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발생기, 산소캔, 노스크까지…“미세먼지 막아내는 이색 상품 뜬다”

잦은 황사, 미세먼지로 산소 캔 판매 2.5배 증가

대기오염 우려 높아지자 관련 이색 상품들 인기
 
▲ 휴대용 산소캔, 산소발생기(왼쪽부터)
최근 온 국민이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미세먼지와 황사는 호흡기 건강에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호흡기 건강 우려가 높아지자 이제는 궁여지책으로 마스크를 써서 오염된 공기를 막는 수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깨끗한 공기를 찾아 나서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부터 코에만 끼워 쓰는 노스크, 공기를 정화해주는 식물들까지 이색 상품이 호황을 맞고 있다.
 
15일 서울시 중구. 남산이 뿌옇게 보였다. 한 대형 마트의 가전 판매 코너에서는 연신 공기청정기를 묻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J 전자제품 매장 직원 한모씨(32)이달 들어 에어컨과 비등하게 공기청정기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났다특히 어린 아이를 둔 30대 어머니들의 구매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황사가 집중되는 시기가 봄철에서 사계절로 늘어나 산소발생기와 산소 캔 등 산소 관련 용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에 방문한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모씨(34)어린 아들이 요즘 들어 부쩍 기침을 하는 것 같아 찾아보니 공기청정기가 좋다고 해서 구매하려 매장에 들렀다고 말했다.
 
마시는 산소캔 사는
소비자 급증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돈을 내고 깨끗한 물을 사먹는 것처럼 신선한 공기를 사 마시는 것도 더 이상 특이한 일이 아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이모씨(26)매일 아침 출근길에 탁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아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H 전자가전제품 업체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재작년 약 3000억 원에서 지난해 5000억 원으로 약 2000억 원이 증가했다. 또 휴대하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마실 수 있는 산소캔, 공기의 질을 한눈에 보여주는 기기인 휴대용 공기 측정기 등 산소 관련 용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59일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은 올 초부터 428일까지 산소 관련 용품의 판매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2013년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은 황사와 초미세먼지가 심각한 공기 공해로 인식되기 시작한 후부터 산소 관련 용품 시장의 규모가 매년 커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품목별로는 대기 중 오염물질과 질소를 제거하고 고농축 산소를 제공하는 산소발생기가 약 5, 산소캔은 3년 사이 76%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재 G마켓, 11번가, 티몬 등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는 3~4가지 종류의 산소캔들을 판매하고 있다.
 
산소캔 제조업체 대표 이상록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1~2통 정도 오던 주문 전화가 올해 5배 이상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G마켓에서는 피톤치드(식물이 내뿜는 항균 물질)가 함유된 휴대용 산소캔을 12000원에 팔고 있다.
 
산소캔은 한 캔당 12초간 코로 흡입하면 된다. 이와 같이 사용할 경우 한 캔당 총 4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경기도 광명에 사는 김모씨(35)는 최근 피톤치드가 포함된 산소캔을 구매했다.
 
그는 이미 일본에서는 여성들 사이에서 산소캔이 인기가 많다며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한 번 구매를 해보았는데 피부 상태 개선 등 미용적으로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산소캔을 사용하면 심적으로 상쾌한 기분이 든다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나 사무실에서 답답할 때 한번씩 뿌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소캔 판매업체는 깨끗한 산소가 몸 속 깊숙이 흡수돼 피부 노화를 완화시켜준다. 또 피부의 가장 큰 적인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을 50% 이상 줄여줌으로써 심적인 안정감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시민들의 다양한 자구책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공기 측정기를 비롯해 콧 속에 바로 꽂는 마스크인 노스크’, 공기를 정화해주는 식물인 선인장, 고무나무, 스투키 등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호흡기 건강 관심에
산소용품 수요 증가
 
G마켓 관계자는 이제는 봄철에만 불던 황사나 미세먼지를 때없이 접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비용을 들여서라도 맑은 공기를 마시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이 수요는 자연스레 다양한 이색 상품들의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올해 1~5월 황사마스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얼굴에 빈틈없이 밀착시키고, 식약처에서 인정한 ‘KF’ 마크가 있는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콧속에 직접 끼우는 노스크를 애용하는 직장인 강희인씨(33)아침마다 출근할 때 쓰는 마스크는 화장이 지워지고 밀착시키면 답답해 불편했는데 이 제품은 코에 끼우고 회사에서도 착용이 가능해서 좋다고 말했다.
 
오염된 대기를 정화시켜주는 이색 상품 중 천연 공기청정제인 공기정화식물도 인기다.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인기 식물은 나사(NASA)에서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스투키. 이 식물은 깔끔한 외형에 키우기가 쉽고 정화 기능도 갖추고 있어 황사가 심한 봄철엔 그 수요가 많다. 또 페인트 냄새까지 빨아들일 만큼 강력한 공기 정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고무나무도 인기다.
 
이밖에도 산소 관련 용품은 아니지만 물에 산소를 첨가한 산소수부터 휴대용 정수기 등 환경 오염에 대처하는 아이디어 상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일상에서
미세먼지 대처하려면?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미세먼지에 대처하려면 항산화제나 디톡스 식품을 먹어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또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란 성분이 우리 몸 속에 쌓여 있는 수은, , 카드뮴 등의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에는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다. 실내 미세먼지가 물 분자와 결합해 가라앉게 되기 때문이다.
 
실내 습도를 유지시키려면 초강력 청소기로 미세먼지를 빨아들인 후 분무기로 공중에 물을 뿌리고 물걸레질을 하면 가라앉은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문을 하루 종일 닫아놓기보다는 바람이 잦아드는 오전 9시나 오후 4시 즈음 5분 정도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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