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예전과 똑 같을까!”, “OOO는 늙지도 않아”, “결혼하고 더 예뻐졌네!” 결혼후에도 변함없는 미모를 과시하며 활발한 연예활동을 하는 미시 연예인들을 보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하나같이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여자 연예인들의 결혼이나 출산이 인기하락과 직결된다는 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미시’의 몸으로 활발한 연예활동을 하고 있는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 생활을 접는 것이 관례였던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미스’의 굴레를 벗어난 그들은 ‘미시’의 날개를 달고 ‘물만난 고기마냥’ 연예계를 종횡무진 ‘접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한 시대를 주름잡으며 승승장구하던 왕년의 스타들을 꾸준히 TV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현재 20대 중반을 넘어선 팬들에게는 하루가 멀다하고 불쑥 등장하는 신세대 연예인들의 얼굴이 좀처럼 눈에 익지 않는다. 아무리 뜯어봐도 그 얼굴이 그 얼굴 같고, 한번 보고나면 가물가물하기 일쑤다. 또 최근 순식간에 뜨고 지는 ‘반짝스타’가 많은 탓에 신세대 연예인들에게서는 ‘깊은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소리도 들린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연예인에게도 일부 해당되는 소리인 듯하다. 70년대 이전에 출생한 팬들이 학창시절, 책받침에 코팅까지 해가며 열광하던 연예인들은 어느덧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노장’들이 되었지만, 그들의 모습은 10여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그들은 ‘결혼’이라는 인생 최대의 중대한 관문을 통과하지 않은 애송이(?)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노련미와 우아한 완숙미를 뿜어낸다. 언제부터인가 연예계가 10대들이 판치는 ‘영계형’으로 변해버린 지금, 왕년 스타들의 변함없는 모습은 마치 고향친구를 만난 듯한 포근함과 함께 왠지 모를 안도감을 심어준다.

김희애 “똑소리나는 미시의 대명사”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한 김희애는 연기경력 23년차의 베테랑 배우다. 18살 하이틴 스타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그의 나이는 어느덧 서른 아홉. 지난 96년 결혼 후 슬하에 2남을 뒀지만, 그는 전형적인 ‘아줌마’와는 차원이 다른 ‘미시’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그는 바쁜 연예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교육이며 남편 뒷바라지, 살림까지 ‘똑소리’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정확한 말투와 맡은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는 연기력으로 그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미시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고고하고 우아한 그의 외모는 모든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황신혜 “나이는 어디로 먹는거야”

‘한국 미인사는 황신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있을만큼 그는 한국 미인 개념을 180도 바꿔버린 배우다. ‘컴퓨터 미인’ 황신혜는 단연 자타공인 ‘미시스타’의 선두주자다. 63년생으로 이미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만큼 그는 뛰어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데뷔한지 20년이 넘었지만 너무 ‘완벽한’ 외모로 인해 그간 연기력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지난해 ‘천생연분’에서 보여준 천연덕스러운 연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나이가 들수록 쌀쌀하고 도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농익은’ 연기를 선보이는 등 미시 스타로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오연수 “영원한 미시”

누가 감히 이 여자를 ‘아줌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작년 11월 ‘두번째 프로포즈’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이혼녀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던 오연수는 7개월만에 복귀한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에서 노처녀 커리어우먼 역으로 주말 안방가를 누비고 있다. 90년 데뷔한 그의 나이도 어느덧 서른 다섯. 그러나 그에게 세월의 흔적이란 찾아볼 수 없다. 여전히 ‘처녀’같은 미모와 돋보이는 패션감각은 수많은 미스 탤런트들을 제치고 ‘커리어우먼’역을 꿰어차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채시라“국내 최장수 화장품모델”

올해 서른 여덟살인 채시라는 오히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이는 그가 13년간이나 화장품 모델로 활동중이라는 사실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모델들이 우글거리는 화장품업계에서도 그의 카리스마를 따라올 이는 전무한 실정. 또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맡은 배역을 충실히 소화해내는 그는 ‘결혼’과 ‘출산’을 한 여성이 뿜어내는 무서운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주말 연속극 ‘애정의 조건’과 사극 ‘해신’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준 그는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단연 최고의 ‘프로 미시’로 통한다.

전인화 “학처럼 고고한 아름다움”

“전인화씨 같은 여성이 이상형이에요.” 까마득하게 어린 남자 연예인들에게까지 열렬한 구애를 받고 있는 전인화는 선이 고운 동양적 미인의 대명사다. 그 역시 두 아이의 엄마지만 ‘아줌마’와는 좀처럼 매치가 안되는 연예인으로 불혹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학처럼 고고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팽팽한 피부와 귀족적인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9년 동안이나 화장품 모델자리를 지키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그는 NG가 없기로 유명, ‘컴퓨터 연기자’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프로’정신이 투철한 배우다.

한가인 이요원“돌아온 젊은 미시들”
한편, 젊은 미시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대초반, 한창 ‘잘 나갈 때’ 한 남자의 아내자리를 선택한 용기있는 그녀들. 갈길이 수만리인 젊은 그들이 ‘결혼’을 선언했을 때 많은 이들은 그들의 연기생활이 끝나버릴까 우려했었다. 그러나 딸아이의 엄마로 돌아온 이요원은 ‘패션70’s’에서 천재 디자이너역을 맡아 당당히 미시대열에 합류했다. 또 한가인 역시 얼마전 새로운 화장품 모델에 캐스팅되어 결혼후에도 변치않는 미모를 과시하는 한편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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