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20대 국회 300석중 39석밖에 안 되는 세 번째의 소수 정당이다. 그러나 이 정당은 막말하는 데서는 첫 번째로 앞장서고 있다. 국민의당이 ‘막말의당’ 되는 게 아닌가 우려케 했다. 국민의당은 4.13 총선에서 민생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중도·온건 노선을 다짐했다. 지난 19대 국회처럼 막말과 정쟁을 일삼지 않겠다는 중도·온건 표방이었다.

그러나 20대 국회가 열리면서 국민의당 의원들은 서로 다퉈가며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광주 광산갑)은 7월5일 국회 대정부 질문 도중 황교안 총리의 답변을 들은 뒤 “그렇게 궤변을 늘어놓지 말라.”고 막갔다. 여기에 새누리당 의석에서 “궤변은 아니다”며 “질문만 해” “공부 좀 더 하세요” 등 정부측을 거들며 야유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들을 노려보며 “질문할테니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반말하며 “총리의 부하직원이야. 도대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야”라고 화를 버럭냈다. 그는 “이렇게 저질 국회의원들하고 같이 국회의원한다는 게 정말 창피해 죽겠네”라고 막갔다. “저질 국회의원”은 김 의원 자신 같았다. 

물론 의석에서 “공부 좀 더 하세요” 등 야유한 것도 잘한 건 아니다. 그러나 김동철 의원은 상드측이 “공부좀 더 하세요” 등 주문한 것과 관련 자신의 발언이 도를 넘었던 건 아닌가 순간 반성하며 자제했어야 옳다. 그러나 그는 반말로 막나갔고 여당측의 거센 항의로 국회가 정회되지 않으면 아니 되었다. 김 의원은 4선으로 환갑을 넘긴 나이다. 그러나 막말한다는 데서는 어린애처럼 자신을 자제치 못했다. 국회의원의 품격을 “정말 창피”할 정도로  떨어트린 막말이었다.  국민의당 국회의원의 막말은 김동철 의원으로 그치지 않았다. 하루 전인 7월4일 장정숙(여)의원(비례대표)이 이미 한 차례 막말로 경멸을 자초한 바 있었다. 장 의원은 롯데그룹 관련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 소공동 롯데부지와 관련, “소공동 롯데타운 박정희 작품, 박(박 전 대통령)이 1970년 신격호에게 먼저 제안, 전두환도 롯데월드 화끈 지원”이라고 했다. 또한 “이명박 막가파식 롯데 편들어”라고도 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전직 대통령을 호칭할 때 당연히 붙여야 할 “대통령”을 뺐다. 국회의원이기 전 인간으로서 기본 교양을 갖추지 못했음을 반영했다. “막가파식’ 시정잡배들이나 술자리에서 토해낼 말투였다.

1999년 9월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때 조 윌슨(사우스 캐롤라이나) 공화당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신 거짓말하고 있어”라고 소리쳤다. 윌슨은 이 한 마디로 정치적 생명까지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윌슨 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한 간부 3명은 “의회에서 그렇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정치인과 더는 관련되고 싶지 않다.”며 사임했다. 하원은 윌슨 의원 비난 결의안을 채택했고 공화당 의원들도 윌슨을 힐난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호칭을 빼는 등 막말을 내뱉은 장정숙 의원과 총리 및 의원들에게 막말한 김동철 의원에 대해 국회는 비난 결의안을 채택했어야 옳다. 그렇지만 모른체했다. 막말에 대한 호된 징계가 없는 한 막말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막말을 해도 징계받지 않는다면 막말로 ‘노이즈 메이킹’효과를 노리게 된다는 데서 그렇다. ‘노이즈 메이킹’은 시끄러운 잡음으로 시선을 집중케 함으로써 주목받으려는 유치한 짓이다.

장정숙과 김동철 의원 막말을 접하며 국민의당의 민생경제 중도·온건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다. 막말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는 물론 유권자들도 적극 응징에 나서야 한다. 고약한 입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이고 막가파 수준으로 떨어진 국회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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