 종목 중 17개 종목 시가총액은 1000억 원이 채 안 된다. 투자 자금 규모에 따라 중간 배당 전략의 성과가 훼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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