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지원 아닌 다선이라 선출됐을 뿐”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조경태 의원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경제통 이종구 의원, 이혜훈 의원 등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선출됐다. 114표 가운데 70표를 얻었다. 이종구·이혜원 의원 모두 대표적 강성 비박 의원이다. 일각에서는 친박 쪽에서 두 비박 의원이 선출되는 것을 꺼려해 조 의원을 밀었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에 조경태 의원은 “나는 정파의 이익이나 계파의 이익을 쫓는 사람이 아니다. 다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게 되어 있다”며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친노 패권주의’보다 ‘친박 패권주의’
-“신공항 선정 입지적 조건에는 가덕도가 적지”

조경태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더민주가 아닌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조 의원은 당초 ‘친노 패권주의’에 반기를 들고 더민주를 탈당 한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또한 ‘친박이 움직이면 다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박 패권주의’가 팽배해 있다. 이에 조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철저한 체질 개선을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계파 문제를 포함해 새누리당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동료 의원들과 함께 해결해나갈 것이다. 새롭게 꾸려진 혁신비대위에서도 이런 당 쇄신 작업에 대해서 좀 더 강하게 박차를 가하지 않겠나”며 변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당권 도전설 관련해서도 “지금은 상임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때”라며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이다. 다음 주 발표 예정인 동남권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와 관련해 당연히 관심을 쏟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한 입지선정이 되어야 한다”며 “신공항 문제가 지나치게 사회적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해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상황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입지적 조건이 공항 선정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밀양보다는 가덕도가 적지”라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가 개헌하자마자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개헌에 관해서는 “시대를 반영해 헌법 조항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반적으로 이 부분도 검토를 해야 할 사안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문제가 실업 문제라든지 일자리 문제라든지 이런 연관성에서, 경제 살리기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낳기에 ‘적절한 시기’를 찾아야 한다”며 자칫 개헌에 몰두하다 민생을 놓치게 되는 우(愚)를 범하진 말아야 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다양한 경제 분야 상임위 출신
경제 비전문가 지적 동의 안해

조경태 의원은 이종구 의원이나 이혜훈 의원과 같은 경제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상임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국민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사람이 가는 곳이다. 나는 산업통상위원회, 지경위원회, 정무위원회, 예결산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그리고 농해수위원회 이렇게 다양한 경제 분야 상임위를 거쳤다. 따라서 국민 생활에 밀접한 경제 분야의 상임위에서 의정활동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임하기에 비전문가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야당 의원들이 즐비한 형세다. 여당 의원으로서 상임위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의 기재위원장으로서의 각오를 들어봤다.

▲ 더민주를 탈당하고 새누리당에서 당선됐다. 당선 소감 및 총선 평가를 해달라

이번 선거 때 제 선거 슬로건이 “일 잘하는 우리 경태”였다. 사하구 주민 여러분께서는 조경태가 여든 야든 오직 우리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고 또 앞으로도 열심히 해줄 것이라 판단하시고 뽑아주신 것 같다.

▲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비박계 이종구, 이혜훈 의원을 누르고 기재위원장으로 선출이 됐다. 위원장으로서의 포부는?

기재위는 우리나라 재정, 경제정책 전반의 정책 결정 기능을 하는 핵심 상임위다. 먼저 이런 중요한 자리에 선택된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기재위원장 자리는 단순히 경제수치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먹고사는 문제로 고통받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공감하고 고민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재위원장 선정에는 그동안 제가 산업위, 지경위, 정무위, 예결위, 건교위, 농해수위 등 국민들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상임위에서 국가 경제 활성화와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 온 것에 대한 격려와 미래 희망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기재위원장으로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헬조선을 외치고, 어르신들은 마땅한 노후대책이 없어 생계절벽의 위험에 고통받고 있다.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신 어르신들이 은퇴 후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겠다. 서민이 힘나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도록 지역별, 계층별 맞춤형 예산과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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