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의식 차이일까. 최근 삼성 애니콜 광고차 만남을 가진 남한의 이효리와 북한의 조명애. 둘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일고 있다. 최초 민간합동 광고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나타난 ‘화합’의 분위기가 식기도 전에 네티즌들 사이에 설전이 오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조명애가 이효리를 향해 내뱉은 ‘냉정한 발언’ 때문이다. 남과 북의 두 스타를 사이에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설전 속으로 들어가보자. 북한 미녀 무용수 조명애가 네티즌들에게 때아닌 뭇매를 맞고 있다. 이유는 바로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연예가 중계’에서 그가 이효리를 향해 “곱기는 한데, 찢어진 옷이 괴상하고 머리도 노랗기 때문에 조선 여성 같지 않다”고 거침없이 내뱉은 말들 때문.

조명애 “솔직하다 vs 건방지다”

삼성 애니콜 광고의 두 주인공인 북한의 조명애와 남한의 이효리. 삼성전자가 ‘하나의 울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드는 광고의 두 주인공은 1차 광고에서는 서로 떨어져서 촬영해 편집했지만, 이번에 촬영된 2차 광고는 중국 상하이에서 직접 만나 이틀간 촬영을 했다.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북한측도 조명애가 남한 광고에 출연하는 것을 흔쾌히 반겼고, 광복 60주년을 맞아 그야말로 남북 화해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던 것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촬영을 마치고 방송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을 만큼 이 두 주인공의 분위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헤어지고 나서다. 한 TV예능 프로그램에서 이 두 사람을 인터뷰 했을 때는 그야말로 찬바람이 쌩쌩 불었던 것이다.

광고에서 보여줬던 두 사람의 화합의 분위기는 그냥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했던 것일까. 이효리는 조명애에 대해서 편안한 분위기로 칭찬을 했던 반면, 조명애는 이효리를 만났던 소감에 대해 “곱기는 한데, 찢어진 옷이 괴상하고 머리에 물감을 들여 노랗기 때문에 서양 사람 같고, 조선여인 같지 않다”는 등 이효리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 네티즌들로부터 강한 반발심을 이끌어냈던 것이다.네티즌들은 이날 방송을 보고 “조명애가 너무 예의와 배려가 없다”며 “아무리 외모가 달라도 같은 민족이면 우선 감싸안고 친근하게 말해주는 게 우선 아니냐”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들은 “말투가 너무 건방지다”며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함”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조명애의 그런 말투가 너무 짜증난다” “북한 사람들은 칭찬할 줄도 모르느냐” “같은 민족으로 친근감 표시보다 냉정함을 보였다”는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네티즌 설전 속 깨지는 남북 우정?

하지만 이들의 비난에 맞서 조명애가 “솔직하고 쿨하다”고 칭찬하는 댓글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한 네티즌은 “이효리가 서양 스타일로 이상하게 하고 다니는 거 맞다”며 “조명애가 틀린 얘기 한 것도 아닌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북한의 문화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말했을 뿐이고,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맞대응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상 처음 진행되는 남과 북의 합동 CF가 네티즌들의 설전속에 시작부터 불명예를 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 합동 문화교류의 물꼬가 트이려고 하는 중요한 순간에 찬물부터 끼얹는 것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통일을 염원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좀 더 북한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단편적인 행동에 대해 비난하지 말고, 먼저 포용하고 배려해야만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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