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가련의 대명사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손예진이 ‘욘사마의 여인’으로 돌아왔다. 다음달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외출’에서 배용준의 파트너 역을 맡아 열연한 것. 그간 ‘클래식’, ‘연애소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의 영화를 통해 청순하고 소녀같은 이미지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강인하면서도 솔직한 ‘여인’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손예진은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발행하는 정통 시사주간지 ‘아에라’의 43호 표지모델로 선정되어 또 다른 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남겨진 자들의 위험한 러브스토리”

이번에 손예진이 배용준과 출연한 영화 ‘외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로 세계 영화제 관계자들 및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허진호 감독이 4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특히 이 영화는 제3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제53회 산세바스찬 국제영화제에 연달아 초청되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가슴 한켠을 서서히 울리는 대사와 감각적인 영상 미학으로 유명한 허진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예진은 그간 구축해온 고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느낌과 감정을 살려 극속에 몰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외출’은 배우자의 불륜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 배우자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낯선 지방에서 만나게 된 두 남녀가 우연히 스치고 마주치게 되면서 점점 강렬한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들이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난 후, 남겨진 배용준과 손예진을 기다리는 것은 극도의 배신감과 분노뿐. 그러나 이들은 마치 운명처럼 위험한 사랑에 거침없이 빨려들어간다.

“눈물의 여왕에서 벗어나…”

손예진은 그동안 순수하면서도 깨끗한 이미지로 많은 팬들을 구축해왔다. 특히 그는 ‘눈물’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의 눈물은 관객들의 눈에서도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깊고 커다란 눈에서 눈물을 주르륵 쏟아내는 모습을 그 어느 배우보다 완벽히 소화해내는 탓에 그는 ‘눈물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그랬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여리고 청초한 ‘소녀’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번 작품에서 손예진은 슬프고 안타까운, 그러나 위험한 로맨스를 단행하는 여인역을 맡아 열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맡은 역할은 세상이 허락하지 않는 금단의 사랑을 과감히 단행하는 서영역. 힘겨운 사랑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캐릭터다. 또 그 과정에서 겉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운 자신의 감정을 절제되고 심도있게 표현해내야 하는 역할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간 주로 맡아왔던 수동적이고 정적인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한발짝 용기있게 다가가는 성숙한 여성역을 맡아 열연했다.

“우리 그냥 사귈래요?”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고 배신감을 느낀 손예진이 배용준에게 던진 말은 무척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우리 그냥 사귈래요?” 한발 더 나아가 그는 “오늘 자고 가면 안돼요? 내가 미쳤나봐요.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라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배신감으로 고통받는 한 여성이 자신의 자조섞인 쓸쓸함을 적절하게 표현해낸 것이다. 그가 뱉어내는 즉흥적인 대사에는 도발적인 느낌마저 풍긴다.이는 그동안 손예진이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다. 이번 작품속에서 그는 사랑을 끌어들이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여성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제작진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새로운 사랑에 용기 있게 다가가는 서영의 모습을 기가 막히게 표현해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이들의 격정적인 사랑은 눈물겨울만큼 애절한 베드신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베드신 촬영을 앞두고 많이 긴장했다는 손예진은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나도 애절했고, 그 감정이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진 것 같아요”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장작 9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촬영된 이 화제의 베드신은 비록 불륜이지만 선정적이기보다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자 블루스톰측은 “결혼한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담는다는 것이 이번 베드신의 설정이어서 유난히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눈물의 여왕’에서 벗어난 손예진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줄 이번 영화는 9월8일 한국과 일본에서 먼저 개봉된 후, 9월9일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