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fa Adai, GUAM
언제부턴가 괌은 쇼핑의 천국이라 불리는 홍콩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쇼퍼들을 유혹한다. 제주도 3분의 1크기에 불과한 섬이지만 섬 전체가 면세지역인 괌 곳곳에 쇼핑몰들이 대거 입점해 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쇼핑몰 앞에서 갈등할 시간도 아깝다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곳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 쇼핑 리스트에 따라 방문할 쇼핑몰도 달라지기에 사전에 쇼핑 팁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리조트가 몰려 있는 투몬 지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DFS갤러리아에서 쇼핑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로컬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아가냐 쇼핑센터 같은 곳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국령인 괌에서는 거품이 빠진 가격으로 실속 있는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특히 안전성이 뛰어난 미국 브랜드의 유아용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태교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아기용품과 상관없는 여행자라도 얼마든지 시선을 빼앗길 만한 아이템들이 무궁무진하다.
대부분 렌터카를 이용하지만 쇼핑몰 투어가 목적이라면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충분하다. 여행객들을 위한 트롤리버스가 수시로 다니고 있는데 그 중 쇼핑몰만 순환하는 ‘쇼핑몰 셔틀 버스’가 따로 있을 정도다. 10분 간격으로 몰에서 또 다른 몰로 분주히 오가는 트롤리버스.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듯이 그 버스에 오르는 쇼퍼들도 많으니 괌에 온 이상 하루의 시간을 전부 할애해 올인 해보자.
(Hafa Adai - 괌 원주민인 차모르족의 언어로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의 의미)
흔히 GPO라고 불리는 이곳은 미국다운 면모를 지닌 창고형 아울렛 매장이다. 괌을 방문하는 이유가 로스에 있다고 할 정도로 로스매장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뜨겁다. 로스는 의류,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액세서리, 완구류에 이르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하는 곳이다.
오전에 방문했는데도 입구부터 이어진 계산대 앞의 긴 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복잡하고 거대한 매장이 새로운 물건으로 가득 차는 것은 매주 수요일 밤. 밤사이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기 때문에 목요일 오전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더욱 놀라운 득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GPO에는 로스 외에도 알뜰족을 위한 다양한 캐주얼 브랜드가 많다. 특히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타미힐피거에서는 폴로셔츠를 색깔별로 구입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트렌디한 스타일로 여성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나인 웨스트의 구두와 가방도 한국보다 최소 30%정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레드 구아한 셔틀버스 포에버21 |
메이시스를 만날 수 있는 곳,
마이크로네시아 몰
시내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대신 괌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의 언덕과 가까워 함께 돌아보면 좋은 곳이 바로 마이크로네시아 몰이다. 155년이라는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유명 백화점 메이시스가 입점돼 있어 더욱 반가운 곳이다.
좀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면 영화관을 이용해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여성 화장품과 캐주얼 브랜드 리바이스, 폴로 등 미국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어 동떨어진 위치임에도 인기가 높은 쇼핑몰이다.
넘쳐나는 쇼핑 아이템들 사이를 오가는 것도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는 일. 특히 실내 쇼핑 일정에 답답한 기분이 든다면 사랑의 언덕을 추천한다. 마이크로네시아 몰까지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괌 여행 코스 1번지 사랑의 언덕에서는 복잡한 시내의 쇼핑몰과는 전혀 다른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괌의 풍경을 담아갈 수 있다. 투몬 베이의 탁 트인 풍경과 전망대 아래로 펼쳐진 절벽은 괌 여행에서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을 선사한다.
사랑의 언덕이라는 이름에 관한 이야기는 이렇다. 과거 스페인 식민지였던 시절에 스페인 장교가 아름다운 차모로 여인에게 결혼을 강요한다. 그러나 이미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던 그녀는 연인과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져 둘만의 사랑을 확인했고 이후 이곳은 사랑의 언덕이라 불리며 수많은 연인들의 성지가 되었다. 연인들의 방문이 많은 곳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곳곳에 저마다의 이니셜이 담긴 자물쇠가 펜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연인들뿐만 아니라 괌을 방문한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보는 선셋도 놓칠 수 없다. 비가 내리다가도 금세 파란 하늘을 보여주는 이곳의 날씨 덕분에 거대한 무지개가 드리운 풍경을 만나는 행운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투몬 거리의 중심 상권
T갤러리아
명품 쇼핑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T갤러리아는 명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르게 되는 곳이다. 1995년 오픈한 이후 괌에서 가장 번화한 투몬 거리에서도 가장 중심상권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몰이기도 하다.
명품 쇼핑몰답게 세련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뷰티 월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 해 있다. 랑콤부터 크리스찬 디올까지 마치 국내 백화점을 보는 듯 유독 뷰티 월드에는 한국인들의 발걸음이 잦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오후 4시까지는 호텔 딜리버리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쇼핑 후 양손이 무겁게 다른 쇼핑이나 여행을 더 할 생각이 아니라면 딜리버리 서비스가 답이다. 가격으로나 품질로나 괌 쇼핑의 랜드마크인 T갤러리아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아가냐
투몬을 벗어나 1번 도로를 타고 아가냐로 진입해 달리다보면 만날 수 있는 쇼핑몰. 여행자들이 흔히 머무는 곳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로컬 브랜드와 슈퍼, 잡화 등을 만날 수 있다.
현지인들의 생활용품을 엿볼 수 있는 아가냐 쇼핑몰을 방문할 때는 쇼핑 리스트보단 맛집 리스트를 먼저 체크해보는 것은 어떨까.
괌 최초의 성당, 아가냐 대성당 1699년에 세워진 괌 최초의 성당으로 차모로 추장이 직접 기부한 땅에 자리 잡고 있어 괌 사람들에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단아함이 느껴지는 성당 내부에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주제로 하는 스테인드글라스가 화려함을 뽐내고 있고, 높은 천정 덕분에 실제 공간보다 훨씬 웅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요일에 만나는 행운, 차모로 빌리지 야시장 |
<프리랜서 김소연 기자>
<사진=여행매거진 GO-O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